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민주당 이기훈 부대변인 "이인제는 작은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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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토크] 민주당 이기훈 수석 부대변인 "이인제는 작은 거인"

<font color=blue>※ 대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유세행보에도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런데 후보들 못지않게 발걸음이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그들의 공식적인 ‘입노릇’을 하는 대변인들이다. 후보들의 빡빡한 스케줄을 관리하며 가장 가까이서 후보를 보좌하고 챙기는 대변인이야말로 후보들과 뗄 레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존재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각 후보들에게 쏠린 지금 이 시간에도, 후보를 위해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하는 이들 대변인들과 노컷뉴스 대학생 인턴기자들이 와인 한잔을 놓고 격의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첫 주자는 민주당 이기훈 수석 부대변인이다. </font>

[IMG0]'2연승 후보 전문 대변인'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파격은 시작되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 우리 그런 격식같은 거 다 버리고 편하게 갑시다"고 말한다.

이기훈 수석 부대변인은 9년 정도 신문기자와 시민단체서 일하다 2002년 총선출마 이후 민주당에서 부대변인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오랜기간 언론인으로 대중에게 정치를 전하다 이제는 언론에게 정치를 전하는 소통인이 된 이기훈 수석 부대변인.

그는 대변인으로는 흔하지 않은 '2연승'경력자다. 올해 4월 민주당 전당대회의 당대표경선에서 박상천 후보의 대변인을 맡아 승리했고 대통령 후보 경선서는 이인제 후보의 대변인으로 그의 승리를 도왔다.

▲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 민주당과 이인제'

이 부대변인과 민주당과의 인연은 최선 아닌 차선의 선택에서 시작됐다. 그는 "민주당이 베스트였기 때문이 아니라 저에게 가장 적합한 현실정당이었기 때문에 선택했었죠. 당시 DJ 대통령 아들들 때문에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싹쓸이 판이었어요. 한나라당을 갔어도 공천은 힘들었겠지만 설사 당선이 되도 당에서 혼자가 될게 뻔하고 정치는 혼자한게 아니라 세력이기 때문에.. 거기 가서 몸에 안맞는 옷 입고 불편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광역의원으로 출마를 결심한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 갈등이 있어 잠깐 고민을 했었지만 그는 민주당을 택했고 그것이 민주당과의 인연 시작이었다.

그는 왜 이인제 후보를 선택했을까. 이인제 후보도 한때는 400만 득표의 매력적인 후보였으나 경선 굴복 등으로 지금은 그리 인기있는 후보가 아니기 때문.

"그렇잖아도 우리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어느날 묻더라구요. 아빠 왜 이인제야? 어린 아들에게 대답하기 힘들 긴 이야기죠"라고 운을 뗐다.

"사실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하는데 제일 유력했던 사람이 조순형 후보였죠, 저도 그렇게 봤지만 사실 전 지지하는 후보가 없었어요. 어떤 후보도 마음에 와닿는 사람이 없었다는게 맞겠죠. 그런데 어느날 이인제 후보가 우리 식당에 와서 '야 이사람아 돼지고기 팔 생각하지 말고 정치할 생각을 해야지'하시며 어깨를 툭툭치고 가셨어요. 사실 이 때도 확신이 없었어요"

그는 여의도와 구로에 '돼지고기 김치 두루치기 전문' 식당을 경영하는 사장님이기도 하다. 십고초려를 연상케하는 수 많은 제의들이 들어오던 중 이인제 후보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된 것이 조순형 후보에 대한 실망때문.

조 후보가 경선후보 연설장소를 자신의 개인적 이유로 조정하는 것에 실망한 것이다.(조순형 의원이 부친 문제로 연설장소를 제주에서 인천으로 바꾼 일) 그는 조순형 후보에 대해 "조순형 후보는 국회의장이나 대법원장하시면 딱 적합한 분이에요. 정치라는 것은 소신발언 하는데 그치면 안돼요. 다양한 이해관계를 절충 타협하는 것이 정치인데 최소한 전 조후보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정치에 있어선 존경받고 필요한 인물이긴 하나 축구에서 보면 수비수지 공격수는 아닙니다. 저는 공격수를 원했고요"

그는 정치인의 중립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정치인은 선거때 중요한 역할을 해야 돼요. 선거때 중립지킨 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립이란 것은 사실 있을수도 없고, 기회주의적이거나 위선이죠. 정치인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행동 해야 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에 들어간 이상 누군가를 택해야 했고 그래서 고민해 선택한것 이구요"

▲ '다른 후보들 민주당에 갖다놓아도 이인제처럼 열심히 뛸까요?'

