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국가보훈처 홈피에는 '독도'를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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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국가보훈처가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독도와 관련한 글을 올릴 수 없도록 '독도'라는 단어를 아예 금지어로 설정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보훈처는 또 업무를 비판하는 시민단체가 보훈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임의로 삭제하고 이 단체 관계자의 주민등록 번호로는 글을 올릴 수 없도록 막는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독도수호대와 독도의용수비대 동지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월, 독도수호대 김점구 사무국장은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등록하려다 '경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글 내용 중에 상업적이고 불건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돼 글 등록이 보류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홈페이지 시스템 오류라고 생각했던 김 국장은 국가보훈처에 문제를 제기한 뒤 다시 수차례 실명으로 글 등록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게시 금지로 설정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또 이어졌다. 다른 사람이 보훈처 게시판에 글을 올리려 해도 글이 등록되지 않는 것.

혹여 독도수호대 사무실(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컴퓨터 IP가 게시판 등록이 차단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 김 국장은 지난 2006년 10월 말, 울릉도의 한 PC방에서 다시 국가보훈처 게시판에 글 등록을 하려했지만 여전히 글이 등록되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김 국장은 단어를 수차례 바꿔 등록을 시도하다 '독도'와 '독도의용수비대' '독도수호대' 등의 단어가 금지어로 설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달까지도 '독도의용수비대'와 '수호대' 등의 단어가 들어간 글은 보훈처 게시판에 등록이 되지 않았고 지난해 5월까지 김 국장은 보훈처 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올리지 못했다.

국가보훈처는 앞서 김 국장이 홈페이지에 쓴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1950년대 초 독도에 침입하는 일본 어선과 순시선 등에 맞서 독도를 지켜 낸 순수 민간 조직인 독도 의용수비대의 진실과 이들 독도의용수비대에 대한 지원법 문제를 제기하며 김 국장은 보훈처 자유게시판에 글을 썼지만 지난 2006년 1월 5차례 글이 삭제되기도 했다.

삭제된 글에는 욕설이나 상업적인 내용이 아닌 보훈처 업무에 대한 불만 사항이 담겨 있었다고 김 국장은 주장했다.

"제 식구 감싸기나 하고 역할도 못하는 감사담당관을 폐지하심이 어떨지.... 2006-01-24 오후 12:09:08, 제목: 감사담당관-그런 거까지 우리가 왜 합니까 中 '독도의용수비대원 국가유공자 예우'를 요망하는 민원에 대한 회신에 생존대원을 통해 조사 중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아무런 조사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조사도 하지 않고 있으면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허위공문을 보낸 것입니다 2006-01-26 오후 2:58:27. 제목: 보훈처의 허위 공문 中 삭제된 글 일부"

이에 따라 독도 의용수비대 동지회 측은 지난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에 김점구 사무국장의 게시 글이 삭제된 것과 '독도' 등의 단어가 금지어로 설정된 것이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는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위 법상 한계 때문에 김 국장의 진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도 이례적으로 자유게시판에 금지단어를 등록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통보를 국가보훈처에 내려 보냈다.

인권위 관계자는 "국가기관의 홈페이지 운영은 재량에 따른 것이기에 인권위원회법상의 한계에 부딪쳐서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고유명사이자 지명인 '독도'가 금지어로 등록됐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통 각하 결정을 내리게 되면 통지를 안 하고 고지를 해주는데 이처럼 공문으로 해당 기관에 주의 공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한명옥 변호사는 "홈페이지 게시판 운영자체도 국가기관인 보훈처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별적으로 제지를 당한 것은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당하거나 기타 민법상의 표현의 자유가 위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측은 "당시 국가 보훈처 홈페이지 담당자가 해당 글 작성자가 공격적이고 비방하는 글을 계속 올려 필터링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걸러지게 한 것"이라며 "적은 인원으로 행정 관리와 홈페이지 관리를 하다 보니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일일이 읽어보고 관리할 수 없는 특성상 지난 2006년 6월부터 반년 간 임의로 행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 국가보훈처 정보화 담당자는 "자유게시판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욕설과 상업적인 글을 필터링하고 있지만 일정 단어를 금지어로 설정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 CBS사회부 강인영 기자 Kang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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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편집: 영상취재팀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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