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실패..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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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금연구역이라고요? 전혀 몰랐는데요"

올해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부산 지역 지자체들이 앞다퉈 해수욕장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했으나 피서객들은 금연구역 지정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5일 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담배를 피는 젊은 남녀로 가득했다. 서울에서 온 김경근(28) 씨는 "해수욕장이 금연구역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실외에서 담배피는 것도 법에 저촉되느냐"고 반문했다.

이동성(29) 씨 역시 "해수욕장에 담배 피는 사람이 하나 둘도 아니고 지켜지지도 않을 것이 뻔한 금연구역은 뭐하러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지난해 백사장과 동백섬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조형물을 세워 쏠쏠한 홍보 효과를 봤다.

해운대구청은 지난해의 경험을 되살려 올해도 발빠르게 해운대해수욕장을 감싸는 호안도로까지 금연구역을 확대했으며 관내의 또다른 해수욕장인 송정해수욕장도 금연구역으로 선포했다.

그러자 다른 지자체들도 이에 뒤질세라 해수욕장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하고 나섰다.

수영구청은 광안리해수욕장과 호안도로 조깅코스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서구청 역시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선포하고 금연조형물을 세웠다.

그러나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은 처음부터 실패가 예견된 `이벤트였다. 현행법상 실외흡연을 금지할 수 있는 법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증진법은 제9조 4항에서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당해 시설의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거나 당해 시설을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으로 구분해 지정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강증진법이 규정한 `시설에 실외의 해수욕장은 포함되지 않는다. 때문에 금연구역 지정 당시 각 구청 담당 공무원들조차 `강제규정이 없는 금연구역이 잘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수욕장 개장 후 한 달 여가 지난 현재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은 예상대로 실패했다.

각 해수욕장은 담배를 피는 피서객들로 넘치고 있으며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한 해수욕장의 금연조형물은 낙서로 더럽혀진 상태다.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은 실효는 고려하지 않고 홍보효과만 노린 전시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kind3@yna.co.kr

촬영,편집 : 노경민 VJ(부산취재본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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