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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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고 도의적 책임"…"경찰 법집행 강경 매도 서글퍼"

"사퇴는 순수한 개인 판단"…"원칙지켜 준 대통령께 고마워"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용산참사 이후 사퇴압력을 받아왔던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0일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청사 15층 서경마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용산 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용산 화재사고 이후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비난에 앞서 정당한 법집행을 한 경찰에 책임만을 강요하는 일각의 주장에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면서도 "사상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개인의 진퇴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청장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자진 사퇴를 고심해 왔으며 청와대에는 9일 저녁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의 수사를 통해 객관적 진상이 모두 밝혀진 뒤에 사퇴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와대 사퇴요구설과 관련해서는 "고위 공직자로서 (사퇴는) 순수한 개인 판단"이라고 부인하며 "(대통령께서) 끝까지 원칙을 지켜 주시고 경찰의 사기를 위해 도와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 청장은 그러나 "어제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명백히 밝혀졌다. 경찰의 엄정한 법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당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히 극복돼야 한다"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불법에는 강한 경찰, 선량한 시민에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따뜻한 경찰을 만들어 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이제야 실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무척 아쉽다"면서 30년간 몸담았던 경찰조직을 떠나는 미련을 떨치지 못했다.

김 청장은 "경찰이 이유없이 매맞거나 폭행당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경찰을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든든한 경찰가족들을 믿고 저는 떠나겠다. 뜨거운 사랑을 가슴깊이 간직하겠다"고 했다.

그는 회견 시작과 함께 고개를 숙여 화재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예를 갖춘 뒤 미리 준비한 자료를 또박또박 읽어나갔지만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청장은 회견 뒤 취재진 질의응답을 배포한 자료로 대신한 뒤 자리를 떴으며 이날 중 진압과정에서 숨진 고 김남훈 경사 묘역이 있는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후 경찰특공대에 들러 대원들을 마지막으로 격려하기로 했다.

김 청장의 퇴임식은 12일 예정돼 있다.

한편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치안정감)과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후임 서울경찰청장에는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eddie@yna.co.kr

영상취재, 편집 : 김종환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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