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농협...군 급식 고기 질긴 이유 있었네

2008-12-18 アップロード · 417 視聴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군 급식 고기는 왜 맛없고 질길까

군에 다녀온 사람이면 한 번쯤 가져볼만한 의문이 검찰 수사결과로 풀렸다.

부산지검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군납업체들이 시중가격보다 낮은 납품 단가에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 `질기고 맛없는 저질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정상 품질인 것처럼 속여 납품했기 때문이다.

특히 납품과정에서 검수를 맡은 농협 직원이 품질감독은 커녕 군납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묵인해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었던 셈이다.

검찰에 따르면 업자들이 군에 납품한 소고기는 젖소고기였으며, 돼지갈비는 새끼를 여러 번 낳아 육질이 질길 대로 질겨진 저질이었다.

업자들은 냉동상태에서 품질을 육안으로 쉽게 구별하기 어렵고 유전자검사로도 식별이 어려운 점을 악용해 축산물등급판정서를 다른 업체에서 빌리거나 위조하는가 하면 납품 기준에 필요한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업체의 명의를 도용하기도 했다. 물론 농협 담당 직원에게 돈을 건네는 것도 포함됐다.

검찰에 적발된 농협 인천 가공사업소는 국방부와 농협의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조달계획에 따라 군납용 소고기와 돼지갈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고기를 납품하면 방위사업청이 제시한 납품단가와 별 차이가 없어 이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업자들의 불법을 알면서 묵인해온 것으로 보인다.

더 한심한 것은 농협이 20년간 운전을 한 경력이 전부인 김모(52) 씨에게 납품되는 고기의 검수책임을 맡긴 점이다. 김 씨는 업체들의 불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4천50만 원을 받아 챙겼다.

트집이 잡히면 운송비와 포장비 등 수백만 원을 고스란히 날려야 하는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김 씨에게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신용카드 결제명세서를 보여주면서 돈을 요구하는가 하면 지방의 업체 대표에게는 비행기를 타고 돈을 갖고 오라고 해 공항까지 돈 마중을 나가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근무처의 계약직 직원인 정모(28) 씨는 상사가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결재서류에 사인하는 점을 악용해 납품업자와 짜고 고기가 납품된 것처럼 속여 2억 원이나 챙기기도 했다.

농협 인천 가공사업소장을 지낸 하모(61) 씨는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다며 납품업자에 접근해 납품 양에 따라 돈을 받기로 하고 2천400만 원을 받았다 구속됐다.

이런 비리가 만연하게 된 것은 구조적인 탓도 없지 않다.

업자들은 ㎏당 8천500~1만700원인 소고기의 납품단가가 시장 도매가격보다 낮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이문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불법을 저질렀다고 항변하고 있다.

농협은 이 가격에 납품 받은 소고기를 ㎏당 1만2천512~1만4천178원에 국방부에 다시 납품하며 그 차액이 농협의 수익이다. 따라서 농협이 수익을 남기려고 업체에게 저가 납품을 강요하다시피 했고, 이 때문에 이런 비리가 생겨났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납품 단가가 시중가격과 차이가 큰 것도 문제지만 비 전문가에게 검수를 맡김으로써 납품량만 검사하는 정도로 검수가 이뤄졌고 경험이 부족한 계약직 직원에게 매주 300t에 대한 서류 검사를 전담시키는 등 농협의 검수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이 매주 한 번씩 방문점검을 하면서 가공공장의 청결상태만 확인하는 형식적인 점검을 한 것도 군 급식 고기가 질겨진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pcs@yna.co.kr

촬영:노경민 VJ(부산취재본부), 편집:심지미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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