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초대석 이상철 광운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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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과 지능화의 뉴 IT로 경제난국 돌파해야"

"지금은 뉴 IT 통한 신산업 육성에 집중할 때"

"인터넷으로 해 끼치는 의도적 행위 규제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편집위원 = 수출 첨병으로 외환위기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던 IT(정보통신). 선진국들마저도 부러워했던 IT 강국 코리아. 그 신화는 막을 내렸는가.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고 출구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에 우리가 이뤄냈던 IT 성공스토리를 재현할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커진다.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해 이상철 광운대 총장(60)을 만났다. 이 총장은 정보통신부장관과 KT 사장을 역임한 IT분야의 전문가이다. 그의 얘기는 한마디로 IT는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T는 아직도 미다스의 손과 같습니다. 한국의 IT가 살려면 이제는 뉴 IT 쪽으로 가야 합니다." 뉴 IT 방향에 대해 이 총장은 융합과 지능화로 IT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소득 2만 불이 사실은 IT 때문에 이뤄진 것이고 3만 불 목표도 뉴 IT로 갈 수 있다."라면서 정부의 집중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최근 미네르바 사건등으로 논란이 된 인터넷문화에 대해 이 총장은 "의도적으로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해를 주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 경제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신지요.

▲ 저는 경제문제도 결국 사람의 심리문제에서 오는 것이고 또 그것은 어떻게 보면 집단의 느낌, 전체 흐름 이런 것하고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한쪽으로 극에 달하면 거기서 방향을 바꿔서 내려오고 또 극에 달하면 올라가고 하는 식으로 서로 자정능력 내지는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세상의 자연 이치가 아닌가 이런 생각에서 경제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면에서 경제의 자정능력에 의해서 생기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고비라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리먼 브러더스를 파산시키지 않았으면 안 일어났을 것이다고 하는데 물론 한 6개월 연장은 됐을지 모르지만, 기본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터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는 차라리 경제의 자정능력에 맡겨야 한다고 봅니다.

돈은 많이 있는데 소비는 줄고 그러면서 경제는 안 돌아가고 하는 현상이 올 겁니다. 문제는 이게 얼마나 오래가느냐는 것인데 우리 정부를 비롯하여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어떠한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짧아지느냐 길어지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언젠가는 올라 갈 것입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경제의 자정능력이라고 생각하면 좀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경제 위기에서 IT 분야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 IT는 기본적인 어떤 속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매사를 좀 빠르게 합니다. IT를 이용함으로써 훨씬 옛날보다 빨라지지요. 둘째로는 효율적이 됩니다. 적은 자원을 들여서 큰일을 만든다든지, 경제적이 되는 거지요. 세 번째는 비용이 절감됩니다. 이런 IT 속성 때문에 바로 지금, 경제가 어려울 때가 IT가 나서야 할 그 때입니다. 오히려 IT의 그런 속성을 잘 이용하면 지금처럼 경제여건이 나쁠 때는 작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 IT가 아니냐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요.

-- 우리가 이룩한 IT 분야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 지난 10년은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는 기적과 같은 10년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물론 박정희 대통령이 근대화해서 중공업을 일으키고 그런 것도 있었지만 지난 10년의 성과 때문에 우리나라가 단군 이래 가장 부국이 된 그런 시대입니다. 우리가 언제 이런 부국으로 큰 적이 있습니까. IT가 수출의 40% 차지했고 무역흑자도 IT가 대부분 냈고 우리나라 IT산업이 세계 5-6위권에 들고 정보화는 2-3위권이고. 언제 우리가 이렇게 한 번 해본 적이 있었습니까.

다시 말하지만 지난 10년은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기적과 같았고 이것이 우리나라를 사상 최대 부국으로 만들었는데 그 힘이 대부분 IT였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IT 분야에서 일했던 한 사람으로 굉장히 긍지를 느낍니다. 우리 국민도 긍지를 느껴야 되고요. IT 명품 국민이 되지 않았습니까.

-- 정치권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10년과는 별개로 들립니다만.

▲ 그렇지요. 정치하고 경제가 옛날보다는 상당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IT는 정치를 별로 안 탔어요. 그래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벤처 거품 부작용도 있었지요.

