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사법체계 비판한 박동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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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고양=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2년 8개월 그리고 나흘만에 우리나라에 왔군요. 내 땅을 다시 밟게 된 심정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대한항공 여객기편으로 뉴욕을 떠나 12일 오전 4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박동선(73) 씨는 입국장에서 출영나온 친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사무실에 먼저 가보고 싶다"며 서울 한남동의 무역컨설팅업체인 파킹턴사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한국차인(茶人)연합회 회원들과 잠시 환담하며 휴식한 뒤 건강 검진을 위해 일산 백병원으로 떠났다.
박 씨는 차량에 동승한 연합뉴스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줄곧 자신이 결백하며 미 연방경찰에 "불법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옥살이에 대해서도 "미국의 일부 보수파중 유엔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유엔의 전.현직 고위간부 등을 옭아매기 위해 억지로 조작해내는 과정에서 내가 희생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의 사건조작과 배심제 등 미국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신랄히 비판하고 자국민 보호의식 결여 등 문제점에 대해 격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씨는 그러나 "감옥에 있는 동안 내 자신을 성찰하면서 인생공부를 한 것이나 50여년간 현지에 살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미국사회의 그늘진 모습을 새로이 알게된 만큼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며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여생을 의미있게 생각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씨와의 일문일답.
-- 미 검찰은 이라크의 석유-식량계획 과정에서 (박 씨가) 거액을 수령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2년 넘게 비리혐의를 찾으려 애썼지만 못찾아내자 로비스트 미등록 문제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 "불법 납치됐다"고 주장해왔는데...
▲운하 사업과 관련해 파나마를 다녀오려고 멕시코에 갔다가 현지 이민국 관계자들에 의해 추방형식으로 미국 휴스턴행 비행기에 탑승한 뒤 휴스턴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체포됐다. 외국인(한국국적)에다 미국 비자도 없는 나를 불법으로 입국시켜 FBI측과 미 이민국간 갈등을 빚은 것만 봐도 미 검찰이 얼마나 무리수를 뒀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판사도 불법납치의 문제점을 인정했다고 한 의미는.
▲불법납치의 문제점에 대한 진정서를 법원에 낸 것이 받아들여졌다. 판사가 이 점을 감안해 45일간 휴식할 수 있도록 미국내 체류를 허가해줬는데 이민국이 반대해 곧바로 귀국하게 됐다. 이는 미 언론들과의 접촉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귀국할 때 내 서류를 보니까 불법입국 혐의까지 뒤집어씌웠다. 이민국 관계자에게 항의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해해달라"고 하더라. 민주주의와 인권,자유의 가치를 늘 강조해 온 미국의 법체계가 이렇게 엉망인 줄 몰랐다.
-- 이 문제와 관련 주미 대사관 등에 지원을 요청했나.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냈지만 이렇다할 소식이 없었다. 나는 한국계 미국인도 아니고 종로구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엄연한 한국인이다. 뉴욕 교도소에 있을 때도 총영사관에서 두 차례 면회를 왔으나 내 얘기를 경청한다기보다 형식적인 방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1976년 코리아 게이트 사건 때만해도 박정희 대통령이 적극 나서서 한-미 합의 끝에 면책을 받는 조건으로 의회(하원 프레이저 청문회)에서 증언했었다.
-- 찰스 랑겔 하원 세입위원장(민주당) 등 미 의회에 절친한 친구가 많다는데.
▲미 의원들이 구명운동을 하려 해도 한국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니 어렵다는 얘기도 나오더라. 그런데 일본의 한 참의원을 비롯한 의원 36명이 연명으로 미 정부에 "미.한관계 뿐 아니라 일.미관계를 위해서라도 박 회장을 속히 석방해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 랑겔 위원장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의회 비준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 있는가.
▲랑겔 위원장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FTA의 의회비준을 위해 먼저 의원들을 상대로 FTA가 양국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시켜야 한다. 이렇게 의원들만 움직일 수 있다면 11월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민주당)가 당선되든, 매케인 후보가 승리하든 협정 비준은 큰 문제가 안될 것이다.
-- 수형 생활중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2006년 1월 체포된 후 플로리다 구치소에서 한동안 아주 힘들게 지냈다. 이후 뉴욕의 웨체스터 연방교도소와 보스턴의 데븐스 연방교도소로 옮겼는데 수형 기간중 1년 8개월은 해를 보지 못했다. 신장이식 수술(2003년)을 받은데다 고혈압과 당뇨 치료를 제대로 못받아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최근에는 어릴 때 이미 앓았던 홍역까지도 앓았는데 죽다가 살아난 느낌이었다.
-- 향후 계획은.
▲우선 병원에서 일주일 가량 휴식을 취하고, 천천이 생각해보겠다. 에너지 문제가 국가 경제발전에 워낙 중요한 시기가 된 만큼 기회가 된다면 노하우와 인맥을 활용해 나이지리아,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의 유전 확보 등 정부의 에너지 외교 등을 지원해보고 싶다. 또, 에너지 부족 시대에 원자력이 불가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한국형 원자로 기술 수출을 모색하는 일도 해보고 싶다. 또, 감옥살이하면서 흑인 청소년들의 불우한 삶에 눈뜨게 되면서 귀국하면 청소년들 돕는 일에 앞장서 보겠다는 생각도 했다.

영상취재: 홍덕화 기자 (한민족센터) , 편집: 김지민VJ

duckhw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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