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대석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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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우탁 조준형 기자 =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장관은 1일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를 갖고 북핵 6자회담을 둘러싼 현안과 한미동맹, 한일, 한중관계 등 새해 한국 외교가 안고 있는 과제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송 장관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북핵 문제를 꼽은 뒤, 지난 베이징(北京) 6자회담에서 미국측에 제안한 패키지안에 대해 "한미정상이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의 기초에서 나온 것"이라고 소개하고 "상당히 과감한, 쉽게 말해 크게 주고 크게 받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참여정부 마지막 해의 외교목표에 대해 "외교안보정책은 정부 차원을 넘어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외교를 통해 혜택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따뜻한 손으로 다가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해나가야 하는 여러 과제들이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외교역량과 외교부의 역량은 다르다"면서 "국가 전체가 가진 외교역량을 국가 전체가 관리하는 것이며 외교부 직원만이 외교한다고 생각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과의 대담은 오재석 편집부국장이 진행했다.

◇ "외교안보정책은 정부차원을 넘어야"◇

--새해를 맞는 소회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외교과제를 설명해달라.

▲참여정부의 마지막 해이기도 한데 외교안보정책은 정부의 차원을 넘어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당면한 북핵문제 해결을 통해 한반도 장래의 지평을 여는 문제, 한미동맹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문제, 동북아시아에서 평화협력질서를 만들기 위해 일본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 등이 과제다.

경제에 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유럽연합(EU)과의 FTA 등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 국제사회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제도다.

과거에 외교라는 것이 외교관의 특수영역 속에 이뤄지는 것처럼 비춰졌는데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지금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고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외교가 돼야 한다.

영사.재외국민 권익보호 등에 외교부가 앞장서 따뜻한 손으로 다가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해나가야 하는 여러 과제들이 눈앞에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배출을 계기로 한국 외교역량도 그에 걸맞게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우리 외교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데는 요인이 있다. 나는 외교부의 하드웨어 측면과 인원, 예산 등이 기형적으로 작다고 본다. 우리와 비슷한 국력과 수준에 있는 나라에 비해 절반 내지 ⅓수준에 불과하다.

외교부 예산은 전체 예산의 0.41%, 일반회계의 0.63%에 불과하다. 137개 공관의 예산, 유엔 분담금 등을 다 합쳐도 8천800억원에 불과해 창원시 예산규모 밖에 안된다.

한국 외교 수요는 일반 다른 나라와는 다른 특이한 구조다.

한국 외교의 과제인 4강 외교의 핵심은 안보구조에 기인하는 것이다. 분단국으로서 한국은 분단이 안된 다른 나라와 질적으로 다르다.

예산.인력이 이런 상황이 되니까 당장 발등에 떨어진 일 말고는 할 수가 없다. 오늘의 일 말고 내일 모레의 일을 두고 상황을 주도하는 역량을 키울 수 없다.

이는 결코 한해 두해로 (해결)안된다. 일차적으로 3년에 걸쳐 이걸 강화시켜 나가려 한다. 이 문제는 정부 많은 부처들이 인식하고 있다. 그런 지지를 받아서 해 나갈 것이다.

외교역량은 외교부의 역량과는 다르다. 국가 전체가 가진 외교역량을 국가 전체가 관리하는 것이지 외교부 직원만이 외교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최근 고위급 외교관 구조조정 방침 때문에 어수선 한 것 같다. 이른바 `코드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듯 하다.

▲우선 외부에서 코드인사다 뭐다 하고 말이 있는데 어떻게 이름 붙이건 간에 기존 외교관보다 역량이 낫지 않으면 외부에서 영입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자리배치 차원에서 외부인사를 받는 게 아니라 외교역량 강화에 도움 될 때 영입한다는 원칙을 계속 지킬 것이다.

이번 공관장 인사가 끝나보면 제가 다짐한 이런 원칙이 실현됐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현재 전체 외교부 구성을 보면 하부에서의 실무인력보다 상부 인력이 과도하게 많다.

현재 상태는 외교관으로 들어와서 국가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자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자리에 가려면 외교부 9,10등급 정도가 가야 한다.

그런 자리에 오르려면 현 여건에서는 25년 정도 근무해야 한다. 보통 나이가 50에 가깝거나 넘게 된다.

자기 직업에 대한 철학을 갖고 그것을 펴려는 젊은 외교관들이 올라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나무도 천정이 아무리 높더라도 천정이 있으면 그 이상 크지 않는다.


◇"한미 동맹, 발전.진화되고 있다"◇

--새해 한미동맹을 어떻게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것 인지 복안을 밝혀달라.