▲ 뭐든지 그렇습니다. 17세기 초인가요. 네덜란드에서 튤립 뿌리를 갖고 이것이 점점 비싸고 좋은 것이다 해서 다퉈서 경쟁하다가 나중에는 요즘 돈으로 만 불도 하고 2만 불도 하고 그렇지 않았습니까. 어느 날 보니까 이게 튤립뿌리에 불과하단 말이지요. 아, 이게 만 불이 아니네 하는 순간 급전직하 10불로 떨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IT라는 게 크다 보니 굉장하다고 해서 다들 덤볐다가 본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거품이 왔습니다만 그것이 조정과정입니다.

-- 우리의 IT 분야 경쟁력이 떨어진 원인은 무엇입니까.

▲ 오비이락인지 정부가 정통부도 없애버리고 이러면서 IT가 상당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저는 정부의 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기본적으로 제조업, 통신산업 할 것 없이 국내는 포화상태가 된 거지요. 옛날에는 저수지에서 고기를 잡았는데 이젠 잡을 고기가 없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고기를 가지고 오려면 남의 수족관에서 사와야 되니까 비용이 엄청나게 높아진 거지요.

포화상태가 오면서 매출도 늘지 않고 그래서 통신회사들이 투자를 적게 하고 이것이 아마 IT 발전 저해의 큰 요인이 하나 됐다고 보고요. 또 하나 전 세계적으로는 제조업체가 나가서 엄청난 치열한 경쟁을 합니다. 이익도 적어지고 기술개발을 더해야 되고 이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위축이 되어간다고 봐야지요. 문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뉴 IT 쪽으로 나가야 되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느냐는 게 문제겠지요.

-- 뉴 IT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 어떤 분은 IT가 일자리를 없애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는데 저는 그건 조금 과장됐다고 봅니다. 마치 공사판에 굴착기가 와서 삽질하던 사람이 일자리 잃었다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요. IT라는 것이 효율성, 스피드 그리고 비용절감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요소거든요. IT의 이런 기본요소를 이제부터 살려야 합니다.

IT의 새로운 방향을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융합 쪽입니다. IT는 아직도 미다스의 손 같은 겁니다. IT가 손을 만지면 이게 부가가치가 커지는 거예요. 자동차에 IT가 들어가면서 자동차 가격이 높아졌고 IT도 크게 발전했지요. 내비게이션이 그렇지요. 조선도 IT가 들어가면서 발전하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에너지도 IT로 해야 될 것이 매우 많습니다. 환경도 그렇지요. 미디어도 예외가 아닙니다. IP TV가 미디어와 합해지면서 새로운 미디어의 신산업 발전방향이 나오는 거지요. 예술하고 IT가 합하면 예술을 한 단계 높이는 그런 계기가 될 겁니다. IT와 손잡으면 가치가 높아집니다. 바로 융합이지요. 이런 쪽은 정부와 대학이 같이 노력해야 될 겁니다.

정부가 요새 이런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T의 새로운 방향은 다른 것과 손잡는 것, 융합하는 것, 그래서 IT의 가치도 높아지고 다른 것도 가치가 높아지는 새로운 국면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뉴 IT의 첫 번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두 번째 방향은 좀 더 지능화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IT는 편리함만 추구하는 것들이 많은데 지능이 얼마나 들어갔느냐 이건 좀 다른 얘기예요. 미국에서 소위 에너지 인터넷이라는 얘기가 요즘 나옵니다. 에너지 소비를 모두 IT로 통합해서 이를 모니터 한다면 최적의 에너지를 최상의 조건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라고 얘기하는데요. 미 방송사에서 1천여 가구를 놓고 조사를 했는데 전력을 최적화해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담아서 가정마다 사람이 외출하면 끈다든가 세탁물을 말릴 때는 비싼 낮에 전기를 쓰지 않고 밤에 돌리게 한다든지 해서 두 달 뒤에 보니까 거의 절반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IT가 에너지와 함께 가면서 지능화가 된다면 엄청난 에너지 절약이 가능합니다. 사업을 할 때도 요즘은 ERP다 CRM이다 이런 것만 쓰고 있는데 위기관리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어떤 징후가 보이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도 점차로 IT화 될 수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지능화한 IT가 들어가면 사업이 이런 방향으로 가고 달러는 어떻게 오르고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가야겠구나 하는 것까지도 알수있게 된단 말이지요.

