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여인천하

2008-12-23 アップロード · 216 視聴


여성 커미셔너 주은지ㆍ설치작가 양혜규 참가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내년 6월7일부터 11월22일까지 베니스에서 열리는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 축제인 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참여자의 인적 구성 측면에서 파격적이다.

전시 기획을 총괄하는 커미셔너는 미국 뉴욕의 비영리 예술공간인 뉴뮤지엄에서 교육 및 공공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큐레이터 주은지(39)가 맡았고, 참여 작가는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여성 설치 미술가 양혜규(37) 혼자다.

감독과 선수 모두 여성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이는 1995년 한국관이 설치, 운영된 이래 처음이다.

그러나 이들 주인공은 이를 특별히 의식하지는 못한 듯하다. 주은지는 "이번이 처음이냐"며 오히려 되물을 정도다.

게다가 주은지는 오빠가 한인2세 개념미술 작가인 마이클 주(42)로, 재미 교포다. 한국관 커미셔너를 한국 국적이 아닌 큐레이터가 맡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한국관의 주인공이 될 두 여성이 23일 기자 간담회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주은지는 참여 작가를 1명만 택한 이유에 대해 "짧은 기간 좋은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와 교감을 쌓아온 작가 1명의 개인전 형태가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무엇보다 양혜규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 무르익은 작가로, 베니스를 통해 도약할 기회를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이 1인전 형태로 꾸며지기는 설치조각가 이형구(40)가 참여했던 52회 때가 처음이고 이번이 두번째다.

그가 작가 양혜규를 만난 것은 2004년 부산 비엔날레에서라고 한다.

양혜규는 1994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뒤 곧 바로 독일로 유학을 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한국 출신의 설치작가 중 이불(44) 다음으로 지명도가 높지만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2006년 국내 첫 개인전은 인천 중구 사동의 한 빈 집에서 열었다.

양혜규의 최근 몇년간 작업은 감각을 자극하는 감성적이면서 개념적인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예를 들면 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아트센터인 레드캣에서 열린 개인전 때에는 블라인드와 조명, 적외선 히터, 선풍기, 거울, 드럼 등을 동원한 설치작 비대칭적 평등을 선보였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히터의 열기를 얼굴에 맞기도 하고 피부를 통해 선풍기 바람이 일으키는 촉감을 느낀다. 그러다가 블라인드로 구획된 미로같은 공간을 따라가면 드럼이 놓여있고 드럼을 치면 사운드와 조명이 공명을 일으키듯 드럼 소리에 맞춰 조명이 움직인다.

기본적으로 추상적인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공, 개인의 사적인 세계와 외부 세계와의 만남 등을 소박한 오브제와 조명, 그리고 블라인드를 활용해 펼친다.

양혜규는 "제가 하는 작업은 구름같은 인상이지만 전시를 본 관람객은 분명한 인상을 갖는다"며 "최대의 관심사는 감각을 동원한 감성적인 공동체"라고 말했다.

그는 "순수함을 간직한 채 베니스가 요구하는 도약을 껴안을 생각"이라고 각오도 밝혔다.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최근 몇년간 양혜규의 작업을 총괄적으로 드러내는 형태로 꾸며질 예정이다.

주은지는 내년 한국관이 해외파에 의해 주도되면서 한국적인 특색이 실리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적인 게 마치 하나의 개념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 "베니스 비엔날레는 순위를 다투는 올림픽도 아니다"고 말했다.
evan@yna.co.kr
영상취재.편집 : 권동욱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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