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2010 창작뮤지컬 작곡가 장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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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창작뮤지컬 작곡가 장소영은 요즘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다.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뮤지컬 작곡가라고 하면 지나칠까? 지금 서울 대학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의 음악 작곡가가 바로 그다. 현재는 이번 주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려질 신행진 와이키키의 음악감독을 하느라 전화도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다. 얼마 안 있으면 클레오파트라라는 체코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몇 개 대본을 보고 음악감독 역할을 해야 할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 외에 연말에 재공연에 들어가는 싱글즈, 실연남녀, 형제는 용감했다, 미스터마우스의 연습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장소영에게도 과거 기회가 그리 빨리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한 듯 하다. 기회는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성큼 다가왔다.
"졸업(연세대 작곡과 90학번)한 후 한동안 영화나 드라마 배경음악 같은 거 하면서 별로 재미없는 생활을 해 왔었어요. 그런데 서울뮤지컬컴퍼니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뮤지컬 하드락카페를 새롭게 재공연하려는데 음악감독을 하지 않겠느냐구요. 원래 음악감독이 있었는데 일이 생겨 못하게 됐다는 거예요. 기회다 싶어 제가 작곡도 할 줄 아는데요하고 말했죠."

장소영 인생의 전환점이 된 그 일이 있었던 게 2004년 가을 일이다. 그는 그렇게 창작뮤지컬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007년에는 창작뮤지컬 싱글즈로 한국뮤지컬대상 작곡상을 수상한다. 한 번 내디딘 발에 빠른 속도로 탄력이 붙으면서 미스터마우스, 하루, 실연남녀 같은 작품이 실타래 풀리듯 나왔다. 최근에는 형제는 용감했다로 대학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불과 4년도 채 안된 기간에 이뤄진 일들이다. 뮤지컬음악 작곡의 내적 인프라가 그의 몸안에 이미 단단히 구축돼있었기 때문일까?

"원래 오페라 작곡하는 게 꿈이거든요. 대학 입학하면서 관현악 편곡을 많이 했고 드라마적인 것을 알기 위해 연극 판을 많이 쫓아다녔어요. 고도를 기다리며, 갈매기 같은 연극 작품들을 닥치는대로 보러 다녔어요. 마임 같은 것도 좋아했어요. 언젠가는 저 극에 음악을 입혀보리라 생각을 해 왔었는데 뮤지컬 작곡가로서의 데뷔는 좀 늦게 한 셈이죠."

그간 연극을 많이 본 것이 뮤지컬음악 작곡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곡 하나만 잘 써서 뮤지컬 작곡가가 되는 것이 아니고 전체 숲을 볼 수 있는 기량을 자신도 모르게 키웠다는 것이다.

뮤지컬 작곡가로서 장소영의 특징은 협업을 매우 중시한다는 점. 그는 진실된 음악과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TMM이라는 음악작곡조직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자신을 포함, 작.편곡을 하는 4명과 다른 세 명의 팀원으로 이뤄진 이 조직은 각자의 음악적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함께 작품을 만든다.

"외국에서는 100% 다 그렇게 한다고 들었어요. 요즘 시대는 협업 없이는 어떤 장르도 힘들다고 봐요. 음악 쪽에서도 혼자서 고심 끝에 작품 하나를 만들어 놓으면 이미 (그 작품이 필요한) 시대는 다 지나가 있고... 요즘에는 스피드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거든요. 그래서 각자의 색깔이 그렇게 틀리지 않다면, 또 분업만 확실히 되면 협업이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어요."

작곡상 수상작인 싱글즈도 한달 반만에 TMM 멤버들의 협업에 의해 탄생된 작품이다.

형제는 용감했다의 음악도 장유정 연출과 호흡이 너무 잘 맞아 좋은 작품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장소영은 특히 뮤지컬의 경우 개성이 있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하는 것이라서 자기 주장을 80%만 해야 제대로 된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작곡가이지만 영감이라는 것은 믿지 않는 듯 하다.

"영감 같은 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매일 일기를 쓰듯 곡을 써요. 일기를 매일매일 쓰면 글 쓰는 게 어렵지 않잖아요. 작곡도 그런 거 같아요. 하루만 안 해도 티가 나요."

곡에 대한 접근자세도 매우 진지하다. 형제는 용감했다의 첫 부분에 곡(哭) 소리 음악이 좋다고 하자 그는 반색한다.

"그 부분은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곡소리를 그냥 만들면 죄송할 것 같아서 전국의 상엿소리를 다 채집해 보았어요. 엄청나더라구요. 그 중에 아무나 들어도 곡소리라고 곧 알 수 있는 게 대구 상엿소리 같았어요. 그래서 그 아이고 소리를 음악으로 가져오기 위해 무지 노력했거든요."

형제는 용감했다의 음악은 OST 음반으로도 제작됐다.

지금 음악감독을 하고 있는 작품 신 행진 와이키키에 대해서는 자신이 그간 했던 작품하고는 좀 틀리다고 그는 말한다.

"7080세대들이 아무 부담없이 와서 즐기고 공연이 끝난 후 소주 한 잔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느끼도록 만드려고 해요. 뮤지컬을 보지 않았던 관객이라도 참 재밌다. 내가 저런 꿈이 있었지. 아, 내가 저런 음악 좋아했었지 정도로 가뿐하게, 그러나 짠~ 하게 남는 그런 식으로 음악도 구성하고 있어요."

그는 요즘 미국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스티븐 손드하임 작품에 잔뜩 매료돼 있다.

"제 작곡의 모델이 손드하임이예요. 숲속으로(Into the Woods) 같은 작품을 아주 좋아하죠. 스위니 토드도 그렇고 음악이 아주 독특하잖아요. 오페라 작곡가 중에서는 바그너를 좋아해요. 당연히 베르디도 좋아하죠."

언젠가는 대학 초년생 때 보고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던 뮤지컬 레미제라블이나 손드하임의 작품 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으로만 이어지는 뮤지컬을 만들어 보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하기 전에는 아, 난설헌이라는 오페라를 작곡하기도 했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특별히 더 할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창작뮤지컬이 너무 중요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해 한다.

kangfam@yna.co.kr

취재:강일중 편집위원, 편집:조싱글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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