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한국학교 8년만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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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한국인의 자랑을 카이로에 떨치고∼, 무럭무럭 자란다 서로 도와 자란다∼"

사막의 모랫바람 `캄신이 부는 19일 이집트 `카이로 한국학교 강당에서는 어린 초등학생들의 교가 합창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진 가운데,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개교 30주년을 앞둔 이 학교에서 8년 만에 처음으로 졸업식이 열린 것이다.

전교생 38명을 대표하는 학생회장이자 유일한 졸업생인 김나래(12)양은 이날 여러 학부모와 어린 후배들 뿐만 아니라 특별한 행사에 함께하기 위해 한국학교를 찾아온 정달호 주이집트 대사와 이진영 한인회장 등 이집트 한인사회 대표들로부터도 따뜻한 축하를 받았다.

카이로의 미나라트 국제학교 7학년으로 진학하게 된 나래 양은 이날 식장에서 "훌륭한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며 장래 희망을 밝혔고, "한국학교에서 익힌 영어, 아랍어를 꾸준히 갈고 닦아 여러 나라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다"는 포부도 말했다.

섬유업계에 종사하는 부친 김중기씨를 따라 2002년 카이로에 온 나래 양은 한국학교에서 2학년까지 다니다가 일시 귀국해 경기도 수원의 조원초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은 뒤 지난해에 다시 이집트로 돌아와 이곳 한국학교에서 역대 34번째 졸업생이 됐다.

1979년 12월 5일에 개교한 한국학교에서 오랜만에 졸업생이 배출된 것은 재학생들이 학업 중에 한국으로 귀국하거나 이집트의 중등과정 학제에 맞추려고 미리 전학을 떠나다 보니 그간 6학년 2학기까지 다니는 학생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용운(54) 카이로 한국학교장은 "한국은 3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고 이집트의 국제학교들은 8월 말에 개학하다 보니 학생들이 졸업 전에 전학을 가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학교에서 초등교육을 끝까지 마치는 게 중요하다는 부친 김중기씨의 뜻에 따라 나래양은 지난 학기 동안 김미숙 담임교사로부터 1대 1 수업을 받는 `특혜를 누렸다.

이란의 테헤란, 사우디 아라비아의 리야드, 제다 한국학교와 함께 교육과학기술부 인가를 받은 중동지역 4개 한국학교 중 하나인 카이로 학교의 학생들은 교사 6명의 지도 아래 정규 교과과정을 배우고 있다.

재학생들은 또 원어민 강사들로부터 영어와 아랍어를 익히고, 여러 가지 악기와 사물놀이, 태권도 등도 교육받고 있다.

넓은 잔디구장과 체육관, 강당을 갖춘 한국학교는 쾌적한 교육환경을 자랑하지만, 교과과정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교구가 부족하다는 점이 늘 교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카이로 한국학교에서 20년 6개월간 교편을 잡아오다가 이날 퇴임한 추경연(55.여) 교사는 "학생들에게 생생한 교육을 제공하려면 풍부한 시청각 교재가 필요한데, 이집트에서 이를 구할 수가 없어 교사들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교사는 "그래도 한국학교는 정규 과목을 모두 소화하면서 학생들에게 1주일에 10시간씩 원어민 영어교육을 하고 다양한 특별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며 "외국의 국제학교와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의 교육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한국학교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이 충분치 않다 보니 교사에게 충분한 급여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반면, 학부모들의 학습비 부담은 한국의 공립학교보다 많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용운 교장은 "동남아시아 등지의 한국학교에는 재학생 수가 많아 학교 재정이 튼튼한 편이지만, 중동 지역의 경우에는 그렇지가 않다"며 "학습비를 현실화하고 교사의 급여를 올려주자니 학부모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freemong@yna.co.kr

영상취재:고웅석 특파원(카이로), 편집:심지미 VJ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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