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별궁 돌담 완전소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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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차원 복원공사로 한쪽 남은 담장도 훼손 우려

문화재 지정 안돼 문화재청ㆍ서울시 외면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서울 안국동에 있는 조선 후기 궁궐 `안동별궁(安洞別宮)의 돌담 보존작업이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문화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 7월부터 북촌 한옥마을가꾸기의 일환으로 벌이고 있는 `화동길 탐방로 조성공사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안동별궁 돌담이 훼손되고 있다.

서울시는 풍문여고 부근에서 탐방로 조성공사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돌담 아래쪽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예전부터 흙에 덮여 묻혀 있던 돌담 밑의 장대석(長臺石ㆍ하부에 가로로 놓는 돌)은 돌담에 맞닿게 새로 설치한 화강암에 갇힌 모양이 됐다.

북촌 가꾸기를 위한 공사가 오히려 소중한 문화재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 셈이다.

1881년(고종 18년)에 지어져 왕실 만찬장으로 쓰이던 안동별궁은 지금은 내부 건물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풍문여고가 들어섰다.

풍문여고 담장 자리에 있던 돌담도 3개면은 모두 없어지고 학교 정문에서 정독도서관으로 향하는 한 쪽 면만 남아 학교담장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후로 붕괴 위험이 큰 상태다.

이처럼 돌담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문화재청이나 서울시가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

문화재관리법은 등록된 문화재의 경우 인근 지역에서 문화재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공사는 시행자가 문화재청장의 지시를 따르도록 하고 있지만 비지정문화재는 따로 규제가 없다.

공사를 담당하는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법률상 보존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축대 붕괴의 우려 때문에 풍문여고가 어쩔 수 없이 돌담 보수에 나섰지만 문화재 당국의 협조가 없는 데다 예산 부족으로 원형이 제대로 보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학교 쪽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담장 수리비 6천500만원을 받아 붕괴 우려가 있는 돌담을 보수하고 윗부분 기와 교체를 추진 중이다.

문화연대 황평우 위원장은 "안동별궁 돌담은 본 건물이 없어졌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더욱 크다"며 "서울시는 탐방로 조성계획을 세울 때부터 문화재 보호와 복원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담의 원형 보존을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들이 참여해 옛 모습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고증을 통한 복원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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