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10)최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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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줄 아는 호모 심비우스가 되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1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신 아틀라스가 나이가 들어 힘이 빠지고 눈이 침침해 절벽 가장자리에서 아슬아슬하게 휘청거리고 있다.
#2 저녁 8시, 병 안에 벌레가 한 마리 있다. 1분에 한 번씩 두 마리로 분열하며 자정에는 병이 꽉 차서 모두 죽는다. 병이 절반 밖에 차지 않아 벌레들이 아직 여유있다고 느끼는 시점은 불과 1분 전이다.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 60일 연속 강연 열번째 강의를 맡은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지구가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했음을 실감나게 얘기하는 그림들을 보여주며 "아주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조금 불편하게 살자"고 호소했다.
그는 과학 기술에만 의존해 해결하기에는 지금의 환경 문제가 너무 거창하다고 경고했다. 어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부정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의 표현처럼 불편한 진실을 똑바로 쳐다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누린만큼 자손들도 누릴 수 있도록 지구를 물려주려면 살고 싶은대로 모든 것을 즐기며 살아서는 안되고 불편한 삶을 택해야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환경 위기에 대한 각성을 토대로 그는 인간이 공존하는 지혜를 가진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가 돼야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이 현명하다면 자기 집인 지구를 불태우겠는가" 라고 물으며 인간이 현명한 존재를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21세기에 걸맞는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모 심미우스는 통섭(consilience)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세상과 사물을 넓고 깊게 보는 통섭적인 인재가 되면 왜 절약하고 불편을 감수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통섭은 큰 줄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학문 각 분야 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지식의 대 통합을 꾀하는 것이다.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하버드대 생물학과가 주창한 것을 최 교수가 2005년 국내에 소개했다.
그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한 달째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첫날은 35분이 걸렸지만 이제 25분으로 시간이 단축됐고 건강도 좋아졌다. 이와같이 조금 불편하지만 지구를 살리는데 기여하고 자신에게도 유리한 길을 찾으라고 그는 제안했다.
미래학자이기도 한 최 교수는 오는 2020년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구 온난화이며 식량, 에너지, 물 등 자원 고갈도 문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물은 석유와 달리 대체가 안되기 때문에 강을 공유하는 나라 간에 물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석유는 시기의 문제일 뿐 고갈된다는데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음식은 내 고장 식품 먹기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해에서 잡은 새우를 태국에서 손질해 영국에서 먹을 정도로 식품이 너무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던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위험요소가 있다면 정부가 최선을 다해 위험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운하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대운하가 단순히 토목공사가 아니고 온갖 문제들과 모두 연결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통섭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9년 개미의 세계를 재미있게 소개한 개미제국의 발견을 출간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와 한국생태학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고 호주제 폐지 운동에 참여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와도 친분을 맺고 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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