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손자녀 생계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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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난민보호시설 없어 민간단체 전전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국가보훈처와 재향군인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손자녀들이 정부차원의 난민보호시설이 없어 의식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이들의 후원단체에 따르면 6.25전쟁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들의 손자녀인 에티오피아인 12명은 14일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보호시설이 없자 이태원의 여인숙에 머물던 이들 가운데 4명은 최근 안산 외국인 노동자 쉼터로 거처를 옮겼으며 나머지 8명은 춘천으로 내려와 난민지위를 받기 위한 심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당초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이들은 26일 난민지위를 희망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난민지위 여부를 판정받기까지는 최대 2년까지 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전 참전용사 손자녀들이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면서 이들을 초청한 기관들이 난처한 입장에 놓이고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시와 자매관계를 맺은 강원도 춘천시도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 준공식이 무기한 연기된 것과 관련, 자체 감사를 실시한 뒤 관련 공무원들의 징계성 인사까지 단행하면서 공식적인 지원활동은 사실상 끊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마땅히 갈 곳없는 에티오피아인들을 위해 후원활동에 나선 만천교회는 난민심사가 끝날 때까지 이들이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뜻있는 한국인들의 인도주의적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국제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앞으로 난민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난민 신청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난민보호시설 설치를 바라고 있다.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손자녀들은 현재 난민신청 관련 인터뷰 때문에 서울을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한국말을 배우며 낯선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만천교회 최형근 목사는 "하루 이틀 보호하는 문제가 아니라 난민심사가 끝날 때까지 장기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의식주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이들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한국의 추위를 아직 모르는 것 같은데 방한복과 속내의, 양말과 먹을 거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난민지위를 신청한 외국인 보호시설을 마련하는데 정부와 국회차원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후원회 관계자는 "할아버지들이 참전했던 한국에 가면 쫓아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우리 힘으로는 이들이 먹고 입는 것을 도와주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기간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3차례에 걸쳐 6천37명을 파병, 강원도 화천과 양구, 철원지역 산악전투에서 123명이 숨지고 536명이 부상했으며 이번에 난민지위를 신청한 에티오피아 젊은이들은 이 참전용사들의 손자녀들이다.
dmz@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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