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초대석 한완상 전 적십자사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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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와병설, 신중하게 대응해야"
"민족이익ㆍ국가이익 합치돼야 정체성 회복"
내달 출간 예정으로 한국교회 비판서 집필중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편집위원 =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원로(元老)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워졌다. 설령 원로의 목소리가 있다고 해도 과거와 달리 귀기울이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유는 있을 것이다. 주범은 인터넷일지 모른다. 키워드만 처넣으면 요술방망이가 신통력을 부리듯이 궁금한 것을 모두 알려주는 판이니 말이다. 또한 상대가 나와 다른 이념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외면해버리는 이분법적 이념갈등도 문제다.
그러나 인터넷이 아무리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해도 단순한 지식과 정보에 불과할 뿐 원로 어른의 경륜과 경험, 지혜를 어찌 흉내낼 수 있겠는가. 나와 다른 견해, 비판적 목소리일수록 더욱 곰새겨 들어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자택을 찾아갔다.
1936년생이니 70대 나이다. 암울했던 시절, 양식 있는 지식인으로 군사정권과 맞서 재야활동을 벌였던 그는 대학 강단에서 추방되고 잇따라 연행 감금 조사를 받는 고통을 당해야 했다. 하지만 고진감래라고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 때 통일과 교육을 담당하는 부총리를 두 차례나 역임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대학총장을 거쳐 대한적십자사 총재까지 지냈으니 원로의 한 분임에 틀림없다.
노후를 어떻게 지내시느냐고 묻자 "굴곡 많은 내 삶을 정리하는 책을 써야지요"라고 말한다. 내달 말쯤 또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막바지 집필 중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고언을 담은 내용이라고 귀띔한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현안에 대해 그는 비판적인 시각과 소신을 거침없이 그러나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 최근 이슈 가운데 하나가 종교차별을 내세운 불교계의 반발입니다. 대통령이 유감의 뜻을 밝혔는데 종교와 정권이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요.
▲ 먼저 정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종교인 불교종단으로부터 종교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을 서글프게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번 불교종단의 비판은 우발적이고 일회적인 사건 같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염려하는 것이지요. 우리 제도 기독교에 대한 불만은 아닌 것 같고요. 대통령이 표상하는 일부 보수기독교 교단에 대한 염려와 비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 근본주의적인 입장,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소위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적 신앙형태와 같은 모습에 대한 비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사과하신 것은 잘하신 것이고요. 다만 좀 아쉬운 것은 내가 부덕해서 이렇게 됐다며 대통령이지만 종교인이니까 종교인답게 진솔한 사과를 했더라면 또 생길 가능성이 있는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데 좁은 의미에서 정치인다운 발언을 하셨어요. 마치 일부 국가공무원들이 불교종단에 대해서 잘못된 행동을 한 것처럼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하신단 말이지요. 사실은 사과를 할 수 있는 힘이 가장 도덕적입니다. 종교인일수록 자기의 추한 모습을 과감하게 드러낼 때에 감동을 줍니다.
-- 대통령의 사과를 계기로 사태가 잘 수습되면 좋겠습니다. 기독교 관련 책을 여러 권 쓰셨는데 한국의 기독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 한국기독교 얘기를 하기 전에 종교와 정권 간의 관계를 물으셨는데 거기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군요. 집권 세력이 어떤 특정종교와 관계없이 인간의 기본권을 탄압하거나 위축시킬 때 종교는 그런 집권세력에 대해서 종교적인 양심으로 비판하게 되어 있습니다. 신앙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의 하나이기 때문에 신앙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을 훼손하거나 위축시키는 정권에 대해서는 종교인이 마땅히 항의하는 것, 이것은 종교인의 의무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권력이 특정 종교의 입장에 서서 다른 종교를 차별할 때는 정치와 종교의 관계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분리가 되어야죠. 권력 자체가 어떤 특정한 종교의 입장에 설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모든 국민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는 마땅히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합니다.
