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 벌판에 일렁이는 황금물결

2008-10-14 アップロード · 54 視聴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벼농사만 40년 지어 아들.딸 모두 출가시켰습니다"

중앙아시아 농업대국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근교에서 벼농사를 짓는 고려인 태 발레리(60)씨는 지난 3일 오후 벼농사를 짓은 논을 보고싶다는 연합뉴스 기자를 자신의 논으로 안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구릿빛 얼굴에다 머리가 완연히 희끗한 전형적인 한국인 모습을 지닌 태씨는 안내하는 도중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조부모가 1937년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의 딸띠고르간으로 강제이주됐다고 해요. 저는 딸띠고르간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서 벼농사를 배웠고 이후 부모님을 따라 북(北) 카프카스에 있는 체첸 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로 가서 15년간 벼농사를 했지요. 그런 후 1970년 우즈벡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해 힘있는 공산당원도 됐다는 그는 우즈벡 정부로부터 논 100ha를 임차해 팀원 13명과 논을 나눠 벼농사를 하고 있다며 "그간 벼농사를 지어 딸 2명과 아들 1명을 모두 출가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지금도 교사여서 농삿일은 혼자 하고 있다며 "고려인들은 키가 2m를 훌쩍 넘는 갈대밭을 옥토로 일궈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태씨의 마을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논에 다다랐다. 누런 빛의 벼들이 수확을 앞두고 있는 전형적인 한국의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일부 벼는 이미 수확돼 논 입구 길바닥에 널려 건조되고 있었다.

태씨의 조부모와 같은 고려인들이 중앙아로 강제이주되면서 중앙아 벼 수확량은 대거 늘어났다고 한다. 강제이주돼오던 당시 현지인들도 벼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잡초를 제대로 매주지 않는 등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데다 쌀이 주식이 아니여서 수확량이 미미했다고 한다.

현재 고려인들은 논 1 ha당 6t 이상의 벼를 생산한다고 그는 말했다.

태씨와 팀원 13명은 1 ha당 1~2.5t의 벼를 정부에 임차료로 건네주고 나머지 수확량을 정미해 쌀로 판매한다.

요즘 전세계적인 식량가격 상승여파로 현재 쌀 1kg 가격이 시중에선 4천숨(1천340숨=1달러)에 거래된다. 하지만 태씨는 시장까지 쌀을 운송하지 않고 다소 낮은 가격에 이웃사람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란다.

젊은 시절 농사경험이 있다는 또다른 고려인 김 아나톨리(53.서비스업)씨는 현지인들의 벼농사 소출이 적은 이유에 관해 재미있는 설명을 들려줬다.

김씨는 "현지인들은 고려인들처럼 벼를 비롯한 농작물 주변의 잡초를 제대로 매주지 않기 때문에 소출이 적다"며 "현지인들은 고려인들이 논에 들어가 일일이 잡초를 뽑는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두른다"고 말했다.

중앙아로 강제이주된 대부분의 고려인들은 농사덕분에 100여 타민족들보다도 잘 살았다는 게 고려인들의 설명이다.

고려인 강제이주 1-2세대는 농사에 종사해 삶을 일궜고, 3-4세대들은 대신 학업에 열중해 이젠 중앙아 국가에서 전문직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벼농사는 오늘날 고려인들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셈이다.

태씨는 "할아버지는 강제이주란 비극을 겪었지만 카자흐에서 태어난 나는 한평생 벼농사를 지어왔지만 살아가는데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해 이제 강제이주는 고려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영상취재:유창엽 특파원(알마티),편집:심지미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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