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경제인.정치인 사면은 법치주의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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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송진원 기자 = 12일 단행된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비리 경제인과 정치인이 대거 포함된 데 대해 시민ㆍ사회ㆍ노동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성명에서 "청와대는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를 고려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법정의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로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의한 국정운영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형이 확정된 지 불과 수개월밖에 되지 않은 비리 재벌총수들을 특별사면시킨 것은 반(反) 시장주의적 처사"라며 "선거사범과 공무원 징계자들을 대거 사면한 것도 대통령이 국민의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날 법무부에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과정과 내용에 대한 회의록 자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며 만일 정보공개청구가 거부될 경우 법원에 정보공개거부 취소소송을 내기로 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재벌총수에 대한 무차별적 사면은 대통령이 내세우는 법과 원칙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며 "재벌총수 사면과 경제살리기의 어떤 상관관계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면은 철회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또 "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사면권을 남용해 재벌총수들의 죄를 면해줄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을 위배한 재벌총수들의 불법행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논평을 내 "정몽구, 최태원, 김승연 등이 사면대상에 포함됐지만 과연 어떤 근거를 가진 것인지 알 길이 없다"면서 "법원 판결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휴짓조각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기업인 범죄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마당에 정부가 특별사면으로 허술한 족쇄를 풀어주는 것은 법치주의를 밑바닥부터 흔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도 기자회견을 통해 "오히려 비리를 저지른 재벌을 엄벌하는 것이 경제 살리기에 필요한 일"이라며 "감옥에 있는 500여명의 양심수들을 사면하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이 제대로 된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논평을 통해 "경제인 특별사면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를 나타내는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일"이라면서도 "정치인과 공직자 비리는 전적으로 개인적 선택에 따른 불법행위였음에 비춰볼 때 좀 더 강력한 처벌과 징계가 필요하다"며 정치인과 공직자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노동계도 정부의 특별사면ㆍ복권조치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된 노동자가 800여명에 이르지만 특별사면에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사면권을 범죄기업인에게만 편향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속 간부 13명이 사면되거나 복권된 한국노총도 대변인 논평에서 "여러 간부들이 포함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민주노총 집행부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촬영.편집:지용훈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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