한국 기독교는 지금 심각한 위기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단일교회가 서울에 있고요. 세계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와 감리교회도 서울에 있습니다. 교회를 규모로 서열을 매기면 1등 하는 교회가 조그마한 한국에 그렇게 많습니다.
일부 대형 교회를 보면 대개 몇 가지 현상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큰 교회일수록 권력세습화가 이뤄집니다. 우리가 북쪽에 권력을 세습화한다고 욕을 하잖아요. 그런데 대형교회는 교회인데도 종교인데도 권력세습화가 생기구요. 대형교회일수록 21세기 정보화시대에 맞지 않는 톱다운식 경영을 합니다. 목사님들이 교주 같은 권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민주적으로 바텀업이 아니고 톱다운으로 내려가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조직적 특징을 가지고 대외적으로는 굉장히 공격적이고 확장주의적인 선교활동을 합니다.
이걸 아주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은 제국주의적인 확장주의라고 합니다. 종교적 제국주의인 셈이지요. 대형교회의 외형적인 특징이 더 염려스러워요. 본질적으로는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느냐 하면 그들은 종교적인 승리주의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확장을 마치 그 자체가 종교적인 성공의 지표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형교회가 갖고 있는 본질적 결함은 뭐냐 하면 그런 교회에는 예수의 선교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의 흔적을 찾기가 힘듭니다. 특히 갈릴리의 예수, 실제로 사셨던 역사적인 예수의 활동을 거기서 확인하기가 힘듭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이랬거든요. 예수가 그 당시 로마 철권통치 밑에서 경제적으로 수탈당하고 정치적으로 억압당하고 그야말로 문화적으로 차별받았던 못사는 민중들, 밑바닥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그들이 아플 때 병을 낫게 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되니까 사람들이 구름처럼 따랐습니다. 성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구름처럼 따르면서 이 사람을 우리가 임금으로 만들면 먹는 문제는 해결되겠구나. 질병으로부터 해방시켜주겠구나. 요즘 말하면 복지정책이지요. 이런 것 잘해주겠구나 해서 예수를 왕으로 삼으려고 했을 때 예수가 택한 선택은 피해서 산으로 가서 조용히 기도했어요. 그 유혹을 물리쳤다구요.
그리고 자기한테 와서 병 나은 사람이 따라다닐려고 그럴 때도 나를 따라올 것 없이 너는 가라, 가서 하나님이 너에게 베푼 사랑을 증거하라, 이렇게 풀었다구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형교회가 그저 많은 사람이 올수록 좋거든요. 이것은 뭘 의미하는가 하면 본질적으로 한국기독교가 규모가 크면 커질수록 예수를 잃게 되는, 예수가 없는 교회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지요.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과 관련해 북한 정세에 세계각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북한의 최고 지도자 건강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공개적으로 예민한 반응을 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쪽 지도자 이후의 권력체제를 전망하거나 급변사태가 오면 강력하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과 같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까발리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미 백악관 대변인도 북한당국이 스스로 이 문제를 밝힐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미국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치 급변사태가 오는 것처럼 전제하고 그에 대응책을 완벽하게 세워야 한다고 나서는 것은 북한정부를 굉장히 당혹시키는 얘기일 것입니다.
급변사태라고 할 때 우리는 작전계획 5029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작계 5029에 대해서 중국당국도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어떤지도 확실히 모르면서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전제로 하고 만반의 대응책을 세우라 하는 얘기는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안됩니다. 과거에 남북정상회담 하기로 했다가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잖아요. 당시 대통령이 안보대비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데 그게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굉장히 신중하거든요. 이런 문제에 대해 정책당국자나 대통령께서 국가안보회의에서 은밀하게 얘기할 수는 있지만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통일 부총리를 역임하셨습니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요.
