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1등 커피 체인 다빈치 정상형 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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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테이크아웃 커피 탈피..서울.부산 노린다"

(대구=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정상형(40) 사장은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점포 상담을 하며 계속 말을 한 탓이다. 인터뷰가 끝나면 바로 서울로 올라가 논현동에 새 가게 부지를 둘러 볼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대구 북구 대현2동 ㈜다빈치 커피 대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두툼한 머그컵에 블랙 커피 1잔을 따라 목을 축이더니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

"사장이 가맹점 상담을 해주면 남들은 회사 상황이 그렇게 열악하나. 곧 망할 회사 같다며 이상하게 보기도 해요. 그래도 전 신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맹점에 문제가 생기면 사장과 바로 얘기해 풀자는 거죠. 회사가 커졌지만 큰 점포는 앞으로도 제가 직접 챙길 겁니다"

그가 8년 동안 이렇게 뛰어 다니며 낸 다빈치 커피숍은 현재 대구 시내에서만 45곳,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지역 가게를 합치면 80곳이 넘는다.

2001년 체인 사업을 시작한 다빈치는 같은 대구 브랜드인 슬립레스인시애틀(SIS)과 함께 대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커피숍이다. 매출액과 회사 규모로는 대구 체인점 중 단연 1등. 지역 토종 커피숍으로 드물게 대한민국 유행 1번지인 서울 강남과 홍익대에도 직영점이 1곳 씩 있다.

정 사장의 요즘 고민은 탈(脫) 테이크아웃 커피다.

저렴하고 맛있는 테이크아웃 커피로 지역을 제패한 다빈치지만 "편한 곳에서 느긋하게 앉아 커피를 즐겨야 한다"는 요즘 고객들의 성향은 못 바꾼다고 그는 털어놨다.

게다가 10∼20평 소형 매장 중심이던 대구 시장은 서서히 포화 조짐까지 보였다. 정 사장은 머그잔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코딱지만한 가게에서 싸게 테이크아웃 커피만 팔겠다던 체인은 결국 다 망하더라고요"

그래서 내놓은 카드가 카페 다빈치란 새 브랜드다. 내부 장식을 더 비싸게 하면서 예전 다빈치 매장보다 크기는 3배 이상 늘렸고 4천원이 넘는 고급 커피 메뉴를 대거 추가했다. 서울의 직영점 2곳이 바로 이 브랜드다.

"우리 목표는 이제 서울과 부산입니다. 카페 다빈치란 고급 브랜드로 다른 대도시 상권을 노리는 거죠. 그래도 회사의 원래 경쟁력이 저렴하고 질좋은 커피란 점은 잊지 않습니다. 카페 다빈치에선 지금도 테이크아웃을 하면 1천원 가량을 커피값에서 빼줘요. 자리도 안 차지 하는데 그 정도는 해주는 게 합리적이라 본 거죠"

정 사장은 커피에 미쳐 커피숍 사업에 뛰어들진 않았다. 그는 원래 지역 신문사 광고영업을 하며 아이스크림 체인점 사장님으로 뛰던 투잡맨(Two Job Man) 이었다.

1999년 프렌차이즈 업이 아무래도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신문사를 그만두고 사업 구상 차 서울로 간 게 인생의 전환점. 그 때 이화여대 거리에서 스타벅스 1호점을 처음 봤다. 패스트푸드점도 아니고 커피숍도 아닌 것 같았던 그 북적거리던 매장에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대구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앞으론 저런 전문점의 커피를 찾겠구나 싶었어요" 대구 시내에서 2평 매장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팔던 다빈치 커피숍을 발견, 업주와 2001년 동업으로 체인 사업을 시작했다.

가맹점 모집은 난항이었다. 약 1년 뒤 동업하던 커피숍 주인이 지분을 매각하고 떠나자 홀로서기에 나섰다. 브랜드 경쟁력을 길러야 했다.

정 사장은 "다빈치로 창업해 망했다는 소리 안 나오게 하는 게 중요했다. 폐점율 0%가 목표였다"고 했다.

체인점을 운영한 덕에 가게 위치(장사목)는 잘 보는 편이었다. 이런 사장이 직접 뛰며 장사가 될 가게 부지만 개장을 해줬다. 처음엔 가맹비 매출이 적어 직원 월급도 잘 못줬지만 다빈치는 오픈 불패(不敗)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장 희망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커피 맛에도 관심이 커졌다. 매장에서 쓰는 원두의 질(質)을 잘 관리해야 한다기에 대구 인근 경북 경산시에 원두 공장을 세웠다. 요즘은 커피에 뿌리는 시럽까지 직접 만든다.

정 사장은 "제품의 품질로서의 커피 맛은 이제 부끄럽지 않을 수준"이라며 "그래도 커피 자체를 정말 사랑해 사업을 시작한 안명규 커피명가 사장 같은 이들은 여전히 존경스럽고 많이 배운다"고 했다.

꿈이 뭔지 물으니 "이미 개업한 가맹점들 안 망하고 돈 벌게 해주는 것, 그리고 서울.부산에 카페 다빈치를 쭈욱 까는 것"이라고 했다. 목을 축인다며 그가 머그잔에 따랐던 블랙 커피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목소리는 여전히 살짝 잠겼지만 웃음 소리가 밝았다.

tae@yna.co.
s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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