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항일가 CD로 나왔다

2008-08-11 アップロード · 157 視聴


마지막 구전자 71세 해녀가 불러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우리들은 제주도의 가엾은 해녀들/비참한 살림살이 세상이 안다/추운 날 무더운날 비가오는 날에도/저바다 물결위에 시달리는 몸/..배움 없는 우리 해녀 가는 곳마다/저놈들은 착취기관 설치해 놓고/우리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 간다/가엾은 우리 해녀 어디로 갈까

전국 최대 규모의 여성 항일운동인 제주 해녀 항일운동 당시 불렸던 해녀 항일가가 처음으로 CD로 제작됐다.

제주특별자치도해녀박물관은 1931년 가을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제의 수탈조직으로 전락한 제주도해녀어업조합에 항거하기 위해 제주의 부속섬인 구좌읍 우도면과 성산읍 일대에서
불타 올랐던 해녀 항일운동 당시 불렸던 해녀 항일가를 담은 제주 해녀의 노래라는 CD를 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녀 항일가는 사회주의 이념 하에 민족해방을 목표로 활동하던 제주지역의 비밀결사인 혁우동맹의 일원인 우도 출신의 해녀인 강관순(1909∼1942)씨가 1933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검거돼 2년 6개월간 옥고를 치르던 중 지은 총 4절의 노래로 당시 도쿄행진곡의 곡조에 맞춰 작사한 것이다.

강씨는 항일 비밀결사의 핵심조직원으로, 해녀를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지원하는 등 해녀들에게 항일 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에 제작된 CD에는 이 노래를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현존 해녀인 김춘산(71) 할머니의 목소리가 실려있다.

마지막 구전자(口傳者)인 김씨는 12∼13살 때 언니들과 함께 부르던 이 노래의 1∼3절을 지금까지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가 1996년 우도의 선착장에 시비(詩碑)를 세우게 되면서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 듣는 사람들은 무슨 노래인가 하겠지만 우리 해녀들은 이 노래를 들으면 아주 가슴이 아프다"며 "해녀들의 가정을 하나하나 상상하면서 들을 때는 아주 슬프고 의미가 깊은 노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마을에서 제일 나이 어린 해녀가 50살인데 더 배우는 사람이 없어 앞으로 해녀들이 없어질 것 같다"며 "해녀가 없어져도 자식들에게 옛날 해녀들은 이렇게 살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CD제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CD에는 김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4절을 알리기 위해 김효진.차윤선 어린이가 노래한 해녀 항일가 1∼4절이 별도로 실려 있다.

또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1호인 해녀노래와 돈을 벌기 위해 육지부로 출가한 해녀들이 물질을 하며 고향과 가족을 그리며 부른 출가 해녀의 노래, 해녀들이 여흥을 즐기며 불렀던 해녀 놀이요 등이 담겨 있다.

제주특별자치도해녀박물관은 이번에 제작한 CD 500여장을 도내 어촌계에 배포해 해녀들에게 해녀 항일가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도내 여성단체와 수협 등에도 제공하고 박물관 뮤지엄샵에서 장당 5천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좌혜경 연구사는 "해녀 항일가가 공식적으로 녹음돼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마지막 4절이 실제 노래로 불려본 것도 처음"이라며 "CD에는 국.영문 설명을 곁들인 가사집이 함께 실려 있다"고 말했다.

제주 동부지역의 해녀들은 일제 강점기인 1931∼1932년에 일제가 부당하게 입어료를 물리고 어획물 판매권을 독점하는 등 해녀들을 수탈하자 집단으로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주재소를 습격하는 등 격렬한 항일운동을 했다.

khc@yna.co.kr

촬영, 편집 : 홍종훈VJ(제주취재본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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