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콤비 강영걸 연출ㆍ이만희 작가

2008-10-29 アップロード · 154 視聴


"세월 흐른만큼 깊어지고 부드러워져"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처음에는 늙은이들 얘기라고 관객이 안 올 줄 알고 경로당에서 표를 돌렸어요. 공연하는데 노인 몇 명이 앞에 앉아서 큰 소리로 설명하고 하니까 우리 배우가 조용히 하라고, 나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니까"(강영걸)
이만희(54) 작, 강영걸(65) 연출의 연극 피고지고 피고지고가 1993년 초연됐을 때 얘기다. 다음달 다섯번째 재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이 진행중인 국립극단에서 두 콤비를 만났다.
"세 노인 도굴범 얘기예요. 산 정상에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땅굴을 파들어간 지 3년째 되는 시점이 배경이죠. 삶의 질곡을 거친 순수한 의미의 인간성 회복이랄까..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얘기지만 가볍고 우습게 써 본 작품입니다"(이만희)
1989년 이만희의 작품 문디를 함께 한 배우가 "너무 좋다"며 강 연출에게 대본을 들고 갔고, 그것이 두 콤비의 첫 작품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1990년)였다. 이후 불 좀 꺼 주세요(1991년), 피고지고 피고지고(1993년) 등 작품 5개를 함께 했다.
"거창하게 얘기하면 인생을 보는 관점이나 사람을 이해하는 것, 에둘러 가는 것, 이런 게 나랑 많이 비슷하더라고요. 글을 썼는데 글이 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사고가 같이 묻어 있어요. 젊은 친구인데 대단하다 했죠. 나보다 훨씬 깊어서 내가 애늙은이라고 했어요. 얼마 전에도 내가 솔직히 말해 봐라. 뭘 알고 쓴거냐고 물었더니 객기 부린 거라고 하더라고요"(강영걸)
"제가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한국 연극의 세계화라는 슬로건으로 세계 연극 흐름에 맞춰 대사를 줄이고 음악이나 무용을 첨가한 작품들이 많았어요. 강 선생님은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글을 쓰던 시절 대사에 진력하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죠.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고"(이만희)
강 연출도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넌버벌이니, 크로스오버니 하는 작품들이 많지만 희곡은 일단 문학에 속한다는 걸 잊으면 안돼요. 외국에서는 셰익스피어같은 대단한 작가들이 희곡 문학을 풍성하게 발전시켜놨고, 그런 바탕을 가지고 다른 시도들을 한 거죠,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없잖아요"(강영걸)
우리말에 대한 애착도 비슷했다.
"어느 나라 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말이 태초에는 노래였을 거예요. 감탄사부터 시작됐을 것이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말의 리듬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장에서도 발음을 정확하게 해달라고는 하지만 노래처럼 정겹게, 훈훈하게, 멋있게, 따뜻하게 해달라는 요구는 들어보지 못했잖아요"(이만희)
"우리말은 글로 써 놓으면 문장이 안돼요. 영어는 하나가 하나를 규정하지만 우리말은 그렇지 않거든요. 문을 미닫이, 여닫이 하는 것이나, 뜨거운 것 먹고 시원하다고 하는 것은 영어로는 표현이 안되죠. 말 한마디에 담긴 내적인 것을 살려내는 게 이만희 작품에 있어요"(강영걸)
피고지고 피고지고가 15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 것은 배우들이 실제로 배역과 비슷한 나이가 되었다는 것. 강 연출은 "그만큼 깊어지고 부드러워졌다"며 "재공연할 때마다 이 작가와 조금씩 대본을 손 봤는데 이번에 완결됐다"고 말했다.
늙은이들 얘기가 요즘 공연계를 먹여 살린다는 젊은 여성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조금은 걱정이 되지 않을까.
"20대 여성관객을 염두에 둬 본적은 없어요. 하지만 저도 이 작품을 30대에 썼고, 20-30대의 고민이 이 작품을 쓰게 만들었듯이 누구든 인생이나 죽음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까요"(이만희)
"주 관객이 젊은 여성이었던 건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사람 사는 얘기를 진솔하게 했고, 철학적인 얘기라도 생활 안에서 살아있는 것들로 꾸밈없이 보여주니까 다들 보러왔어요"(강영걸)
암으로 식도를 잘라내고, 폐로 전이돼 두 번이나 수술한 강 연출은 여전히 작품 욕심을 내보였다.
"이만희 작품이 12-13개 되는데, 내가 네 것은 누가 했건 안했건 내가 다 한다고 했어요. 내년에 돌아서서 떠나라 할 거고, 저물어 어두운 날에 옷갈아 입고 어딜 가오는 내가 꼭 하고 싶은 건데…"
공연은 다음달 14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2만-5만원. ☎ 02-2280-4115.
eoyyie@yna.co.kr

영상취재.편집: 김해연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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