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ㆍ클레지오 "유랑자인 우린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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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르 클레지오 문학대담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만주에서 태어나 베를린과 뉴욕에서 정치적 망명을 거쳐 런던과 파리에서 자발적인 이방인 생활을 한 황석영 씨에게 강한 유대감을 느낍니다."(클레지오)

"니스에서 태어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옮겨다니고, 지금은 서울에 거주하는 클레지오 씨야 말로 진정한 유랑자이지요."(황석영)

황석영은 세계 10여개국 언어로 작품이 번역돼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있어 선두에 서 있는 소설가.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초빙교수로 서울에 체류 중인 르 클레지오(67)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어로 글을 쓰는 작가로 평가되는 프랑스의 대표 작가다.

두 거장이 3일 오후 이화여대 국제교육원 LG컨벤션홀에서 공개 대담을 가졌다.

황석영이 먼저 "클레지오 씨와는 동년배인데다 오랜 동안 유랑 생활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고 친밀감을 나타내자, 클레지오는 "우리 둘 다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토지를 버리고, 주변부나 외국에서 떠도는 삶을 어쩔 수 없이, 혹은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고 화답했다.

황 작가는 이어 "클레지오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국가나 국경에 구애 받지 않는 존재임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와 런던에서 몇 년 동안 사는 동안 나 자신과 나를 형성한 토양에 대해 일정한 거리감을 갖게 되더군요. 이것을 통해 스스로를 보다 선명히 볼 수 있었고요. 클레지오 씨도 서울에 살며 마찬가지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오래된 정원, 심청, 바리데기 등의 소설에서 보여지듯 최근 황석영 소설에서는 여성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황석영은 "홀어머니 슬하의 장남으로 자라 구원할 수 없는 마초적 생각을 최근까지 지녔었다"면서 "하지만 동아시아의 근대를 만들어간 궁극적 주체는 어머니, 누이, 아내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됐고, 그동안 등한시했던 여성성을 작품을 통해 회복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레지오는 이와 관련해 "바리데기의 일부를 읽었는데 사회와 역사를 보는 데 있어 여성적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프랑스 현대 문학 역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작가는 대부분 여성이고, 현대 프랑스 문학은 이들에 의해 대변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제가 문학 작품의 번역으로 옮겨가자 두 사람 모두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황석영은 "한국 문학의 해외 번역 작업은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웃 일본만 해도 국가가 일본 문학의 번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업이 든든한 후원자 노릇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10년 이상 뒤졌다"고 개탄했다.

그는 "좋은 번역이 되려면 문학을 잘 아는 번역자를 만나야 한다. 나는 그런대로 운이 좋아서 좋은 번역자를 만났다"면서 "하지만 박경리, 조정래, 박완서 같은 경우에는 번역자와 해외 출판사를 잘못 만나 오히려 번역을 하지 않느니만 못하게 돼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클레지오는 "번역가는 다른 나라의 문학 작품과 이어주는 창과 같은 존재"라면서 "문학 번역에서는 언어와 문화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번역하려는 대상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만 좋은 번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이 문학을 압도하는 세상에서 작가의 역할에 대해 묻자 황석영은 "냉전이 해체되고, 세상이 진보한 것 같지만 냉전 종식 후 전세계에서 내전과 기아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만 1천만 명이 넘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면서 "앞으로도 당대의 이야기와 현실주의를 서사 속에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화와 설화를 끌어들인 내 최근작들이 일견 현실과 멀어진 듯 하지만 이는 젊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형식을 실험하는 것"이라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진지하게 눈을 부릅뜨고 말하면 도망가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클레지오는 같은 질문에 대해 "시대가 바뀌었지만 문학이 영화나 비디오 게임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콩고 출신 작가 윌프린드 손데의 작품을 통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느껴졌던 콩고 내전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처럼 문학은 여전히 이질적인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시키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영상취재.편집:박언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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