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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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소설가 김유정의 작품 대부분은 속이고 속는 이야기의 구조를 통해 특유의 해학을 선사한다.

전신재 한림대 명예교수는 25일 김유정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강원 춘천시 라데나 콘도미니엄에서 열린 `한국의 웃음문화를 주제로 한 학술 토론회에서 "김유정 소설에서 속이고 속는 화소(話素:이야기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에서 유발되는 웃음은 비참한 현실을 냉철하게 관찰하게 하는 장치"라고 밝혔다.

그는 "`봄ㆍ봄이 희극이 되려면 `나와 점순이 합세해 강자인 봉필을 속이고 결혼에 성공해야 하지만 결말은 이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속는 약자가 속이는 약자를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을 통해 독자는 대상과 거리감을 유지하고, 대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판소리에서 속이고 속는 화소는 놀이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치이며, 대체로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며 "반면 김유정 소설은 속임으로써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유발되는 웃음은 독자를 즐겁게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설과 김유정이 한국문학의 전통을 깊이 있게 계승한 작가라고 평가할 때 그 전통의 구체적 내용에는 한국 고유의 웃음문화도 포함돼 있다"며 "김유정 소설을 판소리와 비교해 한국문학의 전통에서 김유정 문학이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위상을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동일 계명대 석좌교수는 "웃음의 표현 형태에 대한 연구는 사상사의 유산 계승과 함께 해야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며 "포괄하는 범위가 넓으면서 깊은 논의를 갖춘 총체적인 웃음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행 서울대 교수는 두 편의 가사 작품 만언사(萬言詞)와 우부가(愚夫歌)에서 웃음의 차이가 어디에서 기원하는 지를 분석한 논문을 내놓았다.

김유정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전상국)와 한국웃음문화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학술 토론회는 이날부터 이틀 간 열리며 한국적 웃음문화의 뿌리와 함께 소설, 시가, 판소리, 광고, TV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웃음문화를 분석한 16편의 논문이 소개된다.
je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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