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법특위, 설거지론 vs 선물론 `재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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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국회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특위의 4일 전체회의는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에 한차례 제기됐던 전.현 정권 책임 공방의 연장전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외교통상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법무부, 법제처 등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에서 사실상 쇠고기 협상의 큰 틀이 결정됐다는 `설거지론을,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합의했다는 `선물론을 각각 주장했다.

또한 여야 의원들은 야권이 제출한 가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국제통상 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야권 주장대로의 가축법 개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거듭했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국민의 건강권 및 검역주권 확보가 우선이라며 가축법 개정을 촉구했다.

◇설거지론 vs 선물론 =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배포한 질의자료를 통해 "작년 12월17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 관계부처회의는 사실상 노무현 정부시절 한미 쇠고기 협상의 마지막 회의였다"며 "향후 추진계획까지 만들어졌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최종 입장이 정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입장 정리에 이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12월18일 주한 미국대사에게 회의결과를 통보하고 미국측은 12월21일 회의결과를 수용, 사실상 협정서 서명만 남겨뒀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이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에 목을 맨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애이며, 오히려 차기 정부의 재협상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따라서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가 검역주권을 포기했다고 공격하는 것은 국민을 기망하는 것을 넘어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미국 렌더링업계(NRA.동물성사료가공업계)가 지난 2월9일 `30개월 이상의 연령 구분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정부가 인지했음에도 4.18 협상이 이뤄졌음을 거론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 선물로 바치기 위해 졸속적.굴욕적 협상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당 노영민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쇠고기 재협상 문서보장 요구를 거절했고 대신 대통령간 구두양해 사항으로 타결했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시장 잠식을 늦추거나 완화하려는 노력이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특히 지난 2월18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노 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전에 쇠고기협상을 타결하지 말 것 ▲쇠고기 협상과 FTA를 별개로 추진할 것 ▲쇠고기협상을 미국 요구대로 들어주면 한국의 FTA 비준이 어려워질 것 등을 조언했다고 소개하면서 "선경지명 아니냐"고 평가했다.

◇가축법 개정 논란 = 한나라당은 가축법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로 통상마찰 야기, 국제사회에서의 대외신인도 추락 등을 꼽았고, 민주당은 쇠고기 장관고시 자체가 위헌.위법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제분쟁에서 패소할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축법 개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가축법 개정이 한미간 국제법적 효력까지는 제한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 통상마찰 및 무역보복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같은당 박준선 의원은 "현 상황에서 국제기준 보다 높은 기준을 정당화할 충분한 과학적 증거제시가 어려울 것이며, WTO에서 우리가 패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미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통상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축법 개정을 추진할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한미 쇠고기 협정은 내용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거나 기망에 의해 이뤄진 협상으로 취소할 수 있으며, 국제법상 쇠고기 재협상은 가능하다"며 "또한 검역주권 포기 등을 내용으로 한 위생조건 장관고시는 위헌.위법"이라고 밝혔다.
kbeomh@yna.co.kr

촬영,편집:김성수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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