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에 빠진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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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들쭉날쭉 깊숙이 파헤쳐진 웅덩이의 모습은 분명히 굴착기의 흔적이었다. 각종 철재로 잇댄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와 안전모 착용 좋아라는 푯말은 공사가 진행 중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4가. 서울 한복판에서 자랑스럽게 위용을 뽐내던 국보 1호 숭례문은 비계에 기댄 채 서 있었다. 가림막 뒷부분에 새겨진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 그대로라는 문장을 뒤로 한 채였다.

1년 전 날름거리는 시뻘건 화염 속에 속절없이 무너졌던 숭례문은 깊은 부상에 허덕이는 전성기를 지난 선수처럼 힘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숭례문 복원 현장.

두 두 두 두 ~ 요란한 굴착기 소리가 도심의 기적 소리를 압도하고 있었다.

가림막내 1차 발굴조사는 작년 12월 중순께 마무리됐지만 이날 오전 8시30분 시작된 지하벙커 철거 작업 때문이었다.

발굴조사가 끝난 숭례문 정문과 뒷문 4곳은 푸른색 천으로 뒤덮여 있었다. 보통 가로세로 6-7m 규모에 깊이는 1.6m가량 됐다.

최인화 학예사는 "2월 중순쯤 가림막 바깥지역(옛 공원지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동대문 발굴조사 때처럼 거대한 성곽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다.

최 학예사의 말을 뒤로 한 채 발굴 지역을 지나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화염에 휩싸였던 문루(門樓)로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숭례문 문루는 세월을 잊은 듯 먼지 더미 속에 잠들어 있었다. 세월의 풍화와 화마에 견뎌야 했던 나무들은 온통 빛이 바랬다.

김순관 학예사는 "내년 복구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까지는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층과 2층 사이에는 불에 탄 흔적이 역력한 기둥(고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1층 지붕 위에 있었던 기와는 상당수가 부스러기 형태였다. 곳곳에 배치된 소화기가 눈길을 끌었다. 문루에서 내려오는 길에도 폐쇄회로TV(CCTV)가 2대 보였다.

김 학예사는 "우리가 지나가는 것도 문화재청에서 다 보고 있습니다"라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소화기는 23대, CCTV는 10대가 공사현장에 설치돼 있다고 한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 화재로부터 보호합시다라는 글씨가 자꾸 눈을 자극했다. 포근한 날씨 속에 땅은 질척였다. 구두가 흙속을 파고들었다. 불어오는 바람은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비계 속에 가려진 숭례문은 아직도 기나긴 겨울잠 속에 빠져든 상태였다.

발길을 돌려 화재 때 불탄 부재(部材·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재료)가 보관돼 있는 경복궁 부재보관소로 향했다. 이곳에 보관된 부재는 약 3천점. 이 때문에 문화재청은 A동과 C동으로 나눠서 보관하고 있었다.

부재의 60%가 있는 A동을 먼저 찾았다.

"이백칠십오", "여기서 영점잡고...", "자가 기운 것 같은데요..." 여기저기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삼성건축사사무소 양정수 씨는 줄자로 나무를 실측하고 나서 검게 그을린 부분을 송곳으로 찔렀다. 불에 탄 부분이 얼마나 깊은지를 알아보기 위한 일종의 탄화 실측 작업이었다.

양씨는 "많이 탄 부재는 (송곳이) 5㎝까지 들어간다"며 "그 이상 들어가면 아마 (화재 때) 부서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 편에서는 장정 5명이 힘겹게 불에 탄 부재를 옮기고 있었다. "조심해서 놔...하나 , 둘, 셋!"

불에 탄 목재는 A동 도처에 켜켜이 쌓여 있었다. 화마에 희생된 나무들은 마치 거북이 등껍질처럼 처참한 모습이었다. 부재 앞에는 작업 완료일을 뜻하는 1월17일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다.

보존처리작업은 B동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숭례문 지붕 위에 있던 장식기와를 복원하는 곳이다. ㈜씨엔티의 김영택 팀장을 중심으로 7명이 복원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치두(용마름의 양쪽 끝을 장식하기 위하여 세우는 기와), 용두(용마루 양끝에 얹은 것), 잡상(전각의 지붕 위 네 귀에 여러 가지 신상(神像)을 새겨 얹는 장식 기와)등을 세밀하게 매만지고 있었다.

숭례문 화재현장에서 수습한 장식기와는 전체 86점 중 66점.

지난해 11월 시작된 장식기와 복원작업은 이달 말이면 마무리된다.

양송이 씨는 합성수지를 이용해 잡상의 손 부분을 복원하고 있었다. 파손된 곳을 접합하고, 부재가 없을 경우는 합성수지 등을 이용해 덧씌우고 있는 것이다.

양씨는 "육안으로 보기에 좋게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김영택 팀장은 "파편들을 수습해 제 짝을 찾는 작업은 상당히 정교하면서도 신경쓰이는 작업"이라면서도 "제대로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buff27@yna.co.kr

취재: 송광호 기자 (문화부), 편집: 김지민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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