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복지위, 멜라민 늑장대처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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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의 첫날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멜라민 사태 늑장.부실대응과 구멍 뚫린 식품안전관리체계를 질타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수입식품안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날 국감은 복지부 대상이었지만 여러 의원들이 식약청의 멜라민 사태를 집중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정부가 초기 대응이 늦었을 뿐 아니라 이후 대처 과정도 부실했다며 날을 세웠다.

안홍준(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만 해도 여러차례의 위해정보가 있었는데 지난달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뒤늦게 식품을 수거해서 조치한 것은 보건당국이 정보의 가치나 중요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송영길(민주당) 의원도 "주중 대사관은 올해 현지에서 멜라민 사태가 발생한 후 정부에 4차례나 보고한 것을 포함해 지난해 5월 이후 7차례나 멜라민 관련 경고를 했는데도 식약청이 늑장 대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늑장 대처 지적에 대해 전재희 복지부장관은 "보도 후 바로 수거 검사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식약청에서는 중국에서 확인보도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17일 (검사에)들어간 것은 늑장 대처"라며 "조기 회수 검사와 판매.유통 금지도 늦었다"고 시인했다.

늑장 대처의 원인으로 위해정보가 축소.은폐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백원우(민주당) 의원은 "식약청의 식품안전정보 수집 용역을 맡은 기관은 식품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식품공업협회"라며 재정 지원을 받아 식품안전정보 수집을 담당하고 있는 협회의 안전성 정보보고에 영아 사망 사실이 누락돼 있었다고 밝혔다.

백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전 장관은 "고의로 은폐 축소했는지 여부에 대해 최종감사 전까지 자체 감사해서 의원에게 보고하겠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최영희(민주당) 의원은 "복지부는 29일에야 교육과학기술부에 첫 협조공문 발송했으며 보육시설 대상 멜라민 지도안내 공문도 30일에 나갔다"며 "2주 동안 학교매점과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들이 멜라민 공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고 따졌다.

전 장관은 이와 관련 "판매 중지된 식품도 홈페이지에 게재했기 때문에 학교매점 내 조치는 학교서 직접 할 수 있으며 (복지부가 하기에는)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의원들은 또 철저하지 못한 멜라민 검사와 저조한 부적합 식품 회수율도 집중 추궁하며 정부의 대책을 주문했다.

전혜숙(민주당) 의원은 "멜라민 함유가 우려되는 총 428개 품목 중 수거하지 못해 검사조차 못한 품목이 37건, 663t이나 된다"며 "수입업체가 2년간의 거래기록을 비치하도록 하고 있으나 전혀 지켜지지 않아 유통경로가 추적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조선호텔베이커리 같은 유명업체의 경우에도 수입업자로부터 중국산 휘핑크림을 공급 받았으나 매입기록과 매출기록에서 15t이나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신상진(한나라당) 의원은 "멜라민 검사 초기에는 검사 대상 제품들의 유통.판매가 계속됐다"며 "수거 대상 제품에 대해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유통과 판매금지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숙미(한나라당) 의원은 "올들어 6월까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입식품은 865t이 유통됐으나 회수율은 9.9%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국감장에서 많은 의원들은 멜라민 파동을 계기로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식품 전반의 안전관리 개선을 요구했다.

박근혜(한나라당) 의원은 "미국과 중국 간에는 작년 말 위해우려식품을 정부에 등록하고 사전 검사를 거치도록 약정을 맺었는데 우리도 그렇게 개정하는 게 필요하다"며 "우리가 제시하는 기준을 중국 정부가 검사해서 수출하도록 하면 외교마찰도 줄이면서 제2, 3 멜라민 사태 막는데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오는 12월에 중국 위생부장과 만날 예정인데 이 때 우리도 미국의 예를 준용해서 할수있는 부분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은 "멜라민 등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 함유된 경우는 사전검사를 통해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를 조속히 시행해 먹거리 안전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의원은 또 "중국산 식품류 수입이 매년 14-15% 늘고 있고 지난해 식품류 수입건수의 32%, 수입물량의 20%가 중국산"이라며 중국산 식품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청이 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들어 8월까지 총 수입식품 부적합 물량 1만7천677t 가운데 중국산이 8천31t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식약청장을 파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전 장관은 "초기 대응이 늦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국 식약청 직원이 밤잠 자지 않고 일했다"며 "오히려 한번의 실수를 약으로 삼아 더 잘하게 하는게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ree@yna.co.kr

영상취재.편집 : 이규엽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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