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 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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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크서 3척 동시 건조.. `속도경영으로 글로벌 조선소 도약

첫 건조 선박 7월4일 인도..일감 39척 이미 확보

(수빅필리핀=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10㎞에 위치한 수빅만 경제자유구역내에 위치한 한진중공업003480 수빅조선소.

20일 마닐라에서 버스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조선소에는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 2기가 우뚝 솟아 필리핀 최대 조선소(230만㎡)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골리앗 크레인 아래로 배를 만드는 공간인 길이 370m, 폭 100m, 길이 12.5m 크기의 5번도크에서는 선박 3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도크 한 곳에서 여러척의 선박을 같이 만드는 것은 전체면적 27만㎡로 부지가 협소한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땡볕과 한 낮이면 32~40℃를 오르내리는 기온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조립공장, 도장공장, 철구공장 등에서는 공정별로 설치된 크레인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고 크레인 밑에서는 한국에서 파견된 직.기장급 근로자와 필리핀 현지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빅조선소는 우기에는 매일 비가 내리는 열대지방의 특성을 고려, 대부분의 생산라인들은 강풍에도 견딜수 있는 지붕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수빅조선소는 강한 햇볕이 내리쬐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어떤 기상조건에서도 8천여명의 근로자들이 2교대로 24시간 작업을 할 수 있다.

도크에서 건조된 선박이 접안하는 1.6㎞의 안벽에는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한 1호 선박이 정박해 있었다.

20피트 컨테이너 4천300개를 실을 수 있는 이 선박은 그리스 디오릭스(Dioryx)사로 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

이 달초 해상시운전을 마치고 내달 4일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이 참석하는 역사적 선박 명명식을 거쳐 처녀출항할 이 선박은 수빅조선소가 1단계공사 중이던 지난해 3월 건조를 시작했다.

한진중공업 이찬형 시운전팀장은 "수빅조선소에서 최초로 건조한 선박의 시운전에서 선주사로부터 품질에 대해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는 신생 수빅조선소의 기술력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며 동남아 주요 신문에서 이를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축구장 5개 보다 큰 규모로 선박 6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길이 550m, 폭 135m, 깊이 13.5m의 6도크와 길이 1.7㎞에 이르는 안벽을 건설하는 2단계공사도 순조롭에 진행되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1만2천TEU(20피트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39척(3조4천억원)의 물량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의 `도전정신과 창조적이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갖추자는 `빅 싱크(Big Think) 전략과 `속도경영의 결실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한진중공업은 세계적인 추세인 대형선박 건조에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도 중국도 아닌 필리핀으로 과감하게 눈을 돌렸다.

35년간 국가가간공사를 통해 확보한 기반을 발판으로 필리핀에 조선소를 건립하고 현지에 훈련센터를 설치, 운영해 용접, 도장, 설계, 생산관리 등에 현지에서 필요한 인력을 직접 양성해 배치함으로써 국내 조선업의 약점으로 지적된 인력부족문제 등을 해결했다.

한진중공업은 또 2006년 5월 2일 수빅조선소를 착공하기 이전에 이미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해 `조선소 착공전 수주라는 쾌거를 이뤘고 조선소 공사와 선박건조를 병행하는 `속도경영을 펼쳤다.

지난해부터 현지에서 숙식을 하면서 선박건조를 진두지휘한 박규원 한진중공업(조선부문) 사장은 "수빅조선소 2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올 연말이면 한진중공업은 연간 70여척의 건조능력을 보유하는 세계 4위의 조선소로 발돋움하게 되며 그런헤 되면 필리핀은 세계 4대 조선강국이 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영도도선소는 컨테이너선과 군함, LNG선 등 고기술.고부가가치선 건조에 중점을 두고, 수빅조선소는 1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벌크선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빅조선소 건설을 계기로 한국을 보는 필리핀의 시각도 달라졌다.

수빅조선소 투자금 7천억원은 2006년 수빅경제자유구역 외국인 투자의 50%를 차지했고 조선소 설립에 따른 외국인 투자 증가는 물론 2만명 고용창출 효과 등 연관효과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빅조선소 내장공으로 근무하는 자그린(21.여)씨는 "세계적인 기업인 한진중공업에 입사하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3시간 걸려 출근하면서 한달에 20만원 정도 받지만 직업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취재 = 조정호 기자 (부산취재본부) , 편집 = 김지민VJ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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