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美국무부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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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곡 `환희의 노래 등 4곡 연주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6일 낮 미국 국무부에는 `환희의 노래라는 북한 곡이 경쾌하고 격정적인 피아노 선율을 타고 울려 퍼졌다.

뉴욕 필하모닉이 지난 2월말 평양에서 미국 국가인 `별이 빛나는 깃발을 연주했던 것에 비견하기 어렵지만, 탈북자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34)씨가 미국 외교의 심장부에서 북한 곡을 연주하는 `사건을 만든 것.

탈북자 출신 예술인이 국무부에서 처음으로 연주를 한 것 자체가 주는 상징성만으로도 이날 행사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

김 씨가 연주한 `환희의 노래는 일본 제국주의가 물러가고 난 후 한반도에 넘쳐흘렀던 해방의 감격을 오선지에 담은 노래.

김 씨는 "북한에서는 이 노래를 누구나 좋아한다"면서 "여러분이 북한사람들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곡을 골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곡의 연주가 끝났을 때 가쁜 숨을 몰아쉴 정도로 힘차고 박력있게 건반을 두드렸고, `청중들은 생경한 북한 노래를 호기심있게 경청했다.

김 씨는 첫 곡으로는 쇼팽의 `녹턴을 들려줬다. 그는 유대인 피아니스트로 많은 고초를 겪었던 리처드 스필먼을 소재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의 도입부에 나오는 이 곡에 자신의 범상치 않은 인생역정을 얹어 애절한 선율로 소화했다.

이어 김 씨는 "북한에서 인권이 짓밟힌 사람들의 한(恨)과 남북통일의 밝은 미래라는 개인적 염원을 담았다"며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을 선사했다. 앙코르 곡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임시 공연장이 된 국무부의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 모인 100여명의 청중은 기립박수로 그의 공연에 화답했다.

그는 "피아노를 배울 때 미국 국무부에서 연주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무엇을 고집하고 한 길을 가다보면 끝이 온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아직 끝이 없는 것 같다. 다음에는 우주에서 연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북한에서는 사춘기를 함께 넘길 수 있는 노래가 없다"며 북한 노래들의 이념과잉을 지적하면서 "북한에서 다양한 공연활동이 이뤄진다면 북한 주민사이에 의식의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인권 문제는 데모나 캠페인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면서 "음악의 힘은 참으로 거대하며, 이를 인권문제에 연결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연주회는 국무부의 민주.국제문제 담당 폴라 도브리안스키 차관과 인권.노동담당 데이비드 크라머 차관보의 주선으로 마련됐다.

국무부 관계자는 "김씨의 이번 공연은 미국과 북한 주민과의 연대감에 대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김 씨의 문화 예술적 자유를 향한 불굴의 신념을 조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평양 음악무용대학에서 영재교육을 받고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뒤 1999년부터 평양 국립교향악단의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2001년 탈북했다. 그는 2003년 남한에 입국했다.

영상취재: 고승일 특파원 (워싱턴), 편집: 김지민VJ
ks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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