▲한미동맹은 어제나 오늘이 아니라 내일과 모레의 미래에 있다.

한미동맹은 양국이 동맹을 유지할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 및 진화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움직이자고 해서 하는 것도, 미국이 움직이자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 필요에 의해 움직인다. 움직이니까 소리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세밀하고 사려깊게 관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진화.발전되고 있는데 소리가 나니까 우리 국민들은 한미동맹이 균열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갖게 됐는데 정부는 현상과 인식의 간격을 메울 책임을 갖고 있다.

작통권(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은 한미양국이 필요해서 하는 것으로 양국간 이견은 없다. 우리가 좀 뒤로 하자 미국은 좀 빨리하자 하는데, 문제는 시기가 빠르냐 여부 보다 시기를 정했냐 정하지 않았느냐가 문제다.

미국 사람들이 `날짜가 없는 게 최악의 날짜다(no date is the worst date)라고들 한다.

시기를 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에 맞춰 모든 것을 해갈 수 있다.

작통권 문제는 한반도 상황, 우리 자체 군사력 향상, 미국의 세계 전략적 구도 이런 것들 다 합쳐서 만들어지는 거지 우리가 작통권 돌려받기 위해 어떤 걸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지 이전만 해도 수십 년 된 문제다. 예산 소요와 부지확보 문제 때문에 사전에 모든 게 정해진 상태에서 할 수 없다.

상당히 불확실한 상태를 확실한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그 소리의 대부분은 국내적 소리다.

안보문제가 정쟁화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책임을 느끼고 있다.

과거 한미 양자관계 대화를 했는 데 저 자신이 안보실장을 할 때 미측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반도를 넘어선 차원의 이야기 많이 했다.

양 정상도 한미 양자 차원을 넘어선 지역전체와 세계 문제에 대한 대화를 다른 어느 때보다 많이 나눴다. 그것이 한미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워싱턴 방문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의미가 무엇인가.

▲핵심적인 이슈는 역시 북핵문제다.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다. 현재 9.19 공동성명에서 우리가 해 나갈 구도를 그려 놓았다. 한반도 비핵화, 관계 정상화, 대북 경제 및 에너지 지원 등이 들어 있고 별도 장소에서 직접 당사자들이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안보협력구도를 논의하자는 등 일련의 비전을 제시해 놓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초기 단계인 북핵폐기.한반도 비핵화 초기단계의 바퀴가 굴러가야 한다.

9.19 공동성명의 초기단계 조치를 어떻게 합의할 것인지,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에 대해 라이스 장관과 집중 협의할 것이다. 그에 앞서 9월14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제기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이라는 기존 틀이 있다. 현재 움직이고 있는 것들이 그 틀 위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

그 밖에 세계.중동 문제,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논의하려 한다.

--이번에 한미 FTA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FTA는 양측 협상대표가 실무적으로 하고 있고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연결해 실무적으로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협상하다 보면 나중에 서로 `살과 살이 아닌 뼈끼리 부딪히는 부분이 나온다. 한미 FTA는 정치적 의지를 갖고 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정치적 의지를 갖고 과감한 조치를 해야하는 것이다.

수전 슈워브 USTR 대표도 한 번 만나 볼 생각이다. 그가 협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정치적 의지를 담을 수 있는 노력
을 기울이자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 새해 한일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번 아베 신조 총리와 아소 다로 외상을 각각 만나 던진 화두가 두 가지다. 한일이 서로 존중받는 관계를 발전시키자, 그래서 국제사회에 나가서 같이 존중받는 관계를 만들자는 것이 하나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눈 앞에 있는 작은 문제에 집착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이웃 사이에 존중받지 못하면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지 못한다.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 반성과 사죄의 기조 위에서 양국관계를 미래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또 한편으로는 일본도 전후 나름대로 많이 노력한게 있으니 인정할 건 인정할 필요가 있다. 서로 인정하면서 나가야 한다. 또 인식이나 기조에 역행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에 아소 외상과 둘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식 답방을 해달라고 초청을 했다.

--한일 정상회담 계획은.

▲우선 일본 외상이 제가 던진 생각에 대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정상회담을 위한) 여건이 잘 조성되어 나가도록 하겠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역사왜곡 기도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리고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은.