▲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알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이야기해야 합니다. 꼬인 것이 기술적인 정책에서 꼬인 것이 아니고 근본적인 자세에서 꼬인 것 같아요. 북한에 대한 초기 대응에서 실수한 것은 기본적으로 여기서부터 나온 것 같아요. ABR이라구 들으셨지요. anything but 노무현.. 이런 입장과 잣대로 대북정책을 펼 자세를 가졌어요. 인수위 때부터 그런 게 나타났지요. 부시가 대통령이 됐을 때 내세운 것이 ABC 아닙니까. anything but 클린턴.. 클린턴 냄새가 나는 것은 아무것도 안하겠다, 클린턴 아니면 뭐든지 좋다. 이것이 ABC였단 말이에요. 그런데 현 정권이 출범 초기부터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기 때문에 이 기간 남북간 관계됐던 모든 것은 안하겠다, 이 같은 잣대로 대북정책 발언을 하기 시작하면서 꼬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를 몇 가지 든다면 인수위 때 통일부 없애자, 외교부 산하에 두면 된다. 이런 생각이었거든요. 지난 10년 동안 통일부가 상당한 힘을 가졌습니다. 제가 15년 전 YS 밑에서 통일부총리 할 때보다도 통일부의 힘이 더 커졌어요. 그런데 우리가 세계에서 분단된 유일한 국가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분단은 우리에게 심각한 민족적 국가적 문제이고 역사, 정치적 문제입니다. 남북문제를 특수한 중요성에서 보지 않고 국제문제의 하나로 외교부에 귀속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아주 잘못된 것이지요. 국제업무를 다루는 외교부에 귀속시키면서 남북관계는 한미동맹 관계가 강화되면 저절로 잘될 것이다 이런 식의 발언을 했는데 아시다시피 남북문제와 한미관계 문제는 분단 60여 년 동안 항상 제로섬 관계였습니다.
남북관계가 잘되면 한미관계가 잘 되어야 하는데 이 둘 관계는 늘 모순, 긴장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풀려면 어디서 풀어야 하느냐 하면 남북관계가 잘되는 방향으로 한미관계를 펼쳐야 됩니다. 그렇게 되려면 북한과 미국 관계가 잘되도록 우리 정부가 주체적으로 역량과 외교력을 발휘해서 노력하게 되면 자연히 남북관계는 좋아지게 됩니다. 북에서 볼 때 남측 정부가 미국과 힘을 합쳐서 북측을 목 조르려고 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워싱턴에 영향력을 발휘해서 자기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인식이 있게 되면 남북 관계는 좋아집니다.
항상 북미관계를 개선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 여기에 고심해야 하는데 그 발상을 확 뒤집어가지고 워싱턴과 서울 간 관계만 좋아지면 서울과 평양 관계는 좋아진다는 건 나 같은 실무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볼 때 굉장히 순진하고, 뭐라 할까, 참 잘못된 발상이거든요. 북한을 긴장시키는 거죠. 북한만 긴장시킵니까. 한미 동맹관계가 강화되면 남북관계가 잘된다는 발상은 중국도 긴장시킵니다. 업무보고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선언은 1991년에 체결되고 1992년 공포된 남북기본합의서다. 그리고 6.15와 10.4 선언은 언급도 안했어요. 아주 무시한 거지요. 그런데 현 북한정권은 어떤 정권인고 하니 6.15와 10.4를 가장 중요한 남북관계의 기준으로 보거든요.
이것은 본질적으로 반북적 정권이구나 이런 생각을 갖게 했지요. 게다가 더 심각한 문제가 나온 것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장 집약적으로 요약된 비핵개방3000이지요. 초기의 북한은 이를 나쁘게 보지 않은 것 같아요. 저거 잘하면 노무현, 김대중 정부 때보다도 더 실용주의적으로 잘되겠구나 했는데 이를 어떻게 얘기했느냐 하면 비핵이 되지 않으면 개방과 3000은 없다. 비핵이 먼저 되어야만 개방과 북한주민의 1인당 소득이 3천 불로 올리는 일을 해주겠다. 그런데 이것은 굉장히 잘못된 발상인데 말이지요.
