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50주년 앞둔 소설가 최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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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시대의 서기로서 쓴 것"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인생을 풍문 듣듯 산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풍문에 만족하지 않고 현장을 찾아갈 때 우리는 운명을 만납니다. 운명을 만나는 자리를 광장이라고 합시다. 광장에 대한 풍문도 구구합니다. 제가 여기 전하는 것은 풍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장에 있으려고 한 우리 친구의 얘깁니다"(1960년 광장 서문)
4.19 혁명이 있고 7개월 후 1960년 11월 새벽지에 처음 발표된 최인훈(72) 씨의 소설 광장은 발표 직후부터 문단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고 이후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 속에 읽히고 있는 현대의 고전이다.
이 광장이 세상에 나온 지, 그리고 그보다 한 해 앞서 작가가 문단에 나온 지도 이제 반세기를 바라보고 있다.
내년 등단 50주년을 앞두고 문학과지성사의 신판 최인훈 전집 발간과 기념 심포지엄 개최에 즈음해 19일 기자들과 만난 최씨는 "광장 초판에 쓴 작가의 말 그대로가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다"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맞닥뜨린 큰 사건에 대해 문학이라는 강력한 수단으로 소회를 남길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다고 작가는 전했다.
"4ㆍ19는 20세기 우리 역사가 겪은 것 중 3ㆍ1운동과 더불어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단 후 남쪽에 살았던 사람들이 그동안의 세월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광범위하게 의사표시한 것이기 때문이죠. 4ㆍ19는 역사가 갑자기 큰 조명등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 생활을 비춰준 계기였기 때문에 덜 똑똑한 사람도 총명해질 수 있었고, 영감이나 재능이 부족했던 예술가들도 갑자기 일급 역사관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장은 내 문학적 능력보다는 시대의 서기로서 쓴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1980년 총 12권으로 완간된 후 18년 만에 다시 나오는 최인훈 전집에는 기존 해설 외에 최인훈 문학 연구자들의 새로운 해설이 나란히 실렸고 1994년작 소설 화두와 1989년 산문집 길에 관한 명상도 추가됐다.
판을 바꿀 때마다 끊임 없이 작품을 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는 이번 신판 전집에서도 광장의 일부를 고쳐썼다고 한다.
"정신력이 살아있는 동안에 한 글자라도 좋은 모습으로 후대의 독자들에게 보이고 싶습니다. 광장은 4ㆍ19 직후에 쓰인 것이기 때문에 역사에 무언가를 증언한다는 생각으로 숨가쁘게 썼는데 이번에는 좀더 문학성을 보강한다는 취지로 새로 썼습니다. 구판을 바탕으로 한 해설이 함께 실리는 바람에 이번 전집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다음 판이 나올 때를 위해 중요한 부분을 고친 원고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오랜 침묵 끝에 발표했던 화두 역시 이번 전집에서 이전 판에 없었던 부분을 추가했다고 한다.
화두와 그리고 2003년 계간지에 수록한 단편 바다의 편지 외에는 작품을 내놓지 않고 다시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작가는 집필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며 앞으로도 한 권 분량의 새 작품집을 낼 만한 원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책에서 선보이게 될 작품들은 "말로 무언가를 적는 것이 마음대로 가자고 하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실험한, 심미적이면서도 전위적인 작품일 것이라고 작가는 귀띔한다.
"언어 예술가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역사라는 엄처시하에서 예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삼류 역사가나 역사 전문기자 비슷한 시야를 갖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예술가라는 강박관념도 있습니다. 광장, 화두 등에서 쓰고 싶은 것도 실컷 썼으니 순결한 미학적 작품도 써보려고 했죠"
대학 재학 중에 일찌감치 등단해 길이 남을 작품을 발표하고, 반세기 가까이 작가로서 살아온 그지만 서울대 법대를 입학해 4년을 다니고도 끝내 졸업장을 받지 못한 데 대한 깊은 회한을 표현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상의 혜택을 줬는데도 누리지 못한 그때의 내가 너무 미워요. 이 나이가 되도록 종교를 갖지 못했다거나 거창한 세계관을 성립하지 못한 데 대한 후회보다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훨씬 큽니다"
mihye@yna.co.kr
영상취재.편집 : 권동욱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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