그래서 앞으로 뉴 IT의 두 번째 화두는 지능화입니다. IT를 지능화한다면 IT의 새로운 가치가 나올 것입니다. 융합화를 하고 지능화를 한다면 IT의 가치가 지금보다 10배는 높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 정통부 해체에 대해 전직 장관을 지낸 입장에서 아쉬움도 많을 것 같은데요.

▲ 현재의 IT의 역할은 대충 끝났기 때문에 좀 세분화해도 된다는 논리가 전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굉장히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그 논리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미래산업 지식산업 아까 말씀드린 융합, 지능화된 새로운 IT, 이런 쪽을 발전시켰다면 훨씬 더 괜찮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합니다. 제가 지금 정부조직에 대해 뭐라고 그럴 입장은 아니지만, 사실은 에너지와 환경이 합치고 나머지는 미래산업 쪽으로 합하고 이렇게 나갔으면 지금의 경제위기에 대처하기도 훨씬 편하고 좋지 않았을까. 지금 와서는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 미래산업은 지식경제부에서 담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 지경부에 에너지 업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몸이 무거워요. 그래서 정말 미래산업을 이끌고 갈 그런 쪽에 모든 정력을 쏟을 수 있겠는가 싶고 그런 면에서 적어도 차관 정도라도 그런 것에 집중하는 부처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촛불집회, 미네르바사건 등 인터넷 문화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요.

▲ 이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은 옷을 입듯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밖에 나갈 때 옷을 입지말라고 하면 우스울 것 아닙니까. 그만큼 자연스러워지고 당연한 것이 되었기 때문에 인터넷을 뭐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터이고 다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자연정화를 할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쪽 극으로 가면 반대작용이 꼭 나오거든요. 햇볕이 강하면 그늘이 더 짙어지는 것 같이 꼭 자정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자정능력이 오는 속도가 느리고 특히 우리나라는 한 번에 4천만이 귀를 한 곳에 기울이는 나라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자정화될 때까지는 법으로 분명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의도적으로 남에게 해를 주는 것, 이것은 법으로 규제해야 됩니다. 비의도적으로 해를 줬으면 민사상 소송을 걸 수도 있고 하지만 형사적으로는 의도적으로 남에게 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미네르바 문제도 비의도적으로 이렇게 해서 해를 입은 사람이 당신이 그래서 내가 손해를 봤다고 하면 민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의도적으로 정부나 정부가 하는 일을 깎아내리거나 왜곡시키려는 의도로 인터넷을 이용했다면 그것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촛불시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도적으로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해를 주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규제하는 방법은 실명제를 한다든지 자기가 쓴 글에 책임을 지는 방법들을 법에서 아마 예시를 해야 할 것입니다.

--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부분은 없을지요.

▲ 남을 괴롭히는 표현의 자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길거리에서 빨간 불이 있는데, 나는 가고 싶은 자유가 있다고 해서 간다면 모두가 사고를 당할 것입니다. 내가 빨간 불을 지킴으로써 나 자신도 안전한 것이지요. 내가 막 갈 때는 남도 막 가지 않겠습니까.

-- 우리의 인터넷 문화를 외국과 비교하면 문제가 많은가요.

▲ 조금 과도한 면은 있지만 자정능력과 함께 법으로 분명한 규제상황을 밝힌다면 금방 안정화되리라 봅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이 옷입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에 다들 룰을 알 때가 됐다는 거지요. 여름에 오버를 입고 나서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요. 똑같은 얘기지요.

-- 청년실업이 심각한데요.

