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어선 화재 순간에서 구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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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속초=연합뉴스) 유형재 이종건 기자 = "부이를 잡고 있다 한 명씩 떨어져 나갔습니다"

27일 오전 강릉시 주문진 동방 42마일 해상에서 화재로 침몰한 채낚기어선 오복호(24t급)에 승선했다 인근에 있던 어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돼 이날 낮 주문진항으로 이송된 임세진(23) 씨는 급박했던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짧게 설명했다.

복어잡이를 마치고 귀항 중 선실에서 잠을 자던 임 씨는 "잠을 자던 중 누군가 불이야하는 소리에 진화를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아 모두 바다로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선박에는 비상식량까지 들어 있는 구명뗏목이 있지만 빠르게 번지는 불길 때문에 이를 미처 터뜨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명뗏목은 8명 정도가 탈 수 있는 규모다.

바다로 뛰어 든 선원들은 지름 1m정도 되는 둥근 부이를 붙잡고 구조를 기다렸으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의식을 잃으면서 한 명씩 떨어져 나갔고, 구조된 세진 씨와 작은 아버지 정석(36) 씨 등 2명 만이 끝까지 부이를 잡고 추위 속에서 지루한 사투를 벌였다.

선원 가운데 가장 젊은 세진 씨는 사투를 벌이면서 아버지인 선장 경석(42) 씨와 큰아버지 종석(52) 씨와 선원들이 부이에서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무선국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듣고 인근에서 조업을 하다 구조에 나선 채낚기어선 신성호(24t급)에 의해 오전 6시40분께 세진 씨와 작은 아버지 정석 씨 등 2명은 다행히 구조됐으나 정석 씨는 결국 숨졌다.

신성호 선장 허영회(36) 씨는 "사고 현장으로 가던 중 사람살려 외치는 소리에 빨간 부이에 선원 2명이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구조에 나섰을 때는 1명은 괜찮았지만 다른 1명은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하지만 해경은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임 씨가 안정을 되찾은 후에 다시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사고 순간과 구조 때까지 사투를 벌이던 상황이 어떠했는 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속초해경 관계자는 "겨울철에 발생하는 선박화재의 대부분이 기관실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번 화재도 기관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병원 이송 중에 임 씨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이 현재까지 파악된 사고 내용의 전부"라고 말했다.

복어와 오징어잡이 출어에는 대개 4∼5척이 선단을 이뤄 5∼7일 예정으로 조업에 나서지만 어획량에 따라 귀항 시간은 다르다.

사고가 난 오복호도 선단에서 떨어져 귀항하다 주변 어선의 신속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게 하고 있다.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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