이벤트성 지방산업 지원으론 해결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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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5일, 전북 남원 방문 영상보고서

1.
전북 남원은 <춘향전>의 고장입니다. 다음으로는 아마 ‘목기(木器)’의 고장이 아닐까 합니다. ‘남원목기’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양, 단단한 나무 재질, 벗겨지지 않는 옻칠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목기제품의 50%는 ‘남원목기’라고 합니다.

남원에서 생산되는 목기는 조선시대 때부터 왕실 진상품으로 유명했습니다. 신라시대 때 승려가 삼천 명이 넘었다는 고찰(古刹) 실상사 스님들이 바루와 밥그릇을 만들던 빼어난 기술과 지리산에서 자라는 물푸레나무 등 토종목재의 독특한 향과 단단한 재질의 우수성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남원목기는 최근 들어 조금씩 옛 명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한때는 합성수지나 플라스틱 제품에 밀려나기도 했지만 ‘웰빙’ 붐에 따른 천연 제품의 우수성이 부각되면서 활로를 열기 시작한 겁니다. 그럼에도 남원의 목기산업 역시 소규모에 따른 특성상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산에 밀려 인건비를 건지기에도 빠듯한 현실입니다.

남원시 어현동의 ‘승남공예사’는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밥상이나 교자상, 다과상, 찻상을 만드는 곳입니다. 직원이라고 해야 한 손으로 꼽을 정도. 남원목공예단지의 다른 업체도 엇비슷한 규모였습니다. 그럼에도 공정별로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어서 초보자가 쉽게 거들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간단한 체험을 하고는 업계의 현황에 대한 얘기를 주로 들었습니다.

20여 년 전에 대팻날 가는 법부터 배웠다는 박우식 대표님의 말에 따르면 명절을 앞두고는 반짝 재미를 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중국산 등에 가격경쟁에서 밀려서 판로에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목기세트의 경우 중국산의 국산의 절반 가격이라고 합니다. 인건비나마 제대로 건질 수 있으면 계속 목기를 만들겠다는 말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때문에 무엇보다 공동브랜드 육성과 마케팅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남원목기사업협동조합이 결성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전문유통센터나 전시판매장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자금, 원자재가 상승, 환율 하락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지방 소기업의 경우 경영환경은 더욱 열악한 실정입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수도권 중소기업에 비해서도 판로도 미비하고, 인력확보도 더욱 어렵습니다. 남원의 목기산업 현장을 둘러보니 더욱 피부에 와 닿았습니다.

마라톤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스퍼트이고, 권투 경기에선 어퍼컷이 승부를 결정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인력, 자금 등 꼭 필요한 부분에 조금만 도움을 주면 알차게 성장해 지역과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문제의 핵심은 정책의 많고 작음에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올바른 중소기업 정책과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선 먼저 기업현장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2.
남원에서는 행사를 치를 때 반드시 ‘소리’가 들어가야 제대로 치렀다는 인정을 받는다고 합니다. 남원에 들렀으니 광한루와 국립민속국악원, 춘향테마파크 등을 둘러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겸사겸사 ‘정진숙’이란 본명보다는 아이디가 더 친근한 ‘남원아짐’ 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로부터 예술특강을 받아 마음을 살찌웠습니다. 과분하게도 <춘향가> 중에서 ‘사랑가’ 한 대목을 감상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국립민속국악원 이재형 원장님과 박양덕 예술감독님께는 특히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쩌다 보니 ‘희망대장정 보고서’가 ‘남원기행’ 같긴 하지만 남원이 자랑하는 ‘추어탕’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군요. 남원당협 소승섭 위원장님을 비롯한 여러 당원들과 함께 광한루 옆에 위치한 ‘새집추어탕’에서 그 맛을 보았습니다. 천막집에서 출발하여 번듯한 건물을 올린 게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별미였습니다.

전북 남원에서 김두관 올림.


ⓒ 김두관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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