▲ 첨단산업이 인력을 옛날보다 적게 필요로 한다는 것, 그러한 면들은 우리가 좀 간과했는데 지금 실제로 그렇게 많이 되고 있거든요. 앞으로 일자리가 더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저도 동의하면서도 그래서 새로운 신산업을 더 발전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IT가 가져올 신산업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IP TV도 그중의 하나고 에너지 분야도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을 외면하고 지금의 산업만 놓고 보면 어려워지는 거죠. 예를 들어 농사짓는 동네에서 삽만 갖고 있다가 경운기가 튀어 나왔어요. 그러면 우리 일자리가 없어져서 큰일났다고 할 것이 아니라 경운기로 산도 개간하고 옆집 일도 해주고 밖에 나가서 다른 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때가 신산업을 키워야 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특히 정부는 신산업 키우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합니다. 기존의 산업을 가지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존 산업을 갖고 옛날에 하던 일을 똑같이 반복하면서 일자리를 늘린다는 얘기는 결국 임금을 다 낮추라는 얘기가 됩니다.

-- 요새 일자리 나누기 얘기도 나옵니다만.

▲ 지금 우선 급하니까 일자리를 나누고 임금도 낮추는데 그런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신산업을 키워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미래산업 얘기를 자꾸 했는데 신산업에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장래가 어두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신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안되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이지요. 그래서 정부와 대학이 모두 힘을 합쳐서 신산업 육성에 몰두할 때라고 봅니다.

-- 이공계 기피현상은 여전한가요.

▲ 이공계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공계를 선택했더니 나중에 보니까 별 볼일 없더라는 것이거든요. 물론 몇 사람은 사장도 되고 잘 되지만 대부분은 밤늦도록 매일 연구실에서 일하고 하다 보면 50대가 되어서 연구능력이 떨어지는데 연구하던 사람이니까 경영능력 없다고 해서 관리부서도 보내주지 않고 그러면서 내리막길 걷고 비전이 없어 보이거든요.

그런 데서 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물론 공부하기도 쉽지 않지만요. 그러나 그것 역시 첨단산업이 종전의 연구를 필요로 하지 않거나 소수가 연구해도 괜찮거나 아니면 요새 인터넷에서 모든 지식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기 때문에 옛날에 혼자서 10년 연구하던 것이 1시간만 클릭하면 딱 나온단 말이지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구인력 수요가 그만큼 줄거나 하는 자연현상 중 하나라고 봅니다.

우리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교육을 해서 제대로 된 연구에 더 많은 인력이 들어가야지, 옛날 하던 똑같은 것을 가르치고 그런 인력을 자꾸 뽑아내고 해봐야 쉰 살도 안 돼서 도태되는 그런 사람밖에 안 되지요.

다시 말해서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입니다. 그걸 고치려면 신산업을 펼쳐놓으면 달라질 것입니다. 과거 IT 버블도 있었습니다만 IT 신산업이 처음에 나올 때는 카이스트며 이런 데 학생들이 전부 사업에 뛰어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거기에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갔습니다. 그러다 버블이 꺼지면서 인력이 줄어들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이지요. 너무 신경을 안 써도 우리가 신산업만 개발해두면 이공계 지원자 수는 금방 늘어날 수가 있습니다. 신산업을 만들지 않고서 자꾸 이쪽만 키운다고 하면 결코 해결책이 안될 것이라고 봅니다.

-- 신산업을 강조하시는데 기술 수준이 뒷받침되어야 할 텐데요.

▲ 신산업은 상당히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더 필요합니다. 기술자들이 해야 되겠지만.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정말로 신산업으로 만들수 있는 특별한 태스크포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업 학교 정부 다 같이 모여서 말이지요. 요새 미래전략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 교수들이 있지만 교수들은 신산업이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는 기업에 있는 사람만큼 모릅니다. 고객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역시 기업인들에 비해 떨어집니다. 교수들은 기술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더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꼭 교수들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지요. 기업과 정부, 학교가 같이 일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신산업이 만들어졌을 때 인센티브도 주고 하는 공격적인 신산업 개발부서를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 선진국의 IT 분야 추세는 어떤지요.

▲ 미국은 지구를 좀 더 평평하게(flat), 더 작게(small), 좀 더 지능화(intelligent)된 쪽으로 스마트하게 만드는 그러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처음에는 굉장히 앞섰는데 그 다음에 이것을 더 지능화하고 나한테 쓸모 있게 만들고 인간 친화적으로 만들고 하는 쪽에서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우리 과제입니다.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바로 이걸로 들어가야 됩니다.