비핵은 국제적인 트랙에서 해결되어야 할 국제문제입니다. 6자회담 틀 안에서 잘되고 있어요. 그거 안되면 여타 것 안된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문제를 설정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국제적 공조로 북한을 다시 옥죄는 전형적인 냉전적 정책이구나 그런 판단을 가지게 된 겁니다. 사실 그것을 이렇게 얘기했으면 좋았지요. 비핵은 국제트랙이니까 6자회담에서 신속하게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동시에 병행해서 남북 간에는 6.15와 10.4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경제, 문화교류를 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하면서 동시에 그 결과로 북한 주민이 10년 후에 3천 불이 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병행추진 했어야지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비핵개방 3000이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은 국제트랙에서 하면서 동시에 남북끼리 경협도 하자, 경협을 할 때 뭘 기준으로 하느냐. 6.15와 10.4 합의에 따라 하는데 전 정권보다도 더 화끈하게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추진하겠다, 그러면 남북 관계는 풀립니다.
-- 북한이 핵시설 복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6자회담 전망도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데요. 북한이 왜 이렇게 나온다고 보시는지요.
▲ 이것은 우리가 서로 역지사지해야 할 거예요. 예를 들면 북미합의뿐만 아니라 6자회담 틀 안에서 합의한 것이 행동대 행동의 원칙 아닙니까. 한 쪽에서 북한에서 이런 조치를 하게 되면 그 조치에 대해서 6자회담에 참가하는 다른 5개국도 이에 상응하는 액션을 취한다, 조치를 한다, 이렇게 됐는데 핵불능화에 따른 검증문제에서 북한은 이만한 조치를 했다 그러니 상응한 조치를 해달라 그 상응한 조치가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빼달라는 것인데 북한의 인식은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빠질 만한 조치를 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미국 쪽은 미흡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해석의 차이 같아요. 해석의 차이니까 단계 단계마다 서로 합의해서 인식을 같이하면 풀릴 수 있는 건데 지금은 교착상태에 빠진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 안되니까 북한은 미국을 좀 당혹시키려는 전술로써 영변에 있는 시설을 옮긴 것 같아요. 옮긴 것은 하루이틀에 복구되는 게 아니거든요. 이거 복구하려면 몇 달 또는 1년이 걸릴지 몰라요.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복구가 아니고 장비와 시설을 옮긴 것이다 라고 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초기에 복구다 라고 단언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평양에서 볼 때 같은 민족에 대해서 더 강경하게 목 조르는 발언을 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갖게 되지요. 이것은 아주 유동적이니까 이런 유동적인 것은 좀 더 관찰을 하고 이야기할 때는 신중하게 이야기해야 돼요.
-- 북한이 중국과 같은 개방을 꺼리는 이유는 체제유지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 북한은 중국식, 베트남식으로 하는 것을 절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리로 가고 싶어해요. 그런데 못 가는 이유가 뭐냐 하면 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워싱턴으로부터 언제 핵폭탄이 날아올지 모른다. 이런 거지요. 그럼 북한이 언제 개방하느냐, 워싱턴으로부터 절대로 핵 공격 안 한다는 보장을 받고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빼달라,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에 가입하게 해달라 이런 요구가 다 해결되어서 개방노선으로 갈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그리로 가죠. 그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는 나라는 세상에 미국밖에 없거든요. 우리도 없습니다. 러시아 중국 일본도 안 갖고 있습니다.
미 정부를 설득해가지고 북한을 안심시켜주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노력해서 북한이 개방하기로 한다면 북이나 남이나 우수한 우리 민족 아닙니까. 베트남,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갑니다. 6자회담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미국이 잡고 있잖아요. 형태만 6자이지 실제는 양자회담에서 풀어야 할 문제 아닙니까. 미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과 베트남식으로 갈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주면 나는 빠른 속도로 북한이 그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지나면 중국을 추월할지도 몰라요. 우리가 도와주고 미국도 도와주고 국제사회가 도와주면 재주가 있고 대단한 능력이 있는 민족이니까요.