▲한중관계는 우리가 2차대전 후 50년 가까이 공식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1992년 수교해서 14년이 지났다. 오랜 공백기간 후 급작스런 관계 발전이 있었기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지금 얘기한 동북공정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일각에서 일본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강하게 하면서 중국은 강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정확치 않은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과 만난 공식석상에서 동북공정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그 배경이 어쨌건 간에 학술차원에서 하더라도 정치적 문제가 되어 한중관계를 저해할 수 있으니 중국정부에서 이런 인식 제거하고 양국관계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데 장애 요인을 제거하는데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라고 강력 요구한 바 있다.

우리에게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조치 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필요한 경우 입장과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6자회담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역할만 갖고 문제는 해결안된다. 중국이 좀 더 높은 수준의 건설적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중간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중국 지도부를 다음 6자회담 전에 한번 만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언제든 문 열려있다"◇

--남북 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분명히 남북문제.평화체제.북핵문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회담이 열릴 여건이 함께 조성되어야 한다. 여건 조성이 안된 상태에서 단순히 만나서 서로 빈손으로 헤어질 수도 있다. 정상회담은 항상 문이 열려있다. 북측에서도 판단해볼 문제다. 지금 이 시점에 특정한 시기나 방식을 두고 협의 중인 상태는 아니다.

--미국이 제시한 패키지 딜에는 평화체제 포럼 조기구성 문제가 들어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문제는 남북 정상회담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만드는 것이 거대과제이고 반드시 넘어야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론적으로 보면 처음에 평화체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서에 관한 작업이 있고 평화체제를 하기 위한 신뢰구축 작업도 필요하다. 책상 일과 들판 일이 같이 나가게 되고 그런 과정을 거쳐 격식을 갖추면 그것이 장관급에서 될 수도 있는데 그런 모양은 구체적 논의가 안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어떻게 할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기초적 자료는 되어있다. 그것이 현실화될 때는 그 당시 현실에 비춰 수정이 필요할 것이다


◇"부시의 제안에 대한 김정일의 답변을 기다리는 것"◇

--힐 차관보가 김계관 부상에게 패키지 딜 제안을 하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뜻임을 강조했다. 그 안을 북한이 받아들고 검토해 답을 주겠다고 한 것은 결국 부시 대통령의 제안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변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렇다. 베이징에서 제안한 미국의 `패키지 딜의 기초는 지난해 9월1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기초로 해서 나온 것이다.

그것은 쉽게 말해 크게 주고 크게 받는 그런 방식을 취하자, 그리고 그것을 무한정하는게 아니라 시간표를 정해서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내용에 한미 정상이 합의했고 그 합의를 기초로 한 워싱턴 수뇌부의 뜻이 북에 전해졌다. 그 내용은 북한의 6자회담 대표가 베이징에서 소화하기엔 너무 크다.

북한이 평양에 들고 갔으니 심도있고 진지하고 성의있게 검토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로선 조만간 북한이 현실적 방안을 가지고 다시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패키지 딜에 담은 초기이행조치를 북한이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린다면 핵폐기 결단을 내린 것으로 이해해도 되나.

▲초기 단계를 보고 북한 핵폐기 결단 여부를 판단하기는 성급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가다보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 지점에 가는 것을 우리가 염두에 두고 협상해야 할 것이다. 그런 되돌아 갈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는 과정까지 착실히 진전을 시켜야한다.

-- 하노이에서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협정 문서화 작업단계는 북한이 어느 정도 핵폐기를 이행할때 가능하다고 보나.

▲종전협정 문서화는 핵폐기 과정에 꽉 물려서 갈 필요는 없다. 핵폐기 과정이 시작되면 바로 미북관계 정상화 과정도 같이 시작된다. 경제.에너지 지원문제도 같이 나가게 돼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미북관계 정상화다. 결국 한반도 평화를 지킬 주체는 남북이고, 남북이 핵심당사자다. 한편, 평화체제가 되면 미북관계 정상화로 가게 될 텐데 우호 협력을 도모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상호존중하는 등 평화체제 필요요소들이 들어가게 돼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부시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종전협정 문서화 문제를 언급한 것인데, 이것의 기초는 9.19 공동성명에 나오는 `한반도에서 직접 당사자간 별도 포럼을 통해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는 조항이다. 그 것을 실현하자는 뜻을 부시 대통령이 밝힌 것이다.

--신뢰구축 차원에서 종전 서명 전에 남.북.미 3자 장관급 포럼을 구상할 필요가 있지 않을지..

▲당장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격식과 형식은 항상 탄력적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이루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형식이나 모양은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남북이 염두에 두고 있거나 추진하진 않고 있다.

--미측이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북한이 받을 만한 안을 던졌나.

