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대 진단 미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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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 일대 전환…대북 조정관 장관급 격상 가능성"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기존 골격을 유지하되 북.미 양자 관계를 보다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장관급의 대북 조정관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북 전문가인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 소장인 신기욱 교수는 4일 북.미 관계의 일대 전환과 대북 조정관의 장관급 신설 등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6자 회담과 북핵 폐기 이행 방안 등 기존 대북 정책의 골격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의 대북 유화 정책과 비슷한 정책 방향이 재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의 경우 1기와 2기의 대북 정책이 큰 변화를 보였다"며 "부시 2기의 대북 정책과 클린턴 시절의 정책이 융합되고 클린턴 시절의 대북 담당 인사가 많이 기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부천 출신의 신 교수는 1983년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나서 시애틀 워싱턴대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아이오와대 교수, UCLA 교수 겸 한국학 연구소장을 지낸뒤 40대 초반의 나이인 2001년 스탠퍼드대 교수로 발탁, 사회학 교수 겸 아.태 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며 스탠퍼드 내 한반도 및 동북아 국제 관계학 전문가로 일해 오고 있다.

다음은 신 교수와의 일문일답.

-- 오바마 시대의 대북 정책이 기존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 기본 골격은 부시 행정부 2기의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오바마의 대북 정책은 6자 회담 기조 아래 북.미 양자 회담을 더 중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는 6자 회담과 북핵 폐기 이행 절차 등 기존 정책을 버리지 않는 가운데 북.미 양자 회담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1기와 2기는 대북 정책에서 많이 달라졌다. 오바마도 이를 적극 참조하게 될 것이다.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오바마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북 정책의 이면을 설명했다고 한다. 부시 정책 빼고는 모든 걸 다 수용한다(ANYTHING BUT BUSH)는 방식의 정책은 취해지기 어려울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의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과 같은 대북 조정담당관을 두고 장관급으로 격상해 북.미 관계를 보다 강화할 것이다. 대북 조정담당관은 정치적으로 무게가 있는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수준의 직위와 역할 보다는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본다.

또 오바마는 미국이 북한에 계속 끌려만 간다는 비판은 피하려 할 것이고 유화 정책을 중시하면서도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본다.

-- 북.미 양자 회담을 중시하게 되면 다른 당사국과의 충돌 가능성은.

▲ 사실 부시 행정부 말기의 대북 정책과 힐 차관보의 역할 등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은 힐 차관보를 거의 `배신자 수준으로 지목해 온 게 현실이고 한국도 다소 불만을 가질 소지가 있다. 지금은 한국과 일본이 북.미 간 대화 과정에서 배제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페리 담당관은 이른바 `페리 프로세서라는 대북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과의 사전 이견 조율을 많이 거친 것으로 안다. 오바마는 양자 회담을 중시하면서도 `한.미.일 삼각 관계를 동시에 고려하고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 미 차기 행정부에서 북.미 간 접촉이 언제 이뤄질 것으로 보나.

▲ 경제 문제가 미국으로서도 최우선 과제가 돼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대북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은 예상되지만 내년초 미국이 북한에 특사 또는 대북 조정관 등을 보내 접촉을 시작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대화 채널을 여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메시지를 보내면 북한도 이해가 빨라질 것이다.

-- 김정일 체제의 변화 조짐이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겠나.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병과 거취를 둘러싼 설은 많은데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해 전망이 쉽지 않다. 김정일 신병의 변화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조기에 세습 체제가 부상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집단 지도체제의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 집단 지도체제가 된다고 하면 북한의 기존 외교 정책 방향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 북핵 폐기 이행 문제에 관한 오바마의 대응 방향은.

▲ 북한이 미국에 넘긴 북핵 자료가 1만8천페이지가 넘는다고 한다. 미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제대로 자료 분석조차 안돼 있다고 말한다. 좀 더 기다려야할 부분인 것 같다. 어쨌든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테러 지원국 잠정 해제 등 이후의 절차는 대북 관계에서 중요한 만큼 큰 방향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 아.태연구센터가 직접 오바마 행정부에 정책적 제안을 내놓을 것인가.

▲ 12월 중순쯤 워싱턴에서 새 행정부의 대북 참모들과 회동할 기회를 가질까 계획하고 있다. 정책적 제안도 이뤄질 것이다. 사실 아.태연구센터 전문가들 중에는 오바마와 비슷한 기조와 입장을 가진 이들이 많다.

-- 북미 관계 강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변화가 필요한가.

▲ 한국도 북.미 관계의 진전 여하에 따라 정책적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남북 관계의 물꼬를 좀더 트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보다 강화될 북.미 관계에 대처할 수 있는 능동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과거 한.미 간 또는 남북 관계를 둘러싸고 여러 갈등과 충돌 양상이 빚어진 적이 많았지만 전임 노무현 정부의 경우 한.미 관계 등에서 굵직한 현안을 많이 해결했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얼마든지 정책적 대응과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고 본다.
ksy@yna.co.kr

영상취재 : 김성용 특파원(샌프란시스코), 편집 : 조싱글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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