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고령주물조합 납품중단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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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여기 업체들은 이미 속이 곪을 데로 곪았어요. 이렇게 안 막으면 이제 못 삽니다"
국내 3대 주물 생산지 중 하나인 경북 고령군 다산지방산업단지(옛 다산주물공단)의 입주 업체들은 7일 0시 공단 입구 도로 일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뒤 오전 7시부터 주물 제품을 실은 차량이 나가지 못하도록 자체 검색작업을 실시했다.
전국 주물 제조사들이 대기업에 제품값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날부터 72시간 동안 납품 중단을 선언한 것에 따른 조치다.
입주 업체 관계자들은 4차선 도로의 절반인 왕복 2차로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친 뒤 업계 단체인 대구.경북주물사업협동조합에서 고용한 용역 경비들과 함께 공단을 나가는 차량의 화물칸에 주물제품이 실려 있는지를 확인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까지 공단 도로 입구에선 알루미늄 도금 파이프와 플라스틱 사출 제품 등을 실은 트럭들이 주로 지나갔고 주물 제품을 실은 차량은 1대만 적발돼 공장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주물사업협동조합 윤민구(48) 상무이사는 "공단의 주물 제조사들이 거의 모두 납품 중지를 결의했지만 혹시라도 거래처와의 정(情)에 못 이겨 물건을 내주는 곳이 있을까 봐 차량 확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색 장소에는 업체 관계자 2명과 용역 경비 4명이 교대를 하면서 납품 중단 기간인 72시간(10일 0시까지) 동안 계속 근무한다.
이들은 호각과 차량 유도봉을 갖췄을 뿐 별 다른 진압도구가 없어 납품 트럭을 막는 과정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주물사업협동조합 측도 이번 검색이 "입주 업체들의 결속을 다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 공단은 66만여㎡ 부지에 주물 제조사 62곳이 입주하고 있으며 주로 경남 울산과 창원 등지의 자동차와 기계, 조선 업체들에 주물을 납품하고 있다.
이 곳 제조사는 대부분 종업원 50∼70명에 월(月) 평균 주물 생산량이 600t 가량인 중소 업체들이다.
검문에 참여하고 있던 대경 캐스팅㈜의 전수환(45) 관리부 대리는 "고철을 비롯한 원자재의 가격이 자꾸만 올라 회사들이 번 돈을 다 까먹고 빚을 내는 등 골병이 심하게 들었다"며 "납품 중단이 거래 업체들에 부담이 되겠지만 주물 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입주 업체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리케이드가 불법 도로 점유물에 해당한다"고 통보하자 바리케이드를 도로 옆으로 치운 뒤 검색 활동을 계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을 확인하는 작업은 주물사업협동조합과 입주 업체들의 업무에 속한다고 봐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하는 일이 없는 이상 말리지 않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번 납품 중단에 동참한 업체는 다산지방산업단지 50여개, 진해ㆍ마천주물공단 60여개, 경인 경서주물공단 40여개 등 모두 160여개 업체로, 이는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전국 조합원사의 67%에 해당한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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