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마음놓고 운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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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서 외국인 운전면허시험 단체 응시

(마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잃었던 손을 찾은 것 만큼 너무 기뻐요"

필리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제리(27.마산시 봉암동)씨는 4일 오후 경남 마산시 진동면 운전면허시험장에서 힘겹게 신체검사 합격 판정을 받은 뒤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제리씨는 이날 장애인들을 위해 면허시험장 한켠에 따로 마련된 운동능력 측정실에서 핸들조작과 발브레이크조작, 사이드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등 4가지 신체검사를 어렵게 통과해야 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어느 외국인보다 열심히 일하던 제리씨는 불행히도 작업도중 오른손을 잃어 현재 의수(義手) 상태다.

제리씨는 "오른손을 잃고 매우 힘들었는데 이렇게 운전면허에 응시할 수 있는 신체검사에서 합격을 했으니 정말 기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리씨와 함께 이날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한 외국인들은 중국인과 베트남, 필리핀, 페루 등에서 온 외국인 70명으로 전국적으로도 한꺼번에 많은 외국인들이 면허시험에 동시에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경남지방경찰청이 지난해 11월부터 개설한 자동차운전면허 무료교실에서 열심히 공부해온 수강생들로 이날 드디어 신체검사와 필기시험이 응시하게 된 것.

이들은 이날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응시원서 작성부터 신체검사, 원서접수, 필기시험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밟으며 진땀을 흘렸다.

외국인 수강생들을 처음부터 계속 돌본 경남지방경찰청 외사계 조승제 경위는 외국인들의 응시원서를 꼼꼼하게 대신 작성해 주거나 잘못된 내용을 연방 지워 고쳐 주느라 함께 비지땀을 흘렸다.

한국에 시집온지 5년된 루시(31.마산시 중앙동)씨는 "가족들과 함께 멀리 여행을 가더라도 한국 운전면허증이 없이 남편과 교대로 운전을 해줄 수 없어 너무 불편했다"며 "이제 당당하게 면허를 따 남편의 대리운전도 해주고 가족들을 위해 멋진 봉사를 할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중국에서 온 리우핀(25.진해시 여좌동)씨는 "운전면허증을 따려고 해도 방법을 몰라 막막했는데 이렇게 경찰에서 직접 면허시험을 위한 교실을 마련해줘 너무 좋다"며 "꼭 운전면허증을 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운전면허가 없으면 직장은 물론 가정생활도 힘든 한국생활에서 외국인들이 좀 더 편리하게 면허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교재와 운전시험 응시방법 등을 외국어별로 쉽게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정부가 만들어 주길 소망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권봉관 외사1계장은 "현재 경찰청에서는 외국인들이 운전면허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어떻게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기능시험은 어떻게 치러야하는지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이번 외국인 단체시험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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