--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이념.계층 갈등과 더불어 소통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빈부격차라든지 이념갈등 학연ㆍ지연 문화라든지 이런 것은 옛날에도 있었잖아요. 이 정부와서 심각한 것은 소통문제인 것 같아요. 대통령과 국민간의 소통, 이게 심각한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것은 정치권력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지난 6개월 동안 그야말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무너진 것 같아요. 나는 이렇게 빨리 무너지는 것 처음 봤어요.
대통령이 운하 안 하겠다, 이렇게 말했는데 또 밑의 장관은 할 것 같은 말을 한단 말이지요. 이런 것들이 더 대통령의 언술에 대해 표현에 대해서 불신하게 되는 계기가 되거든요. 말은 그렇게 하고 밑에 장관한테는 다른 것을 지시하는가보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제일 심각한 정치위기는 최고지도자 말에 대한 불신이 널리 깊이 국민의 가슴속으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이를 땜질해서 고쳐줄 수 없습니다. 경찰청장을 경질한다고 해서 이 불신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거든요. 그래서 나는 이런 것을 먼저 좀 했으면 합니다. 청와대 스태프와 국무위원들이 한 며칠 간이라도 속리산에 가든지 어디 가든지 합숙을 해가지고 원점으로 돌아가서 왜 우리말이 안 먹혀들어가는가 탁 털어놓고 근본적인 자기성찰 이런 거 한번 하는 게 안 좋겠는가 하는 거죠. 안 그러고는 믿기가 힘들다구요.
-- 보수ㆍ진보 간 대립이 깊어져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 진보냐 보수냐 하는 것은 20세기적인 발상이에요. 20세기에 나타났던 두 거대한 전체주의 가운데 나치체제가 우파 전체주의였고 20세기 후반기에 몰락한 공산주의는 좌파 전체주의였거든요. 전체주의라고 하는 의미에서 좌우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습니다. 억울한 인간고통을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양산했어요. 히틀러 체제에서는 1천만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고 스탈린 체제에서는 굴락을 통해서 수백 만이 죽었단 말이에요. 좌든 우든 다 인간고통을 극대화시킨 반인륜적 범죄를 범했거든요. 그런데 흔히 진보는 좋고 보수는 나쁘다, 보수는 좋고 진보는 나쁘다, 이렇게 얘기할 때 우리가 망각하는 게 있어요. 진보 보수가 다 극단으로 가면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다, 이것이 20세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입니다. 그러니까 공산주의는 진보이고 파시즘은 보수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틀렸고 그 반대도 틀렸습니다.
진보 보수를 공산주의냐 아니냐 틀에서 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21세기에서 진보 보수는 무엇이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인간의 억울한 고통을 신속하게 듣고 제거ㆍ경감시키는 정책을 효율적으로 빨리 제안하고 실천하는 정치세력을 나는 좋은 뜻에서 진보라고 보고 싶고 인간의 억울한 고통을 들어주기보다는 자기집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정치세력을 저는 수구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럼 보수는 없어지는 겁니다. 보수는 원래 뜻이 좋은 것을 지키자는 것이니까 나는 보수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진않아요. 수구와 진보를 얘기하는 겁니다. 정말 인간의 억울한 고통을 어느 정부가 어느 정권 어느 정당이 더 효율적으로 정당하게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진보, 그거 못하는 사람들이 수구적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자랑스러운 진보도 없고 오히려 수구 쪽 사람들은 더러 있는 거 같아요. 저는 늘 남북문제 얘기할 때요, 참 우리 민족의 억울한 고통에 대해 속이 터질 때가 있어요. 2차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이 일본 아닙니까. 그러면 태평양전쟁에서 졌으면 일본땅이 분할되어야지요. 일본땅의 일부분이 분할되어 승리한 나라가 분할 점령해야지 어떻게 전범국가도 아니고 억울하게 전범국의 식민지 노릇했던 우리 한민족이 양분되어가지고 지난 60년 동안 분단이 되었잖아요. 분단에서 오는 민족적 고통은 엄청나잖아요. 6.25 때 죽은 수백 만을 빼고라도 분단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냉전제도가 가동되면서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경제적 비용은 엄청나지 않습니까. 이런 고통에 대해서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오히려 분단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정책의 비용을 쓰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나는 수구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 고통을 하루빨리 없애고 민족이 하나가 되어서 정보화 시대에 최선진 정보민주화, 참여 민주국가로 떠오르게 하는데 비용을 쓰는 것 이게 진보죠. 나는 막시스트가 가장 진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탈린체제가 가장 극악한 수구라고 생각합니다. 진보ㆍ보수라고 했을 때 개념적 혼란가지고서 19세기나 20세기 좌파ㆍ우파 그 개념으로 보는데 그렇게 진보ㆍ수구를 보는 시대는 지났어요.
