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 (23) 함인희

2008-08-06 アップロード · 522 視聴


"자녀에게 50등 안에도 못드는 아빠 자리 찾아줘야"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딸 집에 갔는데 사위가 집안일 하고 있으면 기분 좋으시죠? 그런데 아들집 갔는데 아들이 빨간 장갑끼고 나오면 기분이 어떠세요? 딸은 성공했으면 좋겠고, 아들은 내조받았으면 좋겠다 하시는데 불가능한 얘기죠. 이게 우리가 극복해야 할 친족문화입니다"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60일 연속 강연의 스물세번째 강사로 나선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49) 교수는 5일 다양한 통계자료에 더해 재치있는 농담과 구수한 입담으로 변화하는 가족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함 교수는 양성평등과 다양한 가족제도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저출산과 가정의 위기, 고령화를 우리 사회가 겪어온 가장 큰 변화로 꼽고, 그에 따른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의 가족이 위기라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옛날 가족은 좋기만 했을까요? 조선 시대의 가족은 끊임없이 죽음을 경험하는 생존 공동체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아니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가족이었고, 여자들에게 출산은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죠"

가족이 축복이 된 것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뒤부터이고 여성들의 출산이 축복인 것도 의학기술이 발달한 이후부터라며 옛날 가족을 이상화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재 가족이 겪고 있는 위기는 무엇일까.

가족정책이 시작된 1960년대의 출산율은 6.2명이었으나 최근 1.03명까지 떨어졌다. 함 교수는 이 수치를 "국가적인 재난"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는 성장동력으로서 적정인구가 필요하지만 가족 차원에서 자녀의 효용가치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죠. 아이 하나를 두고 국가와 가족, 여성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는 겁니다"

함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없는데 국가는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녀 문제는 개별 가족의 고민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대책과 기업의 해결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급격히 올라간 이혼율이 보여주는 불안정한 가정이다.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부모-자녀 관계가 중요했던 예전 가족에 비해 부부간의 사랑이 중요해졌고, 그 사랑은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는 것.

"경치 좋은데서 중년 남녀가 다정하게 팔짱끼고 대화하는 사람들은 부부가 아니라 불륜이라죠? 우리나라의 가족 문화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부부 문화입니다. 앤서니 기든스가 말한 성숙한 사랑, 결혼 속에서 익어가는 사랑이 우리 가족의 숙제입니다"

함 교수는 그 중에서도 가족에서 소외된 아빠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일을 강조했다.

"초등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연예인이나 위인 다음에 엄마가 15-16등 쯤이래요. 그런데 아빠는 50등 안에도 못드니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아빠의 자리를 찾아줘야 합니다"

또 육아와 출산 문제로 사장되고 있는 고학력 여성들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정부 정책과 육아와 노인 프로그램 등 친가족주의적 정책을 펴는 기업 정책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함 교수는 고령화 시대를 보는 새로운 관점의 중요성을 말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는 왜 잠자는 토끼를 깨우지 않았나라고 물을 수 있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거북이는 토끼가 잠자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토끼를 깨워 (더빠른) 토끼의 등에 업혀 함께 가는 것이죠."

"노령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류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새롭게 디자인 해 볼 수도 있죠. 가족 안에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돌보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예전의 경험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eoyyie@yna.co.kr

영상취재.편집 : 이재호PD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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