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대석 박홍수 농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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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쌀은 반드시 FTA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겠다", "새만금은 후손들이 개발해도 늦지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농업분과 협상의 쟁점인 쌀과 쇠고기 등 민감품목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이른바 뼛조각 논란으로 불리는 한미 쇠고기 검역 문제, 새만금 간척지 개발계획,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여러 현안에 대해서도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박 장관은 대표적 농민 운동가로 활약하다 지난 2005년 1월 농업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장관직에 올랐다. 현재 참여정부의 최장수 장관으로 남아있는 그는 지난 2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1주일에 3일은 농업 현장에 있었다"며 정책과 농업인들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뛰었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박 장관과의 문답 내용.

-- 재임 2년이 넘었는데.
▲ 5~6개월 밖에 안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벌써 2년이 됐다. 1주일에 3일 정도는 현장에 있었다. 농업을 해봤기 때문에 현장의 농업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안다.
내 전공이라 각 산의 제선충 피해 상황을 꿰고 있으니 산림청장이 곤혹스러워한 적도 있다(웃음). 또 농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정부에 정책을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어떤 노력을 했는가 생각해보라고 쓴 소리를 한 경우도 많았다.

◇ "어떤 경우에도 쌀은 FTA 협상서 제외"

-- 한미 FTA 협상이 다음주 열린다. 쌀 등 농업분과 협상은 어떻게 되나.
▲ FTA나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나 모두 관세 싸움이다.
현재 쇠고기, 돼지고기도 사실상 모두 개방됐으나 각각 40%, 25%의 관세를 가지고 (수입을) 조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러나 쌀은 좀 특수한 입장으로, 관세화로 가는 것을 2013년까지 유예시켜 놓은 상황이다.
한미FTA에서 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처음과 지금, 앞으로도 똑같을 것이다.
협상을 하다 보면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어떤 상황 변화가 있어도 쌀만큼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시켜야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정부 안에서도 우리가 아무리 해외 의존도가 높다고해도 농업 부문만큼은 일반 산업과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세계 잉여 농산물을 빨아들이는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앞으로 10~20년내 국제 곡물 환경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1년에 필요한 곡물 약 2천100만t 가운데 1천500만t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단순히 현재 쌀 자급도가 높다고 해서 우리의 국내 식량 시장이 안정적이라고 결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쌀 외 다른 쟁점은.
▲ 아직 관세 방향이 정해지지 않아 언디파인드(undefinrd)로 분류해 놓은 품목들은 결국 쌀과 같은 입장에서 협상하고 있다. 쌀은 중요하고 쇠고기가 덜 중요한 것아니고 언디파인드 그룹은 같은 레벨에 놓고 협상하고 있다.
감귤도 대단히 민감한 품묵이다. 절대 안된다는 말은 설득시키키가 힘들겠지만, 정말 많은 관심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할 것이다.
현재 수입 오렌지에 50% 관세 물리는데 관세 감축 폭, 기간, 방법 등을 총 동원해야하지 않겠나.
예를 들어 40%짜리 쇠고기 관세를 15년 뒤에 20%로 낮추려면 어떤 단계로 줄여나갈 것인가 등 기술적 문제들을 품목마다 실무자들이 다 준비하고 있다.

-- 쌀은 그런 단계적 관세 인하나 유예 협상 대상도 아닌가.
▲ 그렇다. 이는 정부내에서 합의된 것이고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확인을 거친 것이다. 번복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 쇠고기 관세는 어떻게 되나
▲ FTA에서는 모든 품목이 협상 대상이 된다. 그러나 100% 완벽한 FTA 가 어디있나. 각 나라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품목을 보호하는 것이고, 미국 역시 다른 나라와 FTA 맺을 때 상대적으로 약한 품목에 예외를 인정받은 부분이 많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쇠고기 뿐 아니라 밀감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저율관세 할당물량(TRQ), 관세 감축 기간, 폭 등 협상장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끄집어내야한다.
어차피 관세 싸움인데, 관세 감축 폭도 하루 아침에 5~10% 뚝뚝 떨어지게 놔두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떨어지게 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세가 떨어지는 정도보다 더 강하게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 "쇠고기 뼈문제 FTA 협상대상 아니다"