--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지식인의 역할은 지금 당장 2008년 현재를 두고 얘기한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20세기가 끝난 것은 냉전체제가 몰락하면서 끝났어요. 몰타 섬에서 고르바초프 하고 부시 아버지하고 탈냉전선언했는데, 한반도에서는 아직 냉전체제가 유지되잖아요. 21세기는 정보화로 막이 올랐습니다. 우리나라가 21세기에 굉장히 앞서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보화 쪽이나 국민적인 수준에서 정치참여는 그런 반면 정치지도자나 부유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정보화보다는 아직도 냉전적 문화와 의식을 갖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세계적으로는 없어진 냉전문화와 의식이 한국에서는 강고하게 남아서 21세기 정보화 쪽으로 선진화로 진보해나가는 발목을 잡으려고 하고 있어요. 여기에 지식인 역할이 무엇이냐 하면 하루빨리 냉전 유제를 탈각시켜서 명실공히 우리가 세계 여러 나라보다도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선진국가가 되는 쪽으로 지혜와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 촛불집회를 어떻게 보셨는지요.
▲ 촛불집회에 대해 제일 먼저 아이디어를 낸 것은 정치인 종교인이 아니고 10대 소녀들입니다. 네티즌이죠. 뉴욕타임스는 그런 젊은이들과 네티즌을 넷 루트(net-root)라고 했습니다. 그라스루트(grass-root)는 옛날 개념이고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는 넷 루트지요. 이들이 넷트워킹을 만들면서 자발적으로 온라인에서 힘을 모아가지고 오프라인에서 발휘했습니다. 이것이 이번 촛불시위의 주동세력인데 이 사람들은 옛날 화염병을 던졌던 내 제자들, 화염병을 던지면서 반정부활동을 했던 사람들과 전혀 달리 문화축제 양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고 민주적 광장, 아고라 같은 광장을 만들어가지고 했거든요. 그런 축제에 30대 40대도 참가해가지고 어린아이를 데리고 와서 목마도 태우고 학습도 시키고 굉장히 성숙된 그야말로 선진국가 사람들이 볼 때도 놀랄 만한 시위거든요. 이에 대해 옛날 김주열 군 탄압하던 식으로 경찰공권력으로 과잉 진압하는 것은 마치 21세기를 19세기 방식으로 대응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겁니다.
-- 군중집회는 과격 폭력사태로 변질될 위험이 큽니다. 또한 장기간 교통이 마비되고 주변 상인이 극심한 피해를 입는 무질서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촛불문화축제적 시위를 통해서 정당한 의견을 개진하려는 넷 루트들의 순수성을 악용하려고 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경계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교통불편이나 그 지역의 상가 민생에 영향을 주는 일을 안 해야 합니다. 할 때는 딱 모여가지고 축제하듯이 한 2시간 하고 헤어져야 해요. 그걸 장기화시켜서 할려고 할 때는 다른 아젠다를 가지고 활용하려고 하는 이해그룹이 있을 거예요. 그것을 차단해야지요. 그리고 경찰력 공권력과 싸울 때 옛날식으로 막 화염병 던지는 식으로 그렇게 싸울려고 하는 세력이 악용하지 않도록 우리가 걱정해야 되요. 그러나 그런 것 때문에 순수한 새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넷 루트들의 문화축제적인 시위마져 통제하면 안되지요.
