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미국 무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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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호주=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캐서린 헐의 공 보셨죠? 십자가가 그려져 있잖아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호주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신지애(21)는 8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스 골프장에 마련된 야외 식당에 앉고나서 두려움에 대해 얘기했다.
골프는 샷 하나하나에 따라 승부가 좌우되는 운동이니 만큼 실수를 줄이는게 중요하지만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신지애의 생각이다.
이날 끝난 대회 우승자 헐의 공을 자세히 보면 정성스럽게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샷을 하기 전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을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는 것이다.
최종 라운드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100%를 기록한 신지애도 샷을 하기 전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저는 성경 이사야 41장 한 구절을 항상 생각해요" 신지애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2월12일 개막하는 LPGA 투어 SBS오픈을 시작으로 자신이 꿈꿔왔던 무대로 나가는 신지애에게 절실한 말이기도 하다.
미국 진출을 앞두고 여러가지 일들도 많았다. 3년간 자신을 후원했던 하이마트와 결별했고 스승인 전현지 코치가 있던 매니지먼트사와도 계약이 끝났다.
신지애는 "하이마트는 제가 힘들었을 때 처음으로 도움을 준 후원사예요. 아직도 계약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라고 했다.
또 전현지 코치에 대해서도 "매니지먼트 계약과는 관계없이 저와 코치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요. 다만 제가 미국에 나가있을거니까 자주 만나지 못할 뿐이죠"라고 말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새 후원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계약한 신지애는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가지만 표정에서는 두려움을 찾아 볼 수는 없다.
신지애는 "스폰서 계약이 한동안 안됐지만 큰 걱정 안 했어요. 이번 시즌 중반까지 안 됐다면 걱정을 했을까?"라고 받아 넘겼다.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주위에서 해 주는 걱정도 본인에게 큰 걱정거리가 안된다. 이번 대회에 손에 익지 않은 클럽을 쥐었지만 신지애는 "요즘 클럽들이 좋은 것이 많이 나와요. 적응이랄 것도 없이 잘 맞아요. 이번에 우승을 못한 것은 몸이 아파서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공도 잘치지만 붙임성이 좋은 신지애는 어디를 가나 친구를 만든다.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호주교포 오세라(21)와도 금방 친구가 됐다.
미국에 가면 집을 살까 생각도 했지만 대회 장소에 따라 옮겨다녀야 하기 때문에 일단 이 생각은 접었다. "미국에 먼저 진출한 언니들이 자신들의 집에서 언제든지 돌봐주겠다고 했다"며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다고 자랑했다.
아버지 신재섭(49)씨가 신지애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미국에 동행하지만 아직 어린 동생 둘은 당분간 한국에 남을 것이다.
"미국 무대에서 서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과 대결해야 하는데 요즘 오초아가 사랑에 빠진 것 같다"라고 묻자 신지애는 "저 그 사실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라고 했다.
신지애는 "오초아가 먼저 내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어요"라며 웃었고 그럼 본인은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자 "예"라고 짤막하게 말하고 쑥스러워 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최근 노래를 녹음한 이유로 화제를 돌렸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한 방법이기도 해요. 노래를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으면 돈을 받고 이 돈을 이웃 돕기에 기부하는 거죠"
녹음한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도 좋아하고 김동률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MP3 플레이어에 김동률의 앨범 전곡을 넣어 듣고 있어요"
남자친구 얘기나 취미 생활 얘기 등을 들어보면 신지애는 여전히 10대를 갓 넘어선 청소년이다. 필드에서는 우승컵을 놓고 다투지만 끝나면 모두가 친구가 된다.
우승자 헐과는 종교가 같아 금방 친해지게 됐고 자신은 공동 8위에 머물렀지만 헐에게 축하 인사를 해 줘야 한다며 스코어 카드 접수처에서 한동안 기다렸다.
꿈도 많고 친구도 많은 신지애의 이날 가장 중요한 일은 친구들과 노는 일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옆에 있던 오세라가 신지애에게 크리켓을 가르쳐 주겠다며 함께 놀자고 졸랐다.
앞으로 펼쳐질 미국 생활도 "재밌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웃어 보인 신지애는 "그동안 사랑해 주신 한국팬들에게 자주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아 죄송하다"며 "미국에서 좋은 소식을 보답하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cty@yna.co.kr

영상취재 : 최태용 기자(스포츠레저부), 편집 : 왕지웅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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