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적대적 아닌 배려의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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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 교수 미디어 포커스 5주년 세미나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미디어 상호비평이 적대적이고 극단적인 언어가 아닌,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언어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한국언론정보학회와 KBS 주최로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개최된 KBS 미디어 포커스 5주년 기념 한국사회, 미디어 상호비평을 되돌아 본다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성찰적 미디어 비평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초청연설에서 "미디어 비평의 역사가 이제 20년 남짓한데 우리 미디어 비평의 공간에는 적대적이고 극단적인 언어들이 넘치고 있다"면서 성찰적인 미디어 비평을 위한 장치로서 거친 합의(rough consensus)를 제안했다.

거친 합의에 대해 그는 "누구나 변경하고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열려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미디어 비평이 공론장에서 숙의 과정을 합리적으로 만들고, 교환되는 정보와 지식이 전문성이 있고 심층적 깊이를 갖추게 하는 과정이라면 거친 합의를 하나의 규범으로 채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 교수는 "미디어 비평은 주류언론의 왜곡보도를 감시하는 걸 넘어서서 좋은 저널리즘을 찾아내고 북돋을 줄 아는 비평이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은 공격하기에 바빠서 좋은 프로그램 모델을 찾는데 소홀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 비평은 한 쪽에서 다른 한 쪽을 공격하는 작업이 아니다"라면서 "서로 다른 관점들이 어떻게 한데 어울려 민주적 말의 질서를 창출하는가를 관찰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그 토대에는 존중하는 언어가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남재일 교수는 한국 언론의 미디어 상호 비평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2008년 현재 언론의 자체 비평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지만 상호비평은 많이 위축돼서 KBS 미디어 포커스를 제외하면 고정적인 상호비평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와 SBS도 자체적인 상호비평 프로그램을 고정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신문의 경우는 현재의 미디어 관련 기사를 종합하는 백화점식 편집을 지양하고 미디어 비평만 다루는 전문지면을 고정크기로 정기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시점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언론 전체가 성찰적으로 시민 사회가 인정하는 합의된 규범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정파성에 매몰되지 말고 언론인 전체가 동의하고 시민사회가 인정하는 실천의 준거를 만들어 나가야 하며 그 방법론으로 상호비평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그 외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윤호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용태영 KBS 미디어 포커스 기자, 최용익 MBC 논설위원 등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한편 정연주 KBS 사장은 축사에서 "시장논리와 상업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의 공영방송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되고 의미는 무엇인지 요즘 많이 생각하게 된다"면서 "공공재인 공영방송은 산업논리에 맡겨놓을 수 없으며 공적영역에 남아 사회의 여러 쟁점이나 이념적 스펙트럼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꼭 필요한 다양성 확대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미디어 비평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건강한 비판을 통해 서로 자신을 되돌아 보고 균형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한 "지난 5년을 돌아보면 KBS에 와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KBS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었다"면서 "관료주의적인 상명하복의 의사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팀제를 도입해서 자율성, 독창성이 확대되고 내부적으로 많은 다양한 견해들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영상취재.편집 : 왕지웅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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