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계 프리마돈나 꿈꾸는 소리꾼 박애리

2008-09-29 アップロード · 872 視聴


(서울=연합뉴스) 130석이 조금 넘는 좌석이 관객들로 꽉 들어찼습니다.
영화나 연극으로 잘 알려진 맹진사댁 경사를 국립창극단이 젊은 창극이란 이름으로 특별기획한 시집가는 날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날입니다.

같은 시각 무대 뒤 대기실에는 초조함과 긴장감이 가득합니다.
베테랑 배우들도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밀려드는 긴장감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오민아 / 국립창극단, 동네 처녀 역
"막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 발힘으로 하면 손이 발발발발 떨릴 때가 있어요."

오늘 공연에서 극중 몸종 입분 역으로 여자 주인공을 맡은 박애리씨.
창극 인생 10년째인 그는 공연이 주는 긴장에서 흥분 같은 설렘을 찾습니다.
(인터뷰) 박애리 / 국립창극단, 입분 역
"유독 긴장되는 공연이 있기도 해요. 그런데 그게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는 초조함이 아니라 설렘보다는 좀 강한 데 두려움보다는 (좀 약한) 그 중간쯤에 뭔가 왠지 모를 희열 같은 게 있어요.”

드디어 막이 올랐습니다.
창극 ‘시집가는 날’은 벼슬을 돈으로 산 맹진사가 부자 김대감집과 사돈이 되려는 욕심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결국에는 무남독녀 갑분이 대신 몸종 입분이가 김대감집 아들과 혼인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새롭게 재탄생한 ‘젊은 창극’답게 공연 곳곳엔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가 숨어있습니다.
구성진 창과 쉬운 말로 풀어 쓴 대사, 여기에 민요와 굿, 춤과 애드리브까지 곁들여졌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는 박씨.
자신의 신분을 잘 알면서도 애틋한 사랑을 꿈꾸는 천진하고 순박하기 그지없는 몸종 입분 역을 열연하는 박씨는 90분 공연 동안 실제로 입분이가 됩니다.
(인터뷰) 박애리 / 국립창극단, 입분 역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주문을 걸어요. 잘 할 수 있을 거야 컨디션도 괜찮은 것 같고 사람들이랑 아주 재미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올라오면 이런저런 생각 안 들어요.
어떤 날은 내가 어떻게 했는지 모를 때가 있어요. 그냥 그 안에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작품의 내용에 따라 흘러가는 거에요. 정말 눈물이 나는 장면에서는 속이 시원하도록 펑펑 울고 어떤 장면에서는 깔깔 웃고..."

몸종 입분이와 김대감집 아들 미언이 혼례를 올리는 것으로 90분 공연은 성황리에 끝이 났습니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젊은 창극에 환호와 뜨거운 박수갈채가 이어집니다.
(인터뷰) 박애리 / 32세, 국립창극단
“아쉽죠 뭐... 끝나고 나서이기 때문에 아쉬운 것 같아요 시원하다 이게 아니라... 뭔가 허전하고 바로 집에 가는 게 아니라 머뭇머뭇 거리게 되고 그런 게 남는 것 같아요. 또 다음 공연을 기다리게 되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그가 국악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9살 무렵, 어머니 손에 이끌려 목포시립국악원을 드나들면서 부터입니다.
고3 때인 1994년엔 제 12회 전주 대사습놀이 학생부 판소리 부문 장원.
96년 동아국악콩쿠르 금상, 2005년 남도민요 전국경창대회 명창부 대상인 대통령상까지.
이미 학창시절부터 그는 판소리계 차세대 명창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판소리를 잘 하는 소리꾼을 꿈꾸며 20년을 넘게 한 길을 걸어온 그가 창극의 길로 들어선 건 창극계의 프리마돈나로 불리는 안숙선 명창의 권유로 199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면서 부터입니다.
(인터뷰) 박애리 / 32세, 국립창극단
“대학교 4학년 때 창극을 접하면서 ‘너무나 매력이 있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선생님의 권유로 창극단에 시험을 본 거에요. 오디션에 합격을 하고 들어갔는데 들어간 순간부터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판소리를 처음 배웠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옆에서 기다리고 구경하는 시간이 많은 거죠. 그런데 그게 지루하지가 않았어요. 선생님들이 하시는 모습만 봐도 그게 너무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입단 후 그가 첫 무대에 오른 작품은 갑오동학농민혁명을 재구성한 천명
피난 가는 여인네 중 1명으로 2시간이 넘는 공연에서 겨우 2, 3분 정도 출연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입단 후 1년 6개월 만에 창극 배비장전의 기생 애랑 역으로 첫 주연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이후로도 국립극장 총체극 우루왕의 바리공주, 창작 창극 제비의 제비 역, 우리나라 대표 창극 ‘춘향’의 춘향 역, 국립창극단 국가브랜드 공연 ‘청’의 심청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지난 10년간 1000회가 넘는 국내외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세월이 가고 무대가 더해 질수록 그는 소리가 더 어렵게 와 닿는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애리 / 32세, 국립창극단
“나이를 먹을수록 소리에 대한 것을 더 알아갈 수록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뭐 무서운 것 까지는 아닌데 그만큼 깊이가 더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전에 뭣 모르고 할 때가 좋았던 거죠. 내가 재미있어서 그냥 자신 있게 할 때가 좋았었는데...”

지난 연말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창극 ‘산불’ 공연에선 점례 역을 맡은 그가 창극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상반신을 드러내는 ‘노출신’을 연기해 화제가 됐었습니다.
(인터뷰) 박애리 / 32세, 국립창극단
“아휴 너무 내키지 않고 그랬었는데 리허설 때 그럼 한번 해보겠다 시연회 때...시연회 때 해봐서 반응이 ‘창극이 뭐 이러냐’ 이러면 본 공연 때 하지 않겠다고 그랬었는데 의외로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전혀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고 정말 더 처연하고 더 아름다웠다는 평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알겠다고...“

지난 몇 달간 바쁜 공연 일정으로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틈만 나면 소리 연습 또한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구성진 우리 가락으로 시원하게 목을 푼 그녀가 이번에는 한 녹음실을 찾았습니다.
다음 달 국립창극단에서 선보이는 국가브랜드 공연 ‘청’과 함께 내놓을 음악 앨범 작업 때문입니다.
차세대 명창이라 불리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소리 실력은 가히 수준급입니다.
한 때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곡 ‘오나라’도 그의 목소립니다.
(현장음)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전통 판소리와 현대 음악을 넘나드는 그의 거침없는 소리 도전.
우리의 창법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젊은 소리꾼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용탁 / 국립창극단 음악감독, 지휘자
나이 먹어서 완성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활동을 하려면 지금 제일 활동을 왕성하게 할 시기거든요. 그래서 그런 게 좀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박애리 / 32세, 국립창극단
“60살이 되고 70살이 됐을 때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일들을 지금은 하고 싶고 가령 어떤 캐릭터가 있는 역할이라든지 창극이라든지 아니면 새로운 장르와 접목하는 그런 일들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대중성을 만연 앞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도 좋아했으면 나만 재미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좋아했으면 재미있어했으면 하는 바람인 거죠.”

판소리를 잘 하는 소리꾼을 꿈꾸며 23년째 한 길을 걸어온 박애리씨.
그런 그가 이제는 창극계의 프리마돈나를 꿈꾸며 힘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연합뉴스 김건태입니다.
kgt10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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