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비검속 희생자 합동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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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주=연합뉴스) 홍동수 기자 = "이곳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희생당한 모든 신위께서는 이곳에 강림하시어 그동안 쌓인 한을 푸시고 극락왕생하시옵소서."

음력 7월 7일인 7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열린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제1회 합동위령제는 추모비 제막식에 이어 한국전쟁 당시 억울하게 학살된 200여명의 영령들을 일일이 호명하는 초혼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백조일손유족회, 만벵디유족회 등으로 나뉘어 봉행됐던 위령제를 지난 해 1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8월 발생한 제주 예비검속 섯알오름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학살터 앞에 추모비를 세우고 58년 만에 처음으로 합동위령제를 갖게 된 것이다.

과거사위원회가 확정, 발표한 제주 예비검속 희생자는 218명. 경찰의 공식 문서에는 249명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날 초혼에서는 백조일손묘역의 132 신위와 만벵디묘역 62 신위 등 194위가 구체적으로 호명되는 데 그쳤고, 그 외 이곳 섯알오름학살터에서 희생당한 모든 신위로 일괄 호명돼 아직도 진실규명 작업이 완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오명수 백조일손유족회장은 주제사를 통해 "58년이란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에 희생당한 이곳에 위령비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그저 잡초가 우거진 음산한 곳으로 방치해온 죄, 그 누구를 탓하겠느냐"고 그동안의 한을 정리한 뒤 "완전한 명예회복은 (과거사위의) 권고사항에 따라 법률적, 제도적 후속조치들이 이뤄져야 진정한 명예회복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후속조치에 대한 정부와 도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전쟁을 비롯한 어떠한 국가 위기상황 속에서도 국민의 인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섯알오름 비극이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며 "폭력의 역사로 얼룩진 상처를 서로가 위로하고 치유해 제주를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쉬는 명실상부한 평화의 섬, 풍요로운 국제자유도시로 만들어가는 대장정에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안병욱 위원장은 "제주도에서 발생한 국가공권력에 의한 희생사건의 진실규명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유족 여러분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진실규명과 화해 실현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하늘과 땅, 저승과 이승 다리놓아/ 미리내 길 위로 산 자 죽은 자 만나네/ 녹은 살 식은 피 흩어진 뼈/ 온전히 새 숨결로 살아 다시 만나네.

이날 첫 합동위령제는 김경훈 시인의 섯알 오름길 추모시 낭독과 추모의 노래, 진혼무 등으로 마무리됐다.

섯알오름 예비검속 사건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 7∼8월 경찰이 요시찰인 및 불순분자로 분류한 민간인 200여명을 해병대 사령부 모슬포 부대 제5중대 제2소대원과 제3대대원이 제주 남제주군 대정면 상모리(현재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에 위치한 동굴에 끌고가 집단으로 총살한 뒤 암매장한 사건이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9일 이를 한국전쟁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촬영,편집: 홍종훈VJ (제주취재본부)
ds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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