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부르는 美서배너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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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배너美조지아주=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조지아주 남동부의 항구도시 서배너(Savannah). 미국이 영국 식민지이던 시절부터 영국인들이 정착해 전통적인 유럽식 건물이 즐비한데다 기후 또한 좋아 미국내 최대 관광지중 하나인 이 도시가 항만 현대화를 통해 비상을 거듭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동을 건 항만 현대화는 서배나항을 전통있는 미항(美港) 수준에서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뉴욕 다음의 4대항구로 발전시켰고, 작년에 모두 270만 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남동부의 새로운 물류 중심지이자 관문으로 부상했다.

서배너항이 고속 성장을 거듭한 배경에는 미 대륙을 각각 남북과 동서로 연결하는 주간 고속도로 I-95와 I-16이 교차하고, 철도까지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이고, 수심이 깊어 파나마 운하 확장에 따라 아시아발 미국행 화물을 실은 대형 선박들이 기항할수 있으며, 주정부와 조지아항만공사(GPA)의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서니 퍼듀 주지사 취임이후 서배너와 인근 브런스윅(Brunswick)항을 경제발전의 새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아래 항만관리를 전담하는 GPA 이사진을 정치인, 저명인사로 채워오던 관행에서 탈피해 기업인 등 전문가 중심으로 재구성했고, 물류허브로의 도약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며 경영혁신을 계속해 왔다.

이에 따라 서배너항은 컨테이너 화물의 정시처리 수준에서 미국 항구중 1위에 올랐고, 시간당 컨테이너 처리능력도 롱비치항 등 서부지역 항구들이 시간당 20개 미만인데 반해 시간당 36-37개로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GPA의 커뮤니케이션담당 매니저인 토머스 스윈손은 "서부지역은 2002년 항만노조의 8일간 파업으로 항만이 마비되는 등 노조의 영향력이 강하지만 서배너항은 남부 특유의 노조기피 경향으로 노조가 결성돼 있지 않아 파업 등으로 인한 화물적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배너항은 그러나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동부의 관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중이다. 기자가 서배너 항을 방문한 22일 GPA는 퍼듀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경기침체에도 불구, 내년에도 항만투자를 대폭 증액키로 결의했다.

또 항구에 하역된 컨테이너를 바로 철도로 운송할수 있도록 하는 컨테이너 복합접속운송기지(ICTF) 2곳의 개통식도 열렸다. ICTF 시설을 갖춘 항구는 미 동부에서는 서배너가 유일해 앞으로 철도를 통해 컨테이너 화물을 내륙으로 운송하는 물류 허브기지 능력은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기자가 애틀랜타에서 메이컨을 거쳐 서배너로 향하던 I-16 하이웨이 주변에는 세계 최대 소매체인인 `월-마트를 비롯해 `타켓 `달러 트리 등 대형 소매업체의 대형 물류센터가 곳곳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고속도로는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대형 트럭들로 붐볐는데 한진과 현대 등 우리 기업들의 컨테이너도 눈에 띄었다.

비약을 거듭중인 서배너 항구는 한국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해상 및 기아자동차 등이 이 항구를 대미수출품 및 공장부품의 운송 창구로 활용중이다.

서배너가 물류기지로 도약하기 전인 1980년대 부터 이 항구를 이용해온 한진해운은 대미 컨테이너 화물의 절반 이상을 롱비치와 뉴욕을 통해 운송하지만 나머지는 서배너와 시애틀을 통해 미 대륙으로 보내는 등 이 항구의 최대 고객중 하나.

작년 한해 한진해운이 서배너를 통해 운송한 물량은 10만1천무브(한 대의 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선적하거나 하역하는 개수)로 서 주요 수입품목은 가구, 가전, 타이어 그리고 주요 수출품목은 점토, 우드펄프, 냉동가금류이다. 한진은 최근에는 인근 플로리다주 잭슨빌항에 전용 터미널 건설에 들어갔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조지아공장 건립에 필요한 생산시설중 3천500t 규모의 프레스 부품을 작년 10월 이 항구를 통해 반입하는 등 한국에서 선적한 생산시설 및 부품들을 주로 반입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정윤한 애틀랜타지점장은 "서배너 항구는 인근에 철도가 잘 발달돼 있어 컨테이너 화물을 내륙으로 운송하는데 굉장히 편리하다"면서 "특히 나름대로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는 생산성도 높아 향후 발전 잠재력이 높은 항구"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항만 현대화를 주도하는 GPA에 한국인 박선근씨가 작년 8월 부이사장에 연임되어 중국, 싱가포르, 인도 등 세계 각국의 유수 해운회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서배너항구 및 인근 자동차 항만인 브런스윅 항만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박 부이사장은 "지난 4년간 GPA 산하 항구들의 물동량은 두 배로, 수입액도 1억4천만달러에서 2억3천만달러로 증가하는 등 발전을 거듭해 미국 남부의 거점항구로 도약중"이라며 "특히 서배너항은 경쟁자였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항을 앞질러 찰스턴 항만공사 대표가 인책 사퇴할 정도"라고 전했다.

GPA측은 ICTF의 신규 설치 등 컨테이너 화물 처리를 위한 설비 및 컨테이너 야역장의 확장 등 기본적인 인프라 확충 외에도 물류센터 부지를 저가에 제공하거나 완공된 물류창고의 임대료를 대폭 할인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각국 기업들의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더그 마찬트 GPA 대표는 "미국 인구의 80% 이상이 미시시피강 동쪽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배너항은 동부와 남부 및 중부지역으로 통하는 핵심적 관문"이라면서 "특히 항만적체가 심한 서해안 항구 보다 더 빠르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며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

ICTF 개통식에 참석한 서니 퍼듀 조지아주지사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조지아주는 서배너 항구를 새로운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삼기위해 막대한 투자를 계속해 철도 및 도로가 함께 연결되는 물류허브가 됐다"면서 "그동안 기아자동차 등이 주요 고객이었는데 다른 한국기업들도 이용할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sh@yna.co.kr

취재:안수훈 특파원(애틀란타), 편집:정재현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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