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마다한 朴,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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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정치발전이나 나라를 위해 할 일이 많고 당에 남겠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서 거론되는 총리 입각과 관련해 분명한 거절의 뜻을 밝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하례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입각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정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보완할 기회인 총리직의 수락 대신, 눈앞에 닥친 `4.9 총선을 챙기며 `국회의원 박근혜로서 당에 남는다는 큰 틀의 방향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한 측근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공천 문제에 대해 협상할 생각이 있었다면, 입각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짓고 총리직을 맡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고, 그런 이상 계파 의원들을 두고 총리직을 맡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거절의 이유로 `정치발전과 `나라를 위해라는 두 가지 명분을 들었다. `정치발전은 당내 공천과 연결고리가 있는 단기 관점의 키워드 성격이 강하고, `나라를 위해는 국가정체성과 통하는 거시적 담론 성격의 단어로 해석된다.
따라서 당장 시기와 절차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공천과 관련해선 향후 공천심사위 구성 등의 진행과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당헌.당규 등 원칙에 따른 공천을 강도 높게 요구하며 이 당선인측과 격돌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를 통해 결국 한 축으로는 본인이 세운 당헌.당규를 지켜내고, 다른 한 축으로는 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형성된 자신의 계파의원을 챙기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총선 시기가 본격화하면 `구름 청중을 몰고 다니는 특유의 대중성을 발휘해 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하며, 다시금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재확인 시킬 가능성이 높다.
총선 이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선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고 측근들은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오는 7월 전당대회 출마를 통한 `당권도전설이 나돌지만, 이미 2년여간 당 대표로서 재임했던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한 핵심 측근은 "총선을 치른 이후에는 당분간은 조용히 계시지 않겠느냐"며 "그야말로 조용히 협조할 일이 있으면 협조하고, 공부를 하거나 내공을 쌓으며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 이후를 내다보고 정몽준, 이재오 의원과의 당권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사정변경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입각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권이 위기를 맞는 상황이 도래하면 `구원투수로서 총리 등 자리를 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에게는 언젠가는 기회가 올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은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국민적 피로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낮 시내 한 호텔에서 방한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오찬 회동을 갖고 6자회담 및 북핵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교환했다. 이 당선인과 면담에 앞서 잡힌 이날 회동은 미국측 요청에 의해 일정이 정해졌다.
박 전 대표는 "미국 방문을 한 뒤 1년이 지났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며 영어로 힐 차관보에게 인사를 건넸으며, 이들은 박 전 대표의 중국특사 파견 등과 관련해서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배석자들은 "오늘 오찬에서 6자회담과 북핵문제 등에 대해 미국의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면서 "힐 차관보는 현재까지 회담 진행 상황 및 북핵 2단계 합의 실행 등과 관련한 전망 등을 상세히 보고했고, 박 전 대표는 `북핵문제 해결없는 평화협정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김포에서 열린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 유정복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공천 등 현안과 관련해선 "다른 자리에서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행사에는 이 당선인 측근인 박희태 국회부의장이 참석했으며,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최병렬 전 대표, 김용환 상임고문을 비롯한 측근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행사에서 지난 2004년 탄핵 직후 상황을 회상하며 "한나라당이 절망적 상황을 딛고 일어나 한발한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변화해서 정권교체까지 이뤄냈다"며 "그 과정에서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유 의원이야말로 그 어려운 과정을 함께 이겨낸 저의 소중한 동반자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다음날인 10일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용갑 의원 위로를 위해 측근 의원 30여 명이 대거 회동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며, 오는 16일부터는 3박4일 일정으로 이 당선인의 특사단장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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