그런데 겪어보니 이인제 후보는 장점이 많았다고 한다.

"이인제 후보가 알고 보면 문학적 재능이 탁월해 자연스러운 상황서 대화하다 보면 섹시한 말을 자주 구사 하세요. 그런데 아쉬운 건 평상시에는 이런게 되는데 공식적으로 마이크를 잡으면 사람이 갑자기 클래식 해진다는 거죠. 이 후보가 편안한 분위기에선 생활용어 아주 강하게 구사하세요"

구체적 생활용어가 뭐냐고 물었더니 "아, 그런건 이런 자리에서 말하기 뭐해(하하)"라고 손사래를 친다.

"이인제 후보 그 분의 강점이 잘 전달이 안되는게 생각해보면 후보께서 언론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시고 어려운 시기가 많았기 때문에 말할 때 공식석상에선 신중해지시더라구요. 편안하게 하시면 장점이 일정궤도에 올라 빛을 발할텐데." 그는 이인제 후보 언어의 '섹시함'이 전해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 이인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수석 부대변인은 자신있게 '작은 거인'이라 말한다. "등소평보다 조금 커요. 그것을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지만(웃음). 그런 생각을 해봐요. 민주당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요. 지지율도 안좋고. 만약 이명박이나 다른 후보들을 지금 민주당 현재 위치에 갖다놨어도 이인제 후보처럼 열심히 뛸까요? 쉽지 않을 거에요. 아주 의지가 강한 사람이에요. 목표의식과 추진력이 강하죠. 대단한 사람이에요 그렇게 보면"

▲ '나뿡 아빠 대변인'

그가 갑자기 "이거 하나 보여드릴까" 하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문자내용은 '나뿡'. 지방일정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딸이 보낸 문자였다.

이런 일도 있다. 얼마 전 모르는 번호로 하트무늬 문자가 와 스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새로 장만한 첫째 딸의 핸드폰 번호였더란 거였다. 수석 부대변인이란 직책을 맡으며 쏟아지는 전화를 받느라, 후보일정 따라잡느라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특히 그는 현안 관련 쟁점이 많은 기간에 수석 부대변인을 맡아 '전장에 나서는 위치'였기에 더욱 그랬다고 말한다. "수석 부대변인으로서 힘든 것이 전화통화량이죠, 감당할수 없을 정도에요. 이것때문에 사실 초반에는 스트레스도 많았죠"

후보의 '입'으로 활동하는 고됨이 느껴진다.

수석 부대변인의 하루는 어떨까. "수석 부대변인은 글자그대로 후보의 분신이므로 후보하고만 이야기 해요. 아침엔 제일 먼저 언론보도를 다 살피죠. 다른 당과 달리 우리 민주당은 회의가 없이 자율적으로 일해요. 대변인, 부대변인 독립적으로 활동을 하는 편이죠"

[IMG1]그런데 갑자기 비례대표 의원들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안타까운게 비례대표의원들이 계시는데 이 분들 참 나쁜 사람들이에요. 민주당 소속이지만 민주당을 위해서 일한다거나 소속감 있거나 그러진 않죠. 그럴꺼면 나가던지 그러지도 못하고. 정치 발전에 도움 절대 안됩니다"

표현이 좀 과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 사이도 없이 그는 "이건 나가도 됩니다. 확실한 제 의견이니깐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체로 후보의 유세가 끝나면 대변인은 후보의 옆자리에 타고 홀연히 사라진다. 차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현안이나, 쟁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저도 후보를 알아야 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것을 자꾸 물어봐요.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는지 이런것까지. 저도 똑같이 기자입장이 돼서 주로 물어보고, 주로 듣는 편이죠. 제 이야기가 곧 후보 입장이 되는 거라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항상 기자분들께 말할 때는 이건 내 의견이다 이건 후보 의견이다 구분해주는 편이죠"

▲ '그때는 갑이었지만 이제는 을이 되니..'

