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헌법 초고 첫 국가지정기록물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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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말 큰사전 편찬원고 등 9건 1-2월 심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고(故) 유진오(兪鎭午) 박사가 작성한 대한민국 제헌헌법 초고가 내년 1.4분기중 제1호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23일 고려대 박물관과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국가기록원은 지난 7월과 11월에 국가지정기록물로 예고한 기록문 9건을 내년 1-2월중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국가지정기록물 지정제는 사료 가치가 높은 민간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아직까지 국가지정기록물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첫 국가지정기록물 대상이 되는 기록물은 지난 7월 1차로 지정예고한 서유견문, 안재홍 미 군정 민정장관 문서, 유진오의 대한민국 제헌헌법 초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 문서, 조선말 큰사전 편찬 원고 등 5건과 11월 2차로 지정 예고한 국민보, 공립신보, 신한민보, 동학운동 관련 문서 등 4건이다.

이중 제헌헌법 초고가 국가지정기록물 제1호로 유력한 상태다.

국가기록원 김미향 기록연구사는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일련 번호를 붙일 가능성이 높고 내부적으로는 제헌헌법 초고가 1호로 지정돼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다만 국보나 보물처럼 일련 번호에 큰 의미가 부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려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제헌헌법 초고는 유진오 박사가 1947년 남조선 과도정부 사법부내 조선법전편찬위원회 헌법기초분과위원회의 초안 작성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작성한 기록물로, 1948년 5월에 법전편찬위원회에 제출됐다.

이 초고는 그 골격의 상당 부분이 제헌헌법에 그대로 반영돼 역사적, 상징적 의의가 큰 기록물이다. 다만, 초고에 쓰인 용어중 조선이나 인민이 제헌헌법에는 각각 대한민국과 국민으로 바뀌는 등 일부 용어는 변경됐다.

원고지 10장 분량의 육필 원고로 군데군데 삭제하고 수정한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다.

나머지 지정예고된 8건의 기록물중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 유학생인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의 친필 필사본 9권과 안재홍이 미국 군정시기 민정장관 재직 전후에 기록한 공문, 서한 등 문서 90건도 역시 고려대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서유견문은 구한말, 개화기의 시대상을 잘 나타내주는 기록물이며 안재홍의 문서는 대한민국 수립 이전의 긴박한 정치상황과 대한민국 건국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또 연세대가 소장하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 문서 2천214건은 독립운동사와 정치사 연구 등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한글학회가 보유중인 12권짜리 조선말 큰사전 편찬 원고는 최초의 우리말 대사전을 편찬하는 12년간의 작업 과정과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울러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일제 강점기 미주 한인사회 신문 국민보와 공립신보, 신한민보는 당시 미주지역 독립운동과 미주 한인사회사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며 유회성책(儒會成冊) 등 16종의 동학농민운동 관련 문서들은 당시 동학운동의 모습과 사회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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