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2010 잘츠부르크의 인형극 오페라

2008-07-30 アップロード · 283 視聴


(잘츠부르크=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다음달이면 연례축제를 벌이는 춘천인형극제의 강준혁 이사장이 한 번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유럽 같은 데서는 인형극이 단지 어린이들만 보는 극이 아닙니다. 어른을 위한 인형극이 많아요. 인형극으로 오페라를 하는 단체들도 있습니다." 주로 어린이에 국한된 국내 인형극 관객의 저변 확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잘츠부르크마리오넷극장(http://www.marionetten.at) 내 객석의 모습과 분위기는 그 말을 너무 실감나게 한다. 지난 21일 저녁 인형극 마술피리를 하는 300석 규모의 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90% 이상이 모두 어른이다. 오히려 어린이 관객들은 인형극을 좋아하는 어른 손에 이끌려 온 듯한 느낌이다. 무대가 작을 뿐 좀 멀리서 보면 실제 오페라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듯 인형은 만들어진 것이나 움직이는 것이 모두 정교하기 이를 데 없다. 이곳에서 어른 관객들이 인형극을 즐기는 것은 어린이 못지 않다. 객석에 퍼지는 웃음과 환호, 박수 소리는 그들이 인형극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인형극 마술피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파파게노 역) 등 세계적인 명성의 오페라 가수들이다. 그러니 인형극을 통해 훌륭한 가수의 목소리를 듣는 맛도 쏠쏠하다.

"이런 류의 인형극으로서는 여기가 처음이고 또 최고이죠."

이 극장 12명의 퍼페티어(인형을 조종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인 필립 니콜러스 브루너는 잘츠부르크마리오넷극단이 인형극 오페라의 원조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 극단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특수한 줄인형 조종기술 역시 이제 세계 여러 곳에서 배워서 쓰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유럽에서도 현재 인형극 오페라가 그리 많이 보급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체코 프라하의 한 인형극단체가 돈죠반니,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단체가 아이다 같은 작품들을 하는 등 유럽 몇 군데에서 (독자적으로) 인형극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있어요. 또 일부 소규모 단체들이 인형극 오페라를 만들고 있지만 인형극 오페라만 전문으로 하는 단체는 아닙니다."

잘츠부르크마리오넷극장의 역사는 생각 보다 훨씬 길다. 95년 전인 1913년 현재의 이 극장 예술감독인 그레틀 아이헤르(Gretl Aicher)의 할아버지인 조각가 안톤(Anton) 아이헤르가 만들어 3대를 이어가며 현재까지 극장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여름공연예술축제인 잘츠부르크페스티벌이 탄생하기 7년 전에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잘츠부르크마리오넷극장이 그간 제작한 인형극은 마술피리, 돈죠반니, 피가로의 결혼, 후궁으로부터의 유괴 같은 것으로 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각색한 것이다. 그러나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발레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연극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제작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잘츠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사운드어브뮤직을 각색해 처음 인형극으로 제작했다.

"사운드어브뮤직을 지난해 미국 동부 지역에서 초연했어요. 워싱턴DC, 볼티모어, 뉴욕 등 여러 도시에서 30회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올해 시즌부터 여기 잘츠부르크 무대에 올렸는데 역시 호응을 얻고 있어요." 브루너의 말이다. 미국에서 초연을 한 이유는 마케팅 차원이다. "큰 시장에서 성공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요.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 먼저 공연을 했고 여기 와서 하니까 사람들이 이미 입소문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요."

뉴욕의 경우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한 공간에서 공연했는데 공연 개시 수개월 전에 이미 티켓이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인형극 사운드어브뮤직에서 나오는 노래 역시 브로드웨이에서 활동중인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부른 것을 녹음한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인형극이다.

브루너는 백스테이지를 일일이 보여주면서 이 극장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보관된 인형들을 자랑한다. 이 극장의 창고 안에는 500여개의 인형들이 있다. 잘츠부르크마리오넷극단의 요즘 레퍼토리 작품 10개에 출연하는 인형들.

"인형극에는 작품에 따라 20-90개의 인형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한 인형을 움직이는 데는 12개 정도의 줄이 필요하죠."라며 그는 마술피리에 출연하는 타미노 인형을 꺼내 실제 인형의 동작 모습을 선보인다. "마술피리에는 저를 포함, 8명의 퍼페티어들이 막 뒤에서 인형을 조정합니다. 사실 여기 공간이 아주 좁지 않습니까? 그런데 막 뒤의 협소한 공간에서 퍼페티어들이 숨막힐 정도의 빠른 템포로 자리를 바꿔가며 인형의 동작을 극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관객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죠."

베를린 출신의 브루너는 대학에서 음악학과 영문학을 전공한 후 베를린청소년마리오넷오페라를 창단해 음악감독으로 지내다 2003년부터 잘츠부르크마리오넷극단에 합류, 퍼페티어를 하면서 행정 분야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인형을 움직이는 동작을 완벽하게 배우려면 6-8년 정도 세월이 흘러야 합니다. 여기서 개발한 독자적인 인형조종 기술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만 워크숍 등을 통해 가르칩니다."

브루너는 느닷없는 한국 기자의 방문에 약간은 놀란 듯 했다. "극장을 찾는 관람객 중에는 잘츠부르크 관광객 비중이 아주 높아요. 동양인들 중에는 일본과 중국 관객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예요. 그런데 한국 관객들은 별로 없었어요. 우리가 일찍 한국 공연을 하는 게 (홍보를 위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라며 아쉬움을 나타낸다.

영상취재 : 강일중 기자(편집위원실), 편집 : 김종환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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