와인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다보니 주량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술 못 먹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주량은 경우에 따라서 달라요.제가 독한 건 잘 못먹어요. 부드럽게 섞어 줘야 해요(웃음)"

그런데 술 때문에 요즘은 더욱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수석 부대변인 되니깐 어려운 건 없는데 힘든건 술을 너무 많이 먹는다는 거에요. 물론 기자생활 할 때도 많이 마시긴했지만 그때는 갑 위치였으니깐. 이제는 을로 바뀌어서 조절도 못하니깐 더욱 그래요"

자신이 언론인이었지만 이제는 언론인을 상대해야 하는 수석 부대변인으로서 언론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이제껏과는 달리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며 "소위 언론권력, 갑이라고 아까 표현했는데 이거 중요한거에요. 제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이 기자가 기사 '써 줄게'에요. 이 표현 자체가 언론이 군림하는 대표적인 표현이죠. 대부분이 의식안하고 관용구로 쓰고 있죠. 말은 생각의 반영이거든요. 언론이 빨리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취재원 입장으로서뿐 아니라 기자생활하면서 항상 가진 생각이에요. 물론 지금은 이런게 많이 바뀌었고 일부지만 다 개인 성향인 것 같아요. 세상일은 모두 배운대로 하거든요. 개인 성향이 권력지향적인 사람이 있죠. 취재원한테 고맙다는 의식만큼은 적어도 있어야 해요"

▲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이인제보다 더 나쁜거 아닌가요?

한국 정치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아직 정치 신인이지만 한국 정치의 불안정성에 아쉬운 점이 많아요. 끊임없이 당 만들죠.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후보가 경선불복해서 정당 옮겼다고 뭐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면 신당이 열린우리당했다 새 당 만들었죠. 이건 집단 탈당한거 아닌가요? 자신이 책임 안지겠단 말아닌가요? 정치는 책임입니다"

▲ 앞으로는?

대선이 끝난 후 그의 목표는 국회의원이 되는 것. 그러면서도 그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제 떨어지는 게 경력되는 시대는 지나갔으니깐 떨어지는 선거라면 한번 더 고민을 해봐야겠죠. 국회의원 도전하는거, 수많은 사람들 국가를 위해서 국회의원에 도전한다지만 사실 국민을 위해 할일 정치말고도 많아요. 배지 안달고 떨어지면 그 뒤 뭐하냐면은 자기혼자 먹고 살기 바쁘죠. 봉사하는 사람 있나요?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배지 안달면 난리나는것 같이 떠들다가 막상 떨어지면 아무것도 안하잖아요"

수석 부대변인은 얼마나 받고 이런 일을 하는지 조심스레 물었더니 "월급이란 건 없어요. 그렇다고 자원봉사도 아니죠. 봉사는 누구를 위한 거지만 이건 제 자신을 위한 거죠. 정치인의 급여는 정당에 가면 사무직같은 근로자와 우리 같은 정무직은 다릅니다. 정치하는 사람으로 뱃지달기 위해 내가 내 일하는거에요. 내 사업을 하는거죠. 다른 지구당 대변인도 마찬가지에요. 뭐 일부 경비는 나오겠지만 그거 뭐 나온다고 할 정도도 아니고 낮은 수준이죠"

마지막으로 그는 정치인을 대하는 자세에서 국민들을 향한 상당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하면 무조건 깔보는 경향이 있어요. 선거철이 되서 유세 나가보면 저 붙잡고 한시간 훈계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건 좀 나은 거에요. 무조건적으로 상식과 교양을 벗어나 대놓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많아졌어요. 사회 권위 질서도 사라지니깐. 물론 정치에 대한 불신이 원인이겠지만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에요. 그렇게 해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데... 그렇게 욕해서 좋아질 거면 백번 해도 되요. 근데 아니잖아요.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에 머물지 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 행동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해요"

인터뷰가 끝나자 오후 7시가 조금 넘었다. 이기훈 수석 부대변인은 대선기자단에게 "이제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고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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