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사령관 "주한 유엔군사령부 기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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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 유엔군사령부의 기능 및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미국이 유엔사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을 지원하는 쪽으로 임무가 변경되는 주한미군의 기능을 일부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벨 사령관은 9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내가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유엔사 문제"라면서 "유엔사령관은 미래 주한미군의 한국군에 대한 지원 역할과 유사한 지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미래 분쟁시 유엔사가 중요한 역할을 분명히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12월에는 지휘 서신을 통해 유엔사의 역할과 임무를 변경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이라는 세 개의 모자를 쓰고 있는 그의 이런 발언을 의례적인 수사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점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는 벨 사령관이 "유엔사 회원국들은 억제력 제공 지원과 잠재성 있는 전쟁을 지원토록 요청받을 것", "한국군 병력을 지휘할 수 없는 유엔사령관은 정전유지 및 잠재적 위기 고조에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밝힌 데서도 읽을 수 있다.
특히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유엔사가 전구(戰區)사령부로서의 기능을 수행해 한국군을 지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현재 연합사령관이 행사하는 한반도 전작권은 한미 합의에 따라 2009년~2012년 사이 한국군으로 이양된다.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이양되면 주한미군은 우리 군을 지원하게 되며 유엔군사령관도 한국군을 독자적으로 지휘하는데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을 지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관이 우리 군을 지휘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군사, 외교, 국제법 측면에서 정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한미간에 이와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의 역할 및 임무, 유엔군사령관의 지휘권 범위 등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지를 협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측이 1995년 중립국 감독위원회 대표단을 강제 철수시킨 뒤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중감위 역할을 벨 사령관이 뜬금없이 강조하고 나선 것도 유엔사의 역할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벨 사령관은 이날 "유엔사 임무나 역할이 수정될 때 중감위는 반드시 모종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면서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중감위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평화협정 체결 후에는 중감위에 대한 다른 접근 방법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면서 "예산도 지원돼 기능을 발휘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중감위는 기능을 발휘해야 하고 평화협정 체결 뒤에도 약간 변형된 형태의 중립감독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중감위 대표단인 체코와 폴란드를 강제 철수토록 하면서 기능이 정지된 중감위가 유엔사의 의지대로 부활한다고 하더라도 북측의 호응 없이는 반쪽기구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유사시 중재임무를 수행하는 기구가 있어야 하는데 중감위가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정전협정 유지 측면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군 일각에서는 벨 사령관이 중감위 예산을 언급한 것은 한국군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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