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4.9총선 공천 파열음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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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당규 그대로 간다" 강경..일각선 중재노력
친박 "보복성 표적 배제" 반발..탈당론 또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김경희 기자 = 한나라당의 `4.9 총선 후보자 공천 작업이 초반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인사들의 공천 신청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당규 3조2항을 이번 공천에서 `문자 그대로 적용할 지 여부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 측은 "원칙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유연한 해석을 통해 이 조항의 소급 시기를 17대 총선 이후로 제한하고 사면복권자는 예외로 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 조항이 예외 없이 적용된다면 박 전 대표 측의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 이 당선인 측으로 분류되는 박성범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 등 적지않은 중량급 인사들이 공천 신청조차 못 하게 된다.

양 계파 인사들이 모두 포함되긴 했지만 박 전 대표 측은 이 당선인 측에서 일부 자파 인사들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친박의 구심점인 김무성 최고위원을 쳐내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있어 양측이 또 한 차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양측은 30일 전날 오후 발표된 공심위 회의 결과를 놓고도 계속해서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공심위 간사인 정종복 의원은 회의 브리핑을 통해 "공천 신청 자격 요건에 대해선 당헌.당규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친이-친박간 원칙적 합의가 이뤄진 게 맞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이 당선인 측에선 이 문구를 "3조2항 적용시 예외는 없다"고 해석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사면복권자 문제 등 각론에 대해선 결론을 못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이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 안강민 공심위원장과 강재섭 대표도 정 의원의 브리핑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당선인 측은 "3조2항을 예외 없이 적용키로 합의한 것은 이미 기정 사실"이라며 박 전 대표 측과 강 대표 등의 이의 제기를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이어서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재섭 대표가 당 회의에 불참하고, 박 전 대표는 "자기 입맛에 맞게 공천기준을 정해선 안된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가운데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이 `정치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친이측 내부에서도 원칙대로 가야 한다는 강경론과 양측의 타협을 주장하는 온건론이 혼재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공천 내홍은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親李 "원칙지키면 반발못할 것" = 이 당선인 측은 "원칙대로 하는 쪽에 명분이 있는 만큼 당규대로 간다"면서 당규 3조2항의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무성 최고위원을 포함해 과거 부정부패와 관련돼 형을 받은 인사들은 `물갈이하겠다는 뜻이 확고한 셈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심위 회의결과는)어제 발표 그대로이다. 공심위에서 결정이 된 것"이라며 "다수 의견으로 의결이 된 것으로 당헌.당규대로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심위는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일을 할 수 없다"면서 더 이상 이 문제를 재론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당선인측의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패 전력자가 공천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당규는 원칙대로 간다"면서 "원칙대로 한다면 뭐라고 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회동에서 공정공천을 다짐한 데 대해선 "공정공천이란 정해진 규정과 원칙에 따라 공천을 하라는 뜻"이라며 친박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친박 인사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과 관련, "공천신청 서류 접수를 곧 시작하는 상황에서 집단 반발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고, 강 대표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당선인의 핵심측근은 "당선인은 당헌.당규를 어겨가면서까지 `다 주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이는 양보의 개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 대표가 거취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강 대표가 자신이 만든 규정을 스스로 바꾸자고 한다면 말이 되느냐"면서 "개혁한다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스스로 깨자는 의도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심위 간사인 정종복 의원은 "합의 안 된 것을 발표하지 않았다. 결론만 발표했다"면서 전날 브리핑 내용이 틀리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양측이 타협하도록 해야 한다. 공천이라는 게 그런 것"이라며 중재 노력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親朴 "보복.표적공천 시작됐다" = 박 전 대표측은 이번 상황을 `보복공천의 서막으로 규정하며, 좌장격인 김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친박 인사들에 대한 `숙청 작업을 진행하려는 이 당선인측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또 당헌.당규 3조2항에 친이 인사들이 더 많이 걸려있는 선거법 위반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의 문제는 이미 16대, 17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이미 고려됐음에도 소급적용을 하는 반면, 선거법 위반의 경우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 아니냐는 것.

일각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당선이 취소됐던 이 당선인의 전력도 거론하고 나섰고 "이런 식이라면 탈당밖에 방법이 없다"는 탈당론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3조2항 당규의 직접적 당사자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정종복 간사가 공심위에서 실질적으로 결정된 것과 다른 발표를 한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다"면서 "이는 준비된 정치 보복이며 실질적으로 토사구팽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재원 의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권자의 판단을 2차례나 받은 상황을 다시 문제 삼아 과거의 일을 불러내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는 공천 결정의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잘못된 일"이라며 "이번 공심위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17대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선거법 위반도 여러 종류가 있고, 구체적 행위 유형을 가려서 부정부패 관련 범죄인지 아닌지 파악해야 한다"며 "여러 정보를 듣는 위치에 있는 강재섭 대표가 신의를 배반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생각하고 대표직까지 문제 삼을 정도의 상황이라면, 당이 굉장히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핵심 측근은 "20~30년전 벌금형까지 소급적용하는 것은 공무담임권 훼손이고, 헌법도 모르는 얘기다. 그렇다면 17대에는 왜 공천을 했으며, 완전한 자가당착"이라며 "당장 저쪽은 선거법 위반이 수두룩하니까 봐주는 것 아니냐. 선거법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금품.향응을 제공한 것이니까 더 악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측근은 또 "어쨌든 이번 결정은 김 최고위원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제는 당하는 일만 남았고, 탈당밖에 남은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공천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고, 명백한 정치보복"이라며 "선거법은 괜찮고 부정부패는 안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런 식으로 따지고 보자면 당선인 본인이야말로 문제많은 사람 아니냐"고 반발했다.
leslie@yna.co.kr

촬영 : 허윤재 VJ, 편집 : 전수일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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