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지도 첫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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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여암당뇨硏-국가생물자원정보센터, 한국인표준유전체프로젝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국인 유전체(게놈)의 30억쌍 전체 염기서열이 처음으로 완전히 해독됐다.

가천의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원장 김성진 박사)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센터장 박종화 박사)는 4일 공동연구 협력을 통해 한국인 유전체의 전체 염기서열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유전체 분석에는 김성진 원장의 유전체가 사용됐으며 인간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이 해독된 것은 2007년 미국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지난 4월 미국 제임스 왓슨 박사, 지난 11월 중국 양후안밍 박사에 이어 4번째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표준유전체 구축을 위한 것으로 표준유전체는 앞으로 개인의 유전체 분석을 토대로 질병 관련 유전인자 등을 검색할 때 기준이 되는 것으로 유전의학, 맞춤의학, 예방의학 실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다.

현재 우리는 유전체에서 개인간 유전적 차이를 일으키는 단일염기다형성(SNP) 같은 변이를 찾을 때 미 국립보건원(NIH)에 저장돼 있는 서양인 표준유전체(reference genome)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완성된 한국인 유전체 염기서열 지도가 한국인만의 유전적 특성 분석과 질병관련 유전인자 발굴 등에 기여하고 일반 대중의 개인 유전체 서열 해석을 통한 유전의학, 맞춤의학 실현을 앞당기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백융기 교수는 "한국인 유전체 염기서열 해석으로 맘춤형 질병 분자의학시대 개막은 물론 질병단백질 발굴과 신약 개발을 앞당길 전기를 마련했다"며 "사람마다 다른 특이 질병유전자의 존재 빈도나 질환 요인 유전자를 탐색, 질병 예측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상시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성공적으로 해독한 것은 인간게놈프로젝트(HGP)에 참여하지 못한 국가의 위상을 일시에 회복시킬 수 있는 쾌거"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를 총괄하고 자신의 유전체를 제공한 김성진 원장은 "DNA 구조해석으로 노벨상을 받은 왓슨 박사도 맞춤의학 발전을 위해 자기 DNA 염기서열을 공개했다"며 "그의 책을 읽고 연구에 뛰어든 나도 새로운 의학 발전을 위해 DNA 서열을 공개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국인 유전체, 중국인과 일본인의 중간 위치 = 한국인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인류 분류상 아프리카인과 서양인, 동양인 가운데 유전적으로 동양인 중에서도 중국인과 일본인의 중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염기다형성(SNP)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김 원장의 유전체는 제임스 왓슨 박사의 유전체와 0.05%, 양후안밍 박사 유전체와는 0.04%가량 차이를 보였다.

또 이번 연구에서 김 원장 유전체에서는 모두 323만개의 SNP가 발견됐으며 이를 왓슨 박사, 벤터 박사, 양후안밍 박사 등 3명과 비교한 결과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SNP가 158만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 유전체 전체 길이의 0.06%에 해당하는 것으로 1만개의 DNA 염기 중 6개는 한국인 고유의 염기(변이)임을 뜻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 한국인 유전체 변이를 분석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 개인 유전체에 기반한 맞춤의학시대 성큼 = 이번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 해석 작업은 개인의 유전체를 토대로 한 유전의학, 맞춤의학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이 이번에 해독에 사용한 총 염기 수는 표준 인간유전체의 약 7.8배인 224억이고 이 가운데 지도화된 총 염기 수는 207억에 달한다.

이처럼 해독에 많은 염기가 사용된 것은 염기서열 분석이 유전체 여러 벌을 작게 잘라 각 조간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다음 각 조각에서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서로 이어붙이는 샷건(shotgun)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진이 이 방대한 작업에 사용한 재원은 5㎖의 혈액과 실험인력 2명, 8억원상당의 염기서열 분석장비, 2억5천만원의 비용이 전부이며 기간도 7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이는 2003년 발표된 최초의 서양인 유전체 서열해석에 미국, 영국, 일본 등 16개 연구소가 참여해 13년간 2조7천억원이 소요된 것이나 지난해 발표된 벤터 박사 유전체 서열해석에 4년간 1천억원, 지난 4월에 발표된 왓슨박사의 서열해석에 4개월간 15억원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아주 적은 것이다.

이는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일반인이 자신의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이를 질병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는 유전의학, 맞춤의학, 예방의학 시대가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2~3년 안에 한 사람당 1천달러 이내의 비용으로 유전체 서열 해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유전체 서열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에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회사는 2009년부터 5천달러에 유전체 서열을 해독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일부 선천성 질환을 제외하고 질환 대부분은 유전자와 환경의 오랜 상관관계를 통해 발생하며 특정 질환에 더 취약한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일찍부터 예방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질병의 발생 자체를 예방하거나 자신의 유전형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김 원장의 DNA 서열을 지속적으로 해석해 참조 표준화함으로써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을 위한 맞춤의학 표준 인프라로 만들 계획이다.

이들은 또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게놈리서치(Genome Research) 특별판에 발표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모든 자료와 관련정보를 한국인 표준유전체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www.koreagenome.org)에 공개할 방침이다.
scitech@yna.co.kr

영상취재.편집 : 왕지웅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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