-- 우리 대학은 숫자는 많은데 경쟁력은 떨어집니다. 대학총장을 지내신 입장에서 어떤 개선점을 생각하십니까.
▲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우선 우리가 확실히 알아야 하는 것은 지금 보통교육수준은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습니다. 제가 교육부총리를 했잖아요. 2001년 OECD 교육부장관회의에 가니까 선진국가 교육부장관들이 전부 나보고 부러워하는 게 당신네들은 초중고교 수학 물리 자연과학 학력테스트에 항상 1, 2등 한다. 미국 같은 곳은 16등, 17등 하는데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부러워하더라구요. 우리는 지금 보통교육수준은 잘 갑니다. 나는 이게 평준화의 그릇에 수월성의 내용을 담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모순으로 보지 말고. 그런데 문제는 대학교육입니다. 대학은 세계에서 지금 가장 후진적 상태에 있습니다.
서울대학이 우리나라에서 최고 일류대학이지만 그것은 우리 안에서의 문제고 바깥으로 나가면 세계 100대 대학에 못 들어갈 겁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수술해야 되느냐. 보통 교육은 인간교육 창의교육 수요자 중심교육을 해야지요. 대학은 정말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대수술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이 200여 개 되잖아요. 이중 150여 개가 사립대학입니다.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국가가 100% 자율성을 줘야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신입생을 뽑든지 어떤 방식으로 등록금을 얼마 받든지 관여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국민이 감당할 능력 이상의 것을 그런 대학이 요구하게 되면 견디지 못하니까 그야말로 자연도태가 될 거예요.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자율을 하되 조건이 뭐냐하면 학사운영에 있어 불공정한 것 사회적인 공익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때는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해야겠지요. 그럼 50여 개가 국공립대학인데 국공립대학이 왜 50개나 있어야 돼요? 이게 전부 엄청난 고비용 저효율의 학교거든요. 사립학교는 민간학교니까 손댈 거 없고요. 시장의 논리에 맡기되 다만 불공정 경쟁하는 경우는 제재를 가해야 돼요. 이를테면 괜찮은 사립대학이 기여입학제를 하겠다, 이는 국가가 좀 통제를 하겠다고 해야 돼요. 기여입학제 하면 돈 내는 사람이 2류, 3류 사립학교에 돈 낼 수 없잖아요. 그러면 사립학교는 양극화가 심하게 되어 국민위화감을 조성해서 공익성에 저해되니까 그런 것은 지침을 둬가지고 국가가 관리하되 자율성을 100% 보장해야 합니다. 50개 정도 되는 국립대학은 어떻게 하느냐 하면 각 도에 하나나 둘 정도 허용하되 전부 다 특화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고등학교를 서열화하고 학생을 서열화해서 3류대학 나오면 평생을 3류대학의 멍애를 짊어지고 사는 이런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교육이 인간을 오히려 자유롭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지 계급적인 칸막이를 만들면 안되잖아요.
국립대학 50개를 10-20개로 줄이고 전부 특화시켜서 전적으로 국가보조에 의해 등록금을 파격적으로 싸게 하는 독일식 유럽식 모델이죠. 사립학교는 철저하게 미국식으로 하고요. 그러면 머리 좋고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은 국립대학 갈 거예요.
-- 건국 60주년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치와 정체성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요.