▲ 부시 행정부의 임기와 연관시켜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부나 자기 임기 내에 할 일과 다음 정부로 넘길 일을 구분하지만 미국 어떤 행정부냐에 관계없이 북핵을 해결해야 하는데 덧붙이고 싶은 건은 북한도 이 문제를 북한의 필요에 맞게 해결해 가려 하면 지금 시점에서 가능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뤄야 한다.

9.19 공동성명에 합의된 사항을 많이 이뤄놓아야 그 기초에서 발전될 수 있다.

시간을 계속 끄는 게 북한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권이냐의 문제를 넘어서 상황이 성숙될 때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이 제안한 상응조치가 대북 서면안전보장, 테러지원국 삭제, 경제 인도적 지원 등이 망라돼 있다고 보면 되는가.

▲ 우리나 미국은 이 부분에 있어 탄력적이다. 북한이 핵폐기 과정을 어떻게 진전하느냐에 연결되는 것이다. 얘기한 목록들에 더해 추가의 탄력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북미 고위인사 교류 가능성은.

▲누가 가서 무엇을 논의하느냐가 문제다 .중위급.고위급, 최고위급 다 가능하다는 탄력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탄력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것이 현재 진행중인 포괄적 방안의 핵심이다.

◇ "BDA조사 오해와 사실 밝혀지는 과정"◇

--북한이 BDA(방코델타아시아)와 관련, 기존 원칙을 수정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는가.

▲북한이 입장을 일방적으로 수정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북으로선 BDA가 갖고 있는 여러 측면이 있다.

거기 동결된 돈 액수보다 그게 갖는 상징적 의미, 대외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있고 그런 상황 하에 회담에 임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9.19 공동성명 이행의 전제로 삼는 건 현명한 게 아니다.

베이징 BDA 협의에서 양측이 서로 알고 싶은 사안을 요구하고 질문을 교환한 것으로 안다.

--BDA 조사가 15개월째 진행중인데.

▲미국이 볼 때 이런 게 궁금한데 이런 게 확실치 않다. 이 돈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지가 은행 자체에만 국한되서 파악가능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북한에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북한은) 이것을 답변했을 것이다. 질문답변과정에서 오해와 사실이 밝혀지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 과정에 있다. 조사를 13개월 했으니 끝내자, 아니면 무한정 하겠다, 그런 식으로 되진 않을 것이다.

--핵문제와 관련, 외교장관으로서 북측에 할 말은 없나.

▲북한은 이 문제가 자국 생존에 관한 엄숙한 문제다. 어느 누구보다도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북한이 판단을 내리는데 필요한 시간, 고려요소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런 것 염두에 두고 문제를 봐야한다.

안보리 3개월마다 대북 결의안 이행사항을 점검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사실 북한도 나름대로 시간적 요소가 있을 것이다.

--과거 국회에서 대북 쌀.비료 지원 재개문제는 핵문제 진전 전에는 협상테이블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씀했는데.

▲핵문제에 진전이 있으면 우리가 그런 대북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겠나. 우리 정부가 쌀과 비료의 대북지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우리와 국제사회가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요청을 강력히 했음에도 핵실험을 한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의지 있더라도 실천키 어렵다.

◇ "안보문제는 정쟁화 말아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미 동맹은 분명히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맹이 정쟁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내가 방점을 놓고 있는 부분이다.

제 개인적으로 보면 과장 시절에는 북미국의 안보과장을 했고 최근까지 청와대 안보실장이었다. 과장부터 장관급 직책을 맡기 까지 안보문제를 계속 다뤘다. 안보문제가 정쟁화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한미 관계는 이렇게 본다.

우리의 대외환경은 달리는 기차 위에 선 사람과 같다고 생각한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는 말이 있다. 동맹이라는 게 필요하다. 한미동맹이 기축인데 그러한 대전제 위에서 동맹의 내용과 구성 그리고 운영방식, 동맹의 존재양식엔 변화가 없지만 동맹의 운영방식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동맹운영방식을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소리가 날 수 있지만 지금은 미국이 잘 인식하고 있다.

소리를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걸 통해 보다 바람직한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2차 SOFA 개정했을 때인 2000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주한미군 유지와 한미동맹 유지를 찬성하는 비율이 약 80%로 나왔다.

그런데 동시에 형사재판관할권, 환경조항 등을 비롯해 SOFA를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그보다 10% 높은 88~90%에 달했다.

그것이 한미동맹의 존재양식과 운영양식을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다.

그런 것이 정쟁화되지 않고 국민 여론 잘 모으는게 안보담당자들의 자세이고 책임이지 않겠나 생각한다.
lwt@yna.co.kr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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