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주년, 60일 연속강연 (58)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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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압축적이고 돌진적인 성장을 이룩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이중 위험 사회에서 얼마나 현명하게 위험 요소들을 관리하는가이다."

9일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 연속강연 역사, 미래와 만나다의 쉰여덟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재열(47)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안전과 위험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재난을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봤다.

그는 재난을 오랜 기간에 걸쳐 한 요인이 다른 요인을 낳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폭발하는 후진국형 단순증폭형 사고와 복잡한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선진국형 복잡돌발형 사고로 나누고 "우리 사회가 이 두가지 사고가 잠재된 이중 위험 사회에 들어섰다"고 규정했다.

단순증폭형 사고로 1990년대의 대표적인 재난인 성수대교 및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꼽았다.

그는 ▲높은 위험 추구 성향 ▲집단과 제도간 조정의 실패 ▲긴급구난 체제의 문제 ▲부패와 공적 신뢰의 붕괴 등의 요인이 축적되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또 대구지하철 폭발 사고를 기점으로 우리 사회도 선진형 복잡돌발형 사고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사회의 급속한 변화가 물질적 풍요를 갖고 왔지만 빠른 성장에는 여러 위험이 압축돼 있었다"며 "그러한 위험 요소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대형 재난이나 외환위기를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그랬다면 미래의 재난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그는 "과거에는 경제적 문제가 정치적 갈등의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위험 문제를 어떻게 분배하고 누가 그러한 위험을 부담해야 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재난의 한 측면으로 관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다가와 많은 혼란이 있었다. 차분하게 대응했더라면 쉽게 넘어갈 수도 있었던 문제에 너무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광우병 소가 대부분 영국에서 발견됐고 피해자도 대부분 영국인이었지만 정작 영국인들은 광우병의 위험을 저평가하고 있었던 반면 광우병 피해가 전혀 없었던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매우 위험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우리도 현존하는 피해 때문이 아니라 예상은 할 수 있으나 그 실체를 알지 못해 과민반응을 보인 부분이 있었고, 그것이 사회적 증폭과정을 거쳐 이러한 갈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우리 사회는 위험을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갈등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심각한 불신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뢰받는 기관이나 집단의 논리는 신뢰감을 주는 측면이 있어,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미래의 재난을 비켜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게 이 교수의 결론이다.

mong0716@yna.co.kr

영상취재.편집 : 이재호PD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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