▲ 우리나라는 미국 같은 나라와는 달리 민족적으로 동질성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 아닙니까. 굉장히 동질성이 강한데도 민족이 둘로 쪼개졌거든요. 그래서 지난 60년 간 민족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이 상충 되어왔습니다. 다른 나라는 국가적 이익과 민족적 이익이 같이 갑니다. 네이션스테이트라고 하는 것이 하나의 단위로서 같은 이익과 가치를 추구하는 것인데 우리는 핏줄이 같고 언어ㆍ풍습ㆍ문화가 같은 민족이 지난 60년 동안 분단됨으로써 서로를 주적으로 보는 가장 불행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가이익과 민족이익이 아주 배치됐어요. 앞으로 우리가 정체성을 회복하려면 민족이익과 국가이익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당장 정치적 남북통일이 되기는 요원한 것 같구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남북 간에 깊이 드리워진 그리고 남북 각 체제 안에 깊이 뿌리내린 냉전문화와 제도를 하루빨리 탈각시킴으로써 비록 분단은 됐지만 경상도에서 전라도 가듯이 남북 간 주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서로의 다른 체제를 존중하고 교류협력하면서 함께 한민족으로서 공존 공영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새로운 민족적 삶의 길을 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 통일되기 전이라도 말입니다.
분단이 되어 있고 분단을 합리화시키는 그런 가치나 제도나 이런 체제가 좋은 것으로 인식되는 한 우리의 정체성은 찾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국가이익과 민족이익을 합치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힘을 모으면 하나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 20세기 산업화시대에는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가 후진국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만 후진국이 아니고 정치적 학문적 총체적으로 후진국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지난 10 몇년 동안 정보화를 빨리 도입함으로써 인프라를 제일 빨리 전국적으로 구축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굉장히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선진국 참여민주주의의 넷 루트가 됐습니다. 이 가능성을 꽃피워나가야 돼요. 우리가 민족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합치하는 방향으로 이 가능성을 동원해가야 됩니다.
그러면 누가 먼저 해야 하느냐. 정부가 해야 됩니다. 지식인의 역할도 그리로 가도록 자기의 지식과 지혜를 활용하고 동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촛불문제 가지고 긴장하는 것 자체가 이런 문제가 안 풀렸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일부 아주 수구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보느냐 하면 촛불 저놈들 말이야 공부하기 싫어서 나왔을 뿐만 아니라 저놈들 빨갱이 아니냐라는 식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한 민족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선진국형으로 함께 모아서 발전시켜나가는 일이 참 힘들죠. 그래서 남북 간 적대적 공생관계 이것을 하루빨리 우호적 상생관계로 만들어야 합니다.
-- 여러 가지로 어려운 때인데 원로 어른들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습니다.
▲ 어두울 때, 세상이 캄캄하고 빛을 던지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을 때, 무시무시할 때, 그때는 원로의 조그마한 빛을 던지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효과가 있었죠. 함석헌 선생의 말씀을 나도 한때 들었고, 어두운 시절에 내가 쓴 민중과 지식인이라는 책을 많은 젊은이들이 읽고 힘을 얻었죠. 지금은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 있고 통제하는 곳도 없습니다. 옛날 유신 때처럼 중앙정보부 사람들이 강연하는데마다 들어가서 모니터하고 이런 일이 없잖아요. 자유로워지니까 빛을 던질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됐지요. 그러니까 원로의 역할이 줄어들었지요. 여기서 하나 안타까운 게 있어요. 그럼에도 아직도 우리 사회는 바른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두 가지 차원에서 그렀습니다.
하나는, 시대는 이렇게 변하는데 냉전문화를 강화하려고 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어렵더라도 바른 소리를 해야 되고요. 둘째로, 이렇게 자유롭게 되었는데도 소위 말하는 굉장히 시대에 뒤떨어진 과격 좌파들의 이야기에 대해 당신네들 그렇게 하면 안돼 그렇게 얘기하는 어른은 있어야 돼요. 예를 들면 말이지요. 병원에서 생명에 경각이 달린 사람이 많은데 보건의료분야의 노조원들이 붉은띠 두르고 과격투쟁하는데 대해 나무라는 어른들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영상취재.편집 : 이인수
insu@yna.co.kr


jami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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