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시골학교 개구쟁이 골퍼와 스님 코치

2008-07-23 アップロード · 386 視聴


(양평=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모두 아이언 샌드 잡어, 10m 어프로치에 팔은 몇 시 방향?", "7시요"

"자, 지금 똑하는 소리가 났지? 그런 소리가 나도록 공을 치는 거야", "네~!"

학생들 모두가 더위를 피해 수영장으로 떠난 22일 오후 3시 경기도 양평 조현초등학교 4학년 이효정(11) 양은 학교 옆 공터에 마련된 조그만 골프연습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효정 양의 앞 뒤 골프타석에는 같은 학년 친구 신아성과 김성태, 5학년인 정우섭과 신재헌이 함께 서서 자신들의 가슴높이까지 오는 기다란 골프채와 씨름하느라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이들 옆에는 무료로 골프강습을 해주고 있는 양평 용문사 재현스님이 아이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며 잘못된 자세를 고쳐주었다.

여느 초등학생처럼 장난도 잘 치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투기도 잘 하는 영락없는 개구쟁이들이지만 이들은 지난 4월 10일 창단된 조현초등학교 골프부의 자랑스러운 골프선수다.

양평읍에서도 한참 들어가야 하고 1-6학년 전체 학생이 111명에 6학급 밖에 안 되는 조그만 시골학교의 골프부라고 무시할 지 모르지만 이들의 꿈과 열정만큼은 프로선수 못지 않다.

생전 처음 골프채를 잡고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공을 잘 맞추지는 못하지만 피니쉬 자세 만큼은 10년 이상 골프를 해 온 선수에 버금간다.

체격이 좋은 우섭이는 힘있는 샷이 장점이고 박세리 선수처럼 유명한 프로골프선수가 되겠다는 현정이는 매일 저녁 7시부터 일반 골프연습장에서 따로 골프수업을 받고 있어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비교적 자세가 정확하다.

아이들은 골프부가 창단된 뒤 매주 화.목.금요일마다 수업이 끝나고 난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골프연습장에서 재현 스님의 지도 아래 골프스윙을 익히고 있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인 골프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있어 연습을 하지 못한다.

이들이 연습하는 곳은 4개 타석에 30m 거리 밖에 안 되는 조그만 골프연습장. 학교에서 지난 2004년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으로 골프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마을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어 만들 수 있었다.

이 학교에 골프부가 창단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교장공모제를 통해 부임한 이중현(53) 교장이 우연히 양평 용문사에서 재현스님을 만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교장은 "재현 스님이 골프를 배운 학생 중에 대회에 나가고 싶어하는 아이도 있다는 말에 무료 지도를 자청했다"며 "남들에게 말은 하지 않지만 재현 스님은 골프 티칭프로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현 스님의 지도 의사를 받아낸 이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골프부 창단 취지를 설명하고 희망자를 모집했다.

통신문은 "골프선수 육성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골프대회 출전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선수에 준하는 훈련을 하는 골프부를 창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시골 마을이라 한 명의 희망자도 없을 줄 알았지만 8명의 학생이 골프부 선수를 희망했고 최종적으로 5명이 남게 됐다.

골프부가 만들어지자 이 교장에게 무료 지도를 약속한 재현 스님이 매주 3차례 찾아와 골프지도를 하고 있고 아이들이 골퍼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재현 스님은 승려가 골프를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종단에 누를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와 대수롭지 않은 일이 과대포장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시골학교에 골프부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에 용문면 사회인 골프동호회인 이글 동호회가 학교에 격려금을 보내온 데 이어 건축자재업을 하는 이 동호회 회장과 인근 대명비발디파크 골프장이 학교 운동장에 골프부를 위한 퍼팅 연습장을 무료로 만들고 있다.

이 학교 이중현 교장은 "내년 4월 첫 대회 출전을 목표로 2학기 때부터는 시내 골프연습장에서 추가 연습을 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장점을 최대한 발굴하고 살리는 교육을 하자는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에 따라 생긴 골프부이니 만큼 아이들의 미래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취재:김인유 기자(경기취재본부), 편집:심지미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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