-- 미국산 쇠고기가 뼛조각 때문에 잇따라 반송되면서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 현재 논의의 핵심은 뼈 문제인 것 같다. 작년 1월 양국이 합의한 수입 쇠고기 위생조건에는 뼈를 제외한 살코기만으로 돼있으나 미국은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출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그러려면 위생조건 자체를 다 바꿔야 된다.
그런데 협상을 다시 해야할만한 사정 변화가 없다. 특히 광우병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양국은 일단 맺은 위생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이 얼마 시행하다 아니다 싶으니 일방적으로 다시 하자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 뼛조각 문제가 한미FTA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 쇠고기 문제는 위생 문제이므로 FTA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양국간 현안 문제인 것은 확실하지만 국민의 건강에 관계된 것을 어떻게 협상 대상에 넣을 수 있나.
이 문제는 FTA라는 과제 속에 포함돼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과학적 근거에 의거, 원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농림부는 이런 원칙을 확고히 가지고 있다. (두 사안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
미국도 위생 문제를 일반 무역과 같이 놓고 접근해선 안된다.
쇠고기 문제가 한미간 무역 쟁점인 것은 맞지만 한미간 FTA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농림부가 풀어야할 사안일 뿐이다. 정부 다른 부처들도 이 점에 동의하고 있다. 더구나 쇠고기 문제가 지금 단순히 식품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가 된만큼 조금이라도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다만 뼛조각 문제와 관련, 기술적으로 고려해 볼 사안이 있다는 점은 우리도 인정하고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접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생조건) 문서상 뼈 없는 살코기라고 딱 박혀 있어 참 움직이기가 힘들게 돼있다.
그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기술적 협의 열기로 했는데, 미국이 만약 쇠고기 뼈 문제를 포함해 (위생조건 자체를) 논의하자고 하면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 지난 8~9일 열릴 예정이던 쇠고기 검역 관련 한미 기술적 협의는 왜 무산됐나.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6차 한미 FTA 협상 기간에 같이 열릴 가능성은.
▲ 원래 기술적 협의를 8~9일 개최하기로 했으나 이후 미국측이 진행을 시키지 않아 결렬됐다. 속 사정을 100% 알수는 없으나 미국 대사관을 통해 알려온 바로는 여러가지 일정상 늦추는 모양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다음주 FTA와 동시에 열릴 가능성은 없다.

-- 미국이 6차 FTA 협상에서도 농업 부문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고위급 회의를 통한 일괄 타결을 제안할 수도 있는데, 응할 의사가 있나.
▲ 판단에는 정책적, 정무적, 정치적 판단이 있는데 이것은 정치적이나 정무적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철저하게 실무진들이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고위급 회의에서 결정되는 것 보다는 실무진에서 하나 하나 매듭지어 가는 것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람직하다. 합리적 결과도 나올 수 있다.
현재 우리 농림부 국제국에 40여명이상 협상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이 분석하는 객관적 자료 가지고 협상을 해줘야한다. 다른 것은 있을 수 없다.

◇ "새만금, 지금 세세한 용도결정은 비합리적"

-- 새만금간척사업 계획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그림을 그려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간척지가 조성돼 실제 이용되기까지 20년, 30년이 걸릴지 모르고 앞으로 국민들의 환경의식이 또 얼마나 더 높아질지 모르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벌써부터 여기에 산업용지 몇 %, 저기에 골프장 몇 % 등으로 용도를 결정한다는 것은 정말 비합리적이다.
그 보다 지금은 후세에 유산을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멋진 친환경 간척지를 잘 만들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 당장 무슨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도 이르지 않나. 조금 천천히 가자는 것이다.
2월말까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이용계획안 기본 틀은 나오겠지만, 농지를 주로 하고 산업용지 등 당장 필요한 부분을 좀 할애하는 정도에서 큰 틀만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정부안 자체가 100% 구속력을 갖는 형식은 되지 않을 것이다.

◇ "농촌대책에 수십조원 더 투입"

-- 119조원이 투입되는 농업종합대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농업 정책은 기본적으로 적어도 10년 단위의 장기 계획이 서 있어야 하는데, 이전 정권들에서는 농업 정책이 너무 빨리 변했다.
그래서 참여정부 들어 향후 10년 동안 농업.농촌부문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세워 로드맵 만든 것이 농업농촌종합대책이다. 172개 정책과제에 119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 이 계획은 3년마다 한 번씩 수정, 보완하는데 올해가 그 시점이다. DDA나 한미 FTA 대책이 들어가니까 119조원 보다 최소 수 십조원은 더 불어날 것이다.
종합대책 이후 가장 큰 변화라면 어떤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도 정부가 다 사 주던 과거와 달리 이제 정부가 더 이상 시장에 개입해 가격까지 조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2005년 50년동안 유지되던 추곡수매제를 큰 아픔을 겪으면서 없앤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농업인들도 경쟁력이 정부의 보호 틀 안에서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매우 빠르게 적응도 하고 있다.
철저한 축산물 등급제나, 배추.무 포장 유통 의무화 등도 모두 농업인들이 노력한 만큼 제값을 받도록 하기 위한 제도들이다.

-- AI는 이제 진정 국면으로 판단해도 되나. 유입 경로는 어떻게 추정하고 있나.
▲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4번째 발병한 종오리 농장과 역학적으로 관계가 있는 농장들의 AI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오고 있다. 전북 익산의 경우 지난 5일 경계지역을 해제했다.
감염 경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조사 중인 과제다.
철새 관련 가능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홍콩도 철새로 인한 감염이라고 확정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완전히 밝혀진 상태는 아니다.
농림부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철새 분변만 조사하던 것을 현재 환경부의 협조를 얻어 철새를 직접 포획, 혈청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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