제가 모든 것을 IT로 연결해서 얘기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산업이 IT와 손잡아야 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IT가 지능화되어야 IT의 참모습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IT는 우리한테는 어떻게 보면 축복입니다. 단군 이래 이만큼 축복을 준 품목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리가 IT에 대해서는 세계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이것을 잘 이용하면 다시 한번, 그것도 그냥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점프를 해서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소득 2만 불이라는 것이 사실은 IT 때문에 이뤄진 것이거든요. 3만 불은 뉴 IT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IT 관련 기업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요.

▲ 내수의 하드웨어적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휴대전화 보급은 4천만 가까이 되어서 휴대전화 무거워서 못 들고 다니는 사람 빼고는 다 갖고 다닌다고요. 초고속서비스 이용자도 1천500만으로 다 찼지요. 갈 때까지 다 간 거예요. IP TV로 돈이 되느냐 이것도 연구를 많이 해야될 겁니다.

저는 뉴 서비스는 항상 돈이 된다고 봅니다. 좀 더 편리한 서비스(better service)는 위험하지요. 휴대전화는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이거든요. 들고 다닐 수 있으니까. 초고속망도 과거 못하던 것을 하는 새로운 서비스지요. IP TV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TV도 보고 인터넷도 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새 것이냐는 것이지요. 신규 서비스를 창출해내지 않으면 IP TV의 미래도 그렇게 밝은 것은 아닐것입니다.

난 항상 비즈니스 할 때 이게 신 서비스냐 좀 더 나은 서비스냐 이걸 항상 구분합니다. 좀 더 나은 서비스는 잘 안됩니다. 반면 하드웨어와 신 서비스가 만나면 급속히 성장하는데 그것이 무엇이냐를 찾아야지요. 스마트 시스템을 집에 둬서 전력도 낮출 수 있고 여태까지 우리가 못하던 신규 서비스, 예를 들어 남편이 어디 가는지 다 보인다면 잘 팔릴 거예요.(웃음) 그런 걸 우리가 신경 써야 하거든요.

통신도 둘이만 통화하는데서 앞으로는 다수와 다수(many to many),그룹과 그룹이 하는 커뮤니케이션 이런 쪽으로 갈 것이라고 봅니다. 통신회사들이 새 방향을 그 쪽으로 틀어야 할 거예요. 예를 들어서 동창회와 같은 그룹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통신회사에서 제공해준다면 확 달라질 거예요.

또 통신회사와 전력회사가 합쳐서 인터넷 에너지를 실현한다든지, 뭐 하려고 들면 많지요. 온종일 생각에 집중하면 한 달이면 뭔가 나오지 않겠어요.

◇ 이상철 광운대 총장은 =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 학사, 미국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에서 공학 석사, 듀크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미국과 국내 유수 연구기관에서 위성.군사 통신 분야를 연구했다. 1992년 한국통신(Korea Telecom, KT) 통신망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1996년에는 한국통신프리텔(Korea Telecom Freetel, KTF)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KTF가 6개월 동안 1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최단 기간 내 최다 가입자 확보 기록으로 한국판 기네스북에 올랐다.

2001년 KTF의 모회사인 KT 사장에 취임, 재임 중 100만 명도 안 되던 초고속통신망 가입자가 18개월 동안에 1천만 명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다. 또한 총 지분의 60% 정도에 달하는 정부 지분을 모두 매각해 KT를 민영화하기도 했다. KT는 23억불 가량의 예탁증서(DR)를 뉴욕에 발행했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같은 굴지의 투자자들로부터 약 18억불을 유치했다.

2002년 정통부 장관으로 취임, 재직 중 디엠비(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DMB)나 와이브로(WiBro) 등과 같은 최첨단 서비스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고, 지금은 이미 상용화된 상태이다.

2002년 국내 펀드매니저들로부터 펀드매니저들이 뽑은 최고경영자부문’ 1위로 선정된 바 있고, 1999년에는 한국통신학회로부터 통신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jamieh@yna.co.kr
영상취재.편집:조동옥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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