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돌이킬 수 없는 애틋함 표현하고파"]

2006-11-23 アップロード · 2,757 視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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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는 변주를 원한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하고 그게 또 바람직하다. 그런데 천의 얼굴의 배우에게도 몸에 꼭 맞는 옷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배우가 느끼기 전에 관객이 먼저 느낀다. 그리고 사랑하게 된다.

배우 이병헌(36)에게는 그게 멜로 연기다. 연기력으로 신뢰감을 주는 몇 안되는 톱스타 중 한 사람인 그가 소화하지 못할 영역은 없다. 느와르 달콤한 인생, 공포 쓰리, 몬스터, 드라마 공동경비구역 JSA 등 그는 장르를 불문하고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멜로 연기를 펼칠 때였다. 그를 최고의 한류 스타로 만든 드라마 올인과 아름다운 날들을 비롯,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그렇다.

그가 다시 한번 멋진 멜로 연기를 펼쳤다. 30일 개봉하는 그해 여름(감독 조근식, 제작 KM컬쳐)에서 이병헌은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목숨과도 같은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 윤석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22일 시사회 직후 만난 이병헌은 쏟아지는 찬사에 다소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진짜 좋아요? 기분 좋네요. 시나리오를 덮을 때 영화 노트북이나 시네마천국과 같은 정서를 느꼈어요. 일반적인 멜로 혹은 휴먼 드라마와는 또 다른, 다시는 돌이킬 수 없고 찾아갈 수 없는 아련함, 애틋함, 향수 등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정서를 새롭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1969년을 배경으로 한다. 삼선개헌 반대 시위가 드세게 일어날 무렵을 배경으로 여름 농촌봉사활동을 떠난 대학생 윤석영과 농촌 처녀 서정인의 풀꽃 같은 사랑이 펼쳐진다. 그러나 역사의 소용돌이는 둘의 사랑을 영원으로 만들지 않는다.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빨갱이의 딸이라는 딱지가 붙은 서정인과 세력가의 아들인 윤석영의 만남을 시대가 결코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대학(한양대 불문과 89학번) 때 농촌활동을 가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석영의 캐릭터와 실제 제 모습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저도 대학 때 단체생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클럽이나 동아리 활동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이 있어 겉돌았죠. 석영이 친구 하나 바라보고 덥석 농활에 따라나섰지만 현장에서도 겉돌았던 것처럼 말이죠. 제가 봐도 석영은 저랑 참 비슷한 친구입니다."

개인주의적 성향도 그렇지만 대학생 시절 구김살 없고 순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닮았다. 반면 세상의 어둠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두려움도, 독기도 없다.

"석영처럼 대단한 집은 아니어도 저 역시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어요. 별 어려움 없이 큰 거죠. 그래서 커서도 때로는 아이처럼 순수할 수 있었구요. 그런데 그런 점이 어떤 면에서는 배우로서 약간의 콤플렉스가 됐어요. 다양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배우에게는 밑바닥 경험도 필요하잖아요."

그런 석영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두려움은 취조실에서 시작된다. 정인과의 만남으로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게 된 석영은 형사에게 혹독하게 뺨을 맞으며 자백을 강요당한다.

"남양주종합촬영소 세트장에서 맞는 것만 이틀간 촬영했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맞아본 적이 없어요. 200대 이상을 맞은 것 같은데 나중에는 볼이 너무 부어서 얼음찜질을 해도 소용이 없을 지경이었지요. 세트장도 음산한데 첫날 촬영하고 나니 두 번째 날은 촬영하러 가는 게 꼭 죽으러 가는 것 같더군요(웃음). 영화에 보여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정말 끔찍하게 맞았습니다."

이병헌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장면장면 다양한 아이디어로 연결됐다.

"어떤 때는 제가 아이디어를 내면서 감정이 북받쳐올라 주체할 수 없었던 순간도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교도소 앞에서 아무 말 못하고 먹먹한 표정으로 정인을 바라보는 것이 그랬죠. 그만큼 석영의 캐릭터와 영화의 내용에 푹 빠져 있었던 거죠."

그의 아이디어는 영화의 제목을 바꾸는 데까지 이어졌다. 애초 여름 이야기였던 제목 교체에 제작사는 50만 원의 상금을 내걸었는데 이병헌이 그해 여름이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

"그런데 나중에 상금을 10만 원밖에 안 주는 거예요. 이유를 물었더니 같은 의견을 낸 사람이 다섯 명이라 나눠줬다나요? (웃음)"

화면에 울려퍼지는 로이 클락의 예스터데이 웬 아이 워스 영(Yesterday When I Was Young)이 지나간 시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세월이 흘러 백발의 노교수가 된 석영은 평생 가슴에 묻고 산 정인의 발자취를 좇는다.

이병헌은 관객이 그런 석영을 따라 가슴 터질 듯한 사랑의 희열과 슬픔을 함께 느끼게 한다. 더불어 배우 이병헌의 진가를 확실히 증명해보였다. 그의 가슴 떨리게 하는 연기가 한동안 가물었던 스크린에 단비가 될 듯하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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