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39)윤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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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중심 체제 당분간 지속될 것"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현재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른다. 통상 이 비율이 4%대에 이르면 위험 신호로 해석한다. 1996년 우리나라도 GDP의 4.2%(231억 달러)에 달하는 경상수지 적자를 내고 이듬해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왜 미국에서는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달러가 부족하면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 급한 불을 끄면 되기 때문이다. 달러가 전 세계의 기축통화여서 가능한 일이다.

1945년 이후 계속돼 온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최근 흔들리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세계 경상수지 불균형(글로벌 임밸런스)이라는 두 개의 초대형 악재가 동시에 터진 탓이다.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경영학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 중심 제도는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에서 이뤄진 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 `달러 중심제도의 위기와 전망을 통해서다.

사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기는 이번에 처음 불거진 것은 아니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배경부터 살펴보면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미국 워싱턴 근교의 브레튼우즈에서 44개국 연합국 대표들이 모여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금융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를 기축통화로 정했다. 미국이 언제든지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기로 하면서 각국이 달러에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전 패배 등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쌓이고 달러가치가 떨어지자 각국에서 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1971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때가 달러의 첫번째 위기였다.

2차 위기는 1980년대 레이건 정부 때 발생했다. 조세감면과 국방비 과다 지출 등으로 인한 재정적자에다 무역적자까지 겹치는 쌍둥이 적자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고, 미국은 1985년 플라자 합의(엔화환율 절상을 유도하는 국제적 합의)를 통해 난국을 타개했다.

3차 위기는 글로벌 임밸런스(불균형) 현상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아시아권의 구조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특징인 글로벌 임밸런스 현상이 미국 경제 및 달러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윤 교수는 "달러가 엄청나게 풀려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은 곧 달러의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고 이는 보유자산의 가치 하락은 물론 국제금융시장의 근본적인 위기가 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교수는 그렇다고 달러 중심 제도가 금방 흔들릴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조건인 `신뢰와 `공급 여력을 여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 조건은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달러가 신뢰를 얻으려면 미국이 어느 정도 무역 균형을 이뤄야 하지만, 반대로 달러를 전 세계에 공급하려면 미국은 무역적자를 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모순된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통화가 아직까지 전 세계에 달러밖에 없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달러 중심 체제가 향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감안해 개인과 국가가 슬기로운 의사 결정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행이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풀어 외환보유액이 일부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최근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물가를 어느 정도 희생해서라도 달러를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통해 수출을 장려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fusionjc@yna.co.kr

영상취재.편